서울대병원 연구팀이 통합적 유전자 분석 방법을 통해 감각신경성 난청의 유전적 원인을 규명하고 한국인의 난청 유전자 지도를 새로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 병원 소아이비인후과 이상연 교수, 임상유전체의학과 채종희·이승복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난청 환자 394가계(752명)를 대상으로 정밀 유전자 분석을 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 메디신' 최신호에 발표했다. 난청은 외이와 중이 문제로 발생하는 '전음성 난청'과 청각 신경과 뇌 사이 신경 전달 문제로 발생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나뉘는데, 감각신경성 난청은 유전, 선천적 감염, 외상, 약물 독성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유전적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해 정확히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으며, 기존의 검사 방식으로는 약 50%의 환자에서 유전적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타깃패널검사와 전장엑솜검사 등 기존 유전자 분석 방식뿐 아니라 마지막 단계에서 전장유전체분석(WGS·Whole-Genome Sequencing)까지 더해 단계별 유전자 검사 접근법을 시도했다. 그 결과 394가계 중 219가계에서 유전적 원인을 규명했고, 특히 기존 검사 방법으로
최근 종영한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에서는 출산 직후 위급한 산후출혈(분만 후 출혈) 상황에 대응하는 의료진의 분투가 현실적으로 그려졌다. 응급상황에서 아기와 산모 모두를 살리기 위해 많은 의료진이 대응에 나서는 모습은 출산이 단순한 축복의 순간을 넘어 엄연한 의학적 위기일 수 있음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대한모체태아의학회(회장 박중신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에 따르면 산후출혈은 분만 직후 또는 출산 후 24시간 이내에 출혈량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는 상태를 말한다. 통상적으로 자연분만은 500mL 이상, 제왕절개는 1천mL 이상의 출혈을 '산후출혈'로 정의한다. 대표적인 원인은 자궁이 충분히 수축하지 않는 자궁 무력증이다. 정상적인 분만 과정에서는 태반이 자궁벽으로 분리될 때 자궁근층이 수축하면서 출혈량을 조절하지만, 이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출혈이 계속되는 것이다. 보통 출혈이 1천mL 이상이면 수혈, 중환자실 입원 등의 조치가 필요하고, 심한 경우 자궁 적출로 이어질 수도 있다. 통계적으로는 전 세계 산모 6명 중 1명꼴인 1천400만명이 매년 산후출혈을 겪는 것으로 집계된다. 또 산모 사망 원인의 약 4분의 1이 산후출혈 때문이며,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의학계 최초로 혀 색상을 통해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국가참조표준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국가참조표준은 데이터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과학적으로 검증·공인해 사회 각 분야에서 활용하게 하는 제도다. 한의건강검진 연구에서 표준화된 측정 방법으로 수집한 한국 정상인의 설 영상 데이터 967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설진(舌診·혀의 색깔과 형태를 통해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한의학 진찰 방법) 측정 기기를 통해 측정한 성별·연령별 한국인 정상인의 설질과 설태 색상 데이터가 포함됐다. 설질은 혀의 조직 표면으로 면역 세포의 침윤에 의한 갈라짐, 타액 양에 따른 건조 정도를 관찰할 수 있다. 설태는 설질 위에 깔린 이끼 형태의 물질로, 설질 상피의 각질화 속도 등을 파악해 한의학적으로는 위장관 질환을 예측하는 데 쓰인다. 육안을 이용한 전통적인 설진 측정 방식은 높은 불확도(측정값의 오차범위)로 인해 신뢰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팀은 국내에 현존하는 설진 측정 기기를 포괄해 측정 방법을 표준화하고, 불확도를 계산해 한국 정상인의 혀 색상 참조표준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성별·연령별 정상 혀의 설질과 설태 색상을 획득하
혀의 위치가 낮은 편이고 부피가 큰 사람에게 턱이 앞으로 나와 보이는 주걱턱 경향이 나타난다는 혀와 얼굴형의 상관관계가 밝혀졌다. 고려대안암병원 치과교정과 이유선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치과교정과 김윤지 교수 연구팀이 성인 185명의 콘빔 컴퓨터 단층촬영(CBCT; cone-beam computed tomography) 자료를 토대로 얼굴 뼈 모양과 구강 내 구조, 혀의 위치와 부피 등을 3차원으로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혀는 얼굴 부위와 치아 성장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기존 연구는 대부분 2차원 엑스레이(X-ray) 사진을 활용했다는 한계가 있었고 다양한 얼굴형과의 관계를 확인한 연구는 부족했다. 이번 연구에서 혀의 위치는 편안한 상태에서 입을 다물었을 때 입천장을 기준으로 높고 낮음을 측정했고, 부피는 3차원 영상 자료를 토대로 파악했다. 이번 연구 결과 혀가 입천장을 기준으로 아래쪽에 위치하거나 혀의 부피가 크면 턱이 앞으로 나와 보이는 주걱턱 경향이 커졌다. 또 턱이 길어 보이는 얼굴형을 가진 사람은 혀의 위치가 낮은 편이었다. 혀의 부피는 치아의 폭과도 관련성이 있었는데, 부피가 커지면 위쪽 앞니의 전
일주일에 2시간 30분가량 정도 걷는 노인의 삶의 질이 최대 2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비만 노인에게서 걷기 운동으로 인한 삶이 질 만족도가 컸다.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하·이혜준 교수 연구팀은 2016∼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65세 이상 노인 6천60명의 운동 유형(유산소·근력·걷기)과 강도, 비만 여부에 따른 삶의 질을 평가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 결과 노인의 운동 유형 중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 반면, 주당 150분 이상 적절하게 걷기 운동을 한 노인은 걷지 않는 노인에 비해 삶의 질이 1.71배 높았다. 삶의 질은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활동, 통증·불편, 불안·우울 등 5가지 항목에 대한 지장 여부를 파악하는 'EQ-5D' 척도로 평가했다. 특히 비만 노인의 경우에는 주당 150분 이상의 걷기 운동을 한 노인이 걷지 않는 노인에 비해 삶의 질 만족도 점수가 2.33배 높았다. 비만하지 않은 노인에게서는 걷기 운동을 한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삶의 질이 1.7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걷기 운동이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상관관
숨 막히는 더위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 위험이 커지고 있다. 무더위 속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려면 적정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면서 어린이와 노약자는 낮 시간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의료계와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통상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열탈진,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일사병으로도 불리는 열탈진은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적절히 공급되지 못하는 경우 발생한다. 피부가 창백해지며 무력감과 피로, 근육경련, 메스꺼움, 구토,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열탈진 증세가 느껴지면 시원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며 물과 이온 음료를 섭취하는 게 좋다. 차가운 수건으로 몸을 닦거나 샤워하면서 체온을 내리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환자의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오르는데도 땀이 나지 않아 피부가 건조하고 뜨거워졌을 때는 열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열사병은 다발성 장기 손상과 기능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치사율도 높다. 국내에서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 대부분은 열사병으로 추정된다. 고동률
세계적인 흡연 감소 추세 속에 비흡연자 폐암 비율이 증가하는 것은 대기오염 등이 비흡연자에게 폐암 관련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와 미 국립암연구소(NCI) 공동 연구팀은 4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세계 28개 지역, 비흡연자 870여명의 폐종양 게놈을 분석, 대기오염 등 환경 노출과 폐암 발병에 기여하는 유전적 돌연변이 발생 간 연관성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논문 공동 교신저자인 UC 샌디에이고 루드밀 알렉산드로프 교수는 "비흡연자 폐암이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며 "이 연구는 대기오염이 일반적으로 흡연과 관련돼 발생하는 유형의 DNA 돌연변이와 강한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폐암은 오랫동안 흡연자 질병으로 여겨져 왔지만 비흡연자 폐암은 전체 폐암의 약 25%를 차지한다. 비흡연자 폐암은 여성, 특히 아시아계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며 이는 간접흡연 및 대기오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돼 왔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북미 등 대기오염 수준이 다른 28개 지역에 사는 871명의 비흡연자 폐종양을
직장인 A씨는 아침 알람과 함께 스마트폰을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지하철에서는 웹툰과 유튜브를, 점심시간에는 배달앱과 쇼핑앱을, 저녁에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게임까지, 하루 내내 디지털의 늪에 빠진다. 2023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이 23.1%에 달한다. 이러한 무의식적 과몰입이 바로 '디지털 중독'이다. 인간의 뇌는 '결핍의 시대'를 거치며 진화해왔다. 달콤한 음식에 끌리고, 즉각적 반응을 원하며, 새로운 자극에 민감한 뇌 구조는 생존을 위한 적응의 산물이다. 뇌과학 연구들에 따르면, 고열량 음식을 볼 때 뇌의 보상회로가 활성화된다. 이는 채집·수렵 시대에 단백질과 당분 확보 본능이 남긴 흔적이다. 현대 사회는 음식과 정보, 자극이 넘치는 '과잉의 시대'다. 하지만 뇌는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 편의점 진열대 앞에서 무심코 초콜릿을 집어 드는 순간이나, 스마트폰 알림음에 반사적으로 손이 가는 모습이 바로 '결핍의 뇌'가 풍요와 충돌하는 현장이다. 이런 충돌 현상의 중심에는 뇌의 보상회로인 도파민 시스템이 있다. 도파민은 단지 쾌락을 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자극을 찾는 동기부여 시스템의
12세 아동 10명 중 6명은 영구치에 충치가 있거나 충치 치료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발표한 '2024년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5∼10월 5세와 12세 아동 2만55명을 대상으로 구강검진과 설문을 한 결과 12세 아동의 영구치 우식(충치) 경험자율은 60.3%였다. 직전 조사인 2021∼2022년 같은 조사 때보다 1.9%포인트(p) 높아진 수치다. 12세 아동의 충치 경험자율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은 채 정체하고 있다. 앞선 조사에서 2010년 60.5%, 2012년 57.3%, 2015년 54.6%, 2018년 56.4%, 2021∼2022년 58.4%이었다. 충치를 경험한 영구치의 개수는 1인당 평균 1.9개로, 직전 조사와 동일했다. 현재 충치를 보유한 우식 유병자율은 7.3%로, 직전 조사 대비 0.4%p 올랐다. 아직 영구치가 나기 전 유치(젖니) 단계인 만 5세 아동의 경우 우식 경험자율은 58.3%였고, 현재 충치를 보유한 유병자율은 25.3%였다. 충치를 경험한 치아 개수는 평균 2.7개였다. 5세 아동의 우식 경험자율 및 유병률, 충치 치아 수는 2018년 이후 모두 감소 추세다. 이번 조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