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경험이 없더라도 만성 폐 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 폐암 발병 위험이 3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은 이 병원 폐식도외과 김홍관·이정희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지원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비흡연 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진은 2016∼2020년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서 비소세포폐암을 진단받은 3천명과 폐에 이상이 없는 대조군 3천명을 선정해 위험 요인을 정밀 분석했다. 양 집단은 모두 흡연 경험이 없는 비흡연자였다.
비흡연 환자 중에서 폐결핵 등 폐 관련 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 폐암 발병 위험이 대조군보다 2.91배 높았다.
특히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의 경우 폐암에 걸릴 위험이 7.26배까지 올라갔다. 연구진은 이러한 위험이 폐에서 계속되는 만성적 염증 반응 때문일 것으로 추정했다.
가족력도 폐암 위험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촌 이내 가족 중 폐암 환자가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1.23배 높았다. 이 중 형제자매가 폐암 병력이 있을 때 위험도는 1.54배로 커졌다.
또한 연구진이 폐암의 사회경제적 요인을 분석한 결과, 비수도권 거주자의 폐암 위험이 수도권 거주자보다 2.81배 높았다. 실업 상태인 경우에도 폐암 위험은 1.32배 증가했다. 연구진은 지역 간 산업 환경 차이나 의료 접근성 등이 이러한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병원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신규 폐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비흡연자로 보고되면서 흡연력 기준만으로는 이들의 발병 위험을 예측하고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지원준 교수는 "기존 흡연자 중심의 검진 체계를 넘어 비흡연자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새로운 예방 및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홍관 교수는 "비흡연자들은 상대적으로 폐 건강에 소홀하기 쉬운데,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만성 폐 질환이 있거나 폐암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 검진과 관리를 통해 폐암을 조기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호흡기 분야 국제학술지 '체스트(CHEST, IF=9.2)' 최근 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