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계의 성공 신화'로 꼽히는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이 대도시가 아닌 지방의 소도읍에서 글로벌 암 특화병원으로 도약하기까지의 역경 극복과정을 담은 에세이집을 최근 발간했다. '일심리엔 살구꽃이 핀당께'라는 제목의 이 책에는 280여 페이지에 걸쳐 의료진·직원들의 인터뷰와 수기, 잘 알려지지 않은 일화, 환자와 보호자들의 체험담 등이 골고루 수록돼 있다. '일심리'는 화순전남대병원의 소재지이고, '살구꽃'은 치료비를 받는 대신 살구나무를 심게 해 환자와 가난한 이들을 도운 중국의 '행림춘만' 고사에서 유래된 의술과 인술을 의미한다. 화순전남대병원 관계자는 "'대형병원은 대도시에 자리 잡아야 한다'는 기존 관념을 깬 화순전남대병원의 '역발상'과 성공에 힘입어 화순군은 이제 첨단 의료도시, 바이오 밸리로 변모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용인동백세브란스병원이 사업추진 12년만인 내년 3월 1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중동 동백지구 인근에 문을 연다. 그동안 대형종합병원이 하나 없어 인근 수원시·성남시까지 찾아가야 했던 용인 시민과 병원건립에 총력을 기울여온 용인시는 숙원사업이 눈앞에 현실화했다며 한껏 들떠 있는 모습이다. 21일 용인시와 연세의료원 등에 따르면 학교법인 연세대(건축주)가 용인시 기흥구 중동 동백지구 맞은편 7만2천㎡ 부지에 짓고 있는 동백세브란스병원 건립공사가 95%의 공정률을 보이면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동백세브란스병원은 건축공사 완료후 시스템 점검 등을 거친 뒤 내년 3월 1일 정식으로 개원할 예정이다. 착공한지 8년 만이자 사업추진이 시작된지 12년만이다. 동백세브란스병원은 462병상 규모로 33개의 진료과와 심장혈관센터, 퇴행성뇌질환센터 등을 갖춘다. 이 병원에는 진료와 병원 운영에 쓰이는 통합 의료정보시스템 '유-세브란스 3.0'을 적용해 '디지털 병원'으로 운영된다. 용인세브란스병원 건립은 2008년 사업부지 땅 소유자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기흥구 중동에 시니어타운 조성사업을 시에 제안한 한 민간업자가 "시니어타운 옆에 종합병원이 있으면 좋겠다"면서 타운부지 인
우울증이 암을 치료하고 살아남은 암 생존자의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울증을 겪었던 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사망할 위험이 50% 이상 높았다. 서울대병원 고아령 교수팀(교신저자 박상민 교수, 공동 1저자 김교웅 연구원)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암 진단을 받은 뒤 5년 이상 생존한 암 환자 1만1천65명을 추적·관찰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암 진단 후 2년 이내 우울증으로 판별된 343명과 그렇지 않은 1만722명으로 나눠 우울증 병력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우울증 병력이 있는 암 환자의 사망 위험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5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남성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남성 중 우울증 과거력이 있는 장기 암 생존자의 사망위험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78% 높았다. 고 교수는 "연구를 통해 암 환자의 정신건강이 장기 생존 예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현행 암 환자 건강관리 프로그램이 신체에만 국한된 경향을 보이는 만큼 암 환자 정신건강 관리 프로그램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 한정민 교수 연구팀이 암 세포의 주 영양분인 글루타민을 세포 안까지 전달하는 유전자 변이체를 찾아냈다고 20일 밝혔다. 암세포는 아미노산의 한 종류인 글루타민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글루타민이 어떻게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로 들어가는 지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다. 연구팀은 'SLC1A5'이라는 유전자에서 만들어진 유전자 변이체가 글루타민을 미토콘드리아까지 수송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기존 SLC1A5 유전자가 세포의 가장 바깥 쪽인 세포막에서 글루타민을 옮긴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SLC1A5 유전자 변이체의 존재를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LC1A5 유전자가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에서 변화를 일으켜 생성되는 이 변이체는 저산소 환경에서 높게 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소 농도가 낮으면 SLC1A5 유전자 변이체의 발현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암세포의 글루타민 사용이 늘면서 에너지 호흡이 증가하고 대사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이 실제 SLC1A5 유전자 변이체의 발현을 억제한 실험 쥐에 췌장암 세포를 이식한 뒤 25일 동안 관찰한 결과, 암 조직이 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얼굴에 착 달라붙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마스크 원천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KAIST 최경철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박경찬 교수 공동 연구팀이 얇고 유연한 광 치료용 '프리폼(Freeform·자유자재 형태) OLED'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광 치료는 빛을 이용해 체내 생화학 반응을 촉진하는 치료법이다. 발광다이오드(LED) 마스크, 레이저 기기 등이 대표적인 광 치료 기기이다. 최근 상처 치유, 주름 개선 등 피부 재생 분야에서 LED 마스크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LED는 빛을 균일하게 쏘기 어렵고 딱딱한 형태여서 피부에 밀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얇고 유연하면서 균일하게 빛을 내는 특성을 갖는 OLED를 이용해 피부뿐만 아니라 옷감, 종이 등에 자유자재로 부착할 수 있는 프리폼 OLED를 제작했다. 4.8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두께의 박막 2개 층 사이에 0.4마이크로미터 두께 OLED를 넣은 샌드위치 구조로, 전체 두께가 10마이크로미터로 매우 얇아 다양한 소재의 표면에 붙일 수 있다. 박막 층은 수분과 산소에 취약한 OLED를 보호할 수 있도록 외부와 차단하는 장벽층(barrier)과 플라스틱,
서양에서 흔한 전립선암이 국내에서도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인의 가족성 전립선암 유병률은 8.4%로 서구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변석수 교수팀과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김명 교수팀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분당서울대병원을 찾은 1천102명의 전립선암 환자를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에서 약 9~13%의 전립선암이 가족력을 가진 유전적 성향이 있다고 보고됐으나, 한국인 환자의 유전성 전립선암 유병률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발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결과 가족성 전립선암 유병률은 8.4%(93명)였다. 그중에서도 아버지 및 형제에서 발병해 내려오는 직계 가족성 전립선암의 유병률은 6.7%(74명)로 확인됐다. 변 교수는 "한국인들도 서양인과 유사한 수준으로 유전적 원인이 전립선암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로 입증됐다"며 "전립선암 가족력이 있다면 일반적으로 권장하는 50세보다 이른 45세부터 조기 검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립선암은 서양에서 남성암 중 가장 흔하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고령화가 가속하며 늘어나는 추세다
심근경색 환자의 심장 괴사를 막는 줄기세포 치료법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기 위한 최종평가를 앞두고 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줄기세포 치료법 '매직셀'을 개발하고 올해 2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에 신의료기술 평가를 신청했다. 심근경색 환자들은 표준적으로 혈관을 뚫어주는 스텐트를 삽입하는 시술을 받는다. 하지만 스텐트 시술을 받더라도 일부 심근은 손상된 상태로 남아있고, 심근경색 이후에도 심근 손상이 진행돼 심부전 등을 겪게 된다. 매직셀은 이런 심근 손상을 개선하는 치료법이다. 스텐트 시술 이후 환자 심장에 환자의 말초혈액 줄기세포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 줄기세포에서 나온 이로운 인자들이 심근세포 재생을 도와 심장 괴사를 막는다. 관련 연구결과는 지난 12년간 '란셋'(Lancet),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 등 국제학술지 16편에 게재됐다. 하지만 매직셀은 현재 환자에게 적용할 수 없다. 새로운 의술이 임상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신의료기술 등으로 인정받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신의료기술 평가위원회는 이달 말 매직셀에 대한 최종심사를 할 예정이다. 다만 지난달 예비심의
당뇨병 환자가 우울증, 뇌졸중 병력이 있거나 저체중 상태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가 생길 위험이 최대 1.9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내분비내과 연구팀(유지희·김선미·김난희)은 2009∼2012년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등록된 당뇨병 환자 191만7천702명을 대상으로 평균 5.1년을 추적 관찰한 결과, 당뇨병과 치매 발병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2일 밝혔다. 당뇨병(PG)[제작 이태호] 사진합성, 일러스트 연구마다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50%가량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 기간에는 조사 대상자의 4.8%(9만2천758명)에서 치매가 새롭게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에게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이는 동반 질환을 분석했다. 이 결과, 우울증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는 우울증이 없는 당뇨병 환자보다 치매 발생률이 1.93배 높았다. 연구팀은 우울증에 동반하는 염증 등의 질환이 신경세포 파괴를 가속화 해 치매 위험을 더 높이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뇌졸중을 동반하거나 체질량지수(BMI)가 18.5 미만으로 저체중
여성의 자궁내막은 배란기에 두꺼워져 배아세포의 안전한 착상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자궁이 얇거나, 물리적인 상처 등으로 섬유화가 진행되면 자궁내막 손상으로 내막 이 충분히 두꺼워지지 못해 착상이 어려워진다. 이럴 때는 자궁내막이 두꺼워지도록 촉진하는 에스트로젠, 프로게스테론 등을 투여하지만, 호르몬을 이용한 치료방식은 회복을 유도하는 데 그쳐 직접적인 치료는 아니다. 더욱이 난임 환자가 시도하는 시험관 시술도 자궁 내막이 손상됐다면 효과가 없다. 그런데 이런 자궁내막 손상을 직접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구승엽 교수팀은 자궁내막 손상을 일으킨 생쥐에 '자궁내막세포-생체재료 복합체'를 주입해 손상된 자궁내막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미리 채취한 생쥐의 자궁내막세포를 체외에서 배양한 뒤 피부재생효능이 있는 히알루론산과 혼합해 자궁내막 손상 부위에 주입했다. 그 결과 주입된 세포는 자궁내막에서 증식해 얇아졌던 두께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켰으며, 섬유화 현상도 크게 줄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후 생쥐의 회복된 자궁에 배아를 이식해 착상에 성공했으며, 배아가 온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