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신마취유도제 에토미데이트 등 오남용 우려 물질 2종과 유엔(UN)이 마약유로 지정한 엔-필로리다노 프로토니타젠 5종 등 7종을 마약류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지난 12일 이런 내용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했다. 이번에 마약류로 지정한 물질은 국내 마약류안전관리심의위원회에서 항정신성의약품으로 관리가 필요하다고 결정된 에토미데이트, 렘보렉산트와 제68차 유엔 마약위원회(CND)가 마약류로 지정한 물질 5종이다. 에토미데이트는 불법 유통 등으로 2020년부터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해 관리했으나, 이후에도 일부 의료기관에서 프로포폴 대용으로 불법 투약되거나 오남용하는 등 사회적 이슈가 지속되면서 선제적으로 마약류로 지정됐다. 마약류로 지정되면 의약품 수입부터 투약까지 모든 단계서 취급 보고 위무가 부여돼 실시간 정부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 식약처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마약류 지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개정이 국민 보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식약처는 에토미데이트 성분이 마약류로 변경되면서 의약품 수입업체 준비 과정에서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협의해
인공지능(AI)이 설계한 새 항생물질이 동물 실험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고 영국 BBC 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은 성병인 임질을 일으키는 임균과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에 효과가 있는 새 항생제 후보물질을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개발하고 동물 실험에서 효과를 입증했다는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셀(Cell)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먼저 기존에 존재하지 않거나 아직 발견되지 않은 물질까지 포함해 3천600만개의 화합물을 조사하는 AI 모델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 AI 모델에 기성 화합물들의 화학구조와 함께 이들이 다양한 병원성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는지 여부를 학습시켰다. AI 모델은 이어 탄소, 산소, 수소, 질소 등의 원자로 구성된 다양한 분자구조에 박테리아가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를 학습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학습시킨 AI 모델을 기반으로 두 가지 방식으로 새 항생물질을 설계했다. 하나는 8개에서 19개의 원자로 이뤄진 화학물질 수백만 개의 데이터를 검색해 단서를 찾아내고, 이를 출발점으로 신물질을 설계하는 방식이고, 또 다른 하나는 AI에게 처음부터 자유 설계를 맡기는 방식이었다. 이후 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5일 여름철 물놀이 중 콘택트렌즈를 착용하지 말고 렌즈 종류에 맞는 관리용품을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콘택트렌즈가 수영장 물, 수돗물, 바닷물과 접촉하는 경우 세균과 곰팡이 등 감염 위험이 크다. 물놀이 시 콘택트렌즈를 착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부득이한 경우 물안경을 잘 눌러 써 외부에서 물이 새에 들어오지 않도록 착용할 것을 식약처는 권장했다. 물놀이 후에는 반드시 콘택트렌즈를 새 제품으로 교체하고, 눈이 불편하거나 충혈, 통증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제거하고 안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 콘택트렌즈는 식약처가 의약외품으로 허가한 '콘택트렌즈관리용품'으로 세척·소독하고 정해진 보관 용기에 보존액과 함께 넣어 보관해야 한다. 관리용품은 눈에 직접 쓰거나 코안을 세척하는 등 다른 목적으로 쓰면 안 된다. 렌즈 착용 후 보관 용기 안 보존액은 즉시 버리고 용기를 깨끗이 세척·건조해 보관해야 하고, 제품 오염을 막기 위해 용기 마개 부분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렌즈 종류에 따라 렌즈에 흡착되는 이물질이 달라지는 만큼 하드·소프트 렌즈별 전용 세정액을 써야 한다. 식약처는 의료기기인 콘택트렌즈와 의약외품인
"매일 2리터(L)씩 물을 꼬박꼬박 마시면 건강이 매우 나빠집니다. 물을 과하게 마실 경우 죽을 수 있습니다." (이계호 충남대 화학과 명예교수) "건강한 사람의 신장은 2~3리터 정도는 문제가 없습니다."(양성관 의정부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하루 물 섭취량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됐다. 건강에 관한 온갖 정보가 우리의 귀를 사로잡는 상황에서 한 인기 TV 프로그램이 쏘아올린 '하루 물 2리터 섭취' 논란이 뜨겁다. 이계호 충남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지난 6일 tvN 토크쇼 '유퀴즈온더블럭'에 출연해 "물을 많이 마시면 죽는다"고 말했다. 다만, 동시에 "되려 물을 적게 먹을 경우는 혈액이 끈적끈적해지고 암세포 제거가 되지 않아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도 밝혔다. 이 교수는 "마라톤 현장에서 마라토너들이 물을 많이 먹지 않느냐"며 "마라토너에서 심장마비가 발생해 원인을 규명해보니 저나트륨혈증에 의한 심장마비사였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의 혈액 속에서 든 나트륨과 칼륨은 전기를 발생시키지만 갑자기 물이 몸에 많이 들어오면 전기 발생량이 적어진다"며 "물을 많이 마시면 힘이 없고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오랜 시간 반복되면 심장이 약한 사람은 몸에 전기 공급이
지난해 불안장애로 진료받은 10대 환자가 4년 전보다 6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올해 4월 건강보험 심사 결정분까지 반영) 불안장애로 진료받은 10∼19세 환자는 4만1천611명으로, 전년보다 8.7% 늘었다. 이는 4년 전인 2020년(2만5천192명)과 비교하면 65.2% 증가한 수준이다. 10대 불안장애 환자 수는 2021년 3만2천8명, 2022년 3만7천401명, 2023년 3만8천283명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10세 미만 환자도 2020년 2천311명에서 지난해 4천336명으로 87.6%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불안장애 진료 환자 수가 75만7천251명에서 91만385명으로 20.2%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10대 이하에서 환자 수 증가세가 유달리 가팔랐다. 그 밖에 20대 환자 증가율은 24.7%, 30대는 30.0%, 40대는 25.3%, 50대는 12.4%, 60대는 14.7%, 70대는 4.2%, 80대는 16.7%, 90대는 50.3%로 나타났다. 불안장애는 비정상적·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일상생활에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을 뜻한다. 공황장애, 사회불안장애, 범불안장애
◇ 다양한 심장병 원인 심장병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긴 어렵지만, 심장병을 일으키기 쉬운 위험 인자는 몇 가지 꼽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흡연, 운동 부족, 과음, 비만,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가족력 등이 있다. 또한 심리적 요인, 가난, 교육 수준, 그리고 미세먼지를 비롯한 공해 등이 알려져 있다. 특히 나쁜 식습관이나 오랜 시간 텔레비전을 보는 생활 습관 등도 혈관 및 심장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그 밖에 심장병 발병 위험을 높이는 뜻밖의 요인들도 있다. 먼저, 여성의 경우 12세 이전에 시작하는 초경이다. 1920~1930년대만 해도 여성의 초경 시기가 대략 17세 전후였는데 요즘은 그 시기가 굉장히 빨라졌다. 최근에 조사된 바에 따르면 요즘 여자아이의 평균 초경 시기가 11.5세라고 한다. 그보다 더 빠른 성조숙증 문제도 심각하다. 12세 이전에 시작하는 초경이 심혈관에 안 좋다고 했는데, 평균적으로 보면 요즘 여자아이들 대부분이 이런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리를 일찍 시작하는 여성의 경우 폐경기도 일찍 올 가능성이 높고 폐경기 이후에는 심혈관질환에 걸릴 확률이 급격히 높아지는데, 이는 여성호르몬의 보호 효과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진이 자기장 하나로 인체 내 이동, 위치추적, 자극, 세포 치료가 가능한 의료용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했다. 고려대 세종캠퍼스는 전자정보공학과 김성훈 교수 연구팀이 자기입자영상(MPI, Magnetic Particle Imaging) 기술을 기반으로 한 '올인원 전자기 테라노스틱스 마이크로로봇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기존 의료용 마이크로로봇은 CT, X-ray, 광학카메라와 같은 외부 장비를 통해 인체 속 위치를 추적해야 했고, 이로 인한 방사능 노출과 비용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번에 개발한 2∼3㎜ 크기의 마이크로로롯은 피폭 없이 MPI 신호를 받아 인체 내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으며, 실제 위치도 확인할 수 있다. 암세포가 있는 목적지에 도착한 로봇이 스스로 45도 내외로 온도를 높여 암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정밀 온열 자극 기술을 통해 선택된 영역에서만 자성 열 치료를 수행하도록 해 정상 세포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선택적 치료 효과도 검증했다. 기존에 각 체계가 분산돼 있던 것을 센싱, 고정밀 위치 제어, 발열제어, 약물전달·치료 등의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에 구축한 것이 이번에 개발한 플랫폼의 핵심 장점이라고 김 교수는
췌장암·결장암 성장에 핵심 역할을 하는 변이 유전자(mKRAS)를 표적으로 한 암 백신(면역요법)이 표준 치료를 마친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에서 뚜렷한 생존 연장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제브 웨인버그 교수팀은 13일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서 mKRAS 펩티드 항원으로 만든 림프절 표적 암 백신(ELI-002 2P)이 췌장암·결장암 환자 25명에 대한 임상 1상에서 강한 T 세포 반응 유도와 암 재발 없는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mKRAS 특이 펩티드 항원이 사용된 이 ELI-002 2P 백신은 개인 맞춤형이 아니고 대량 제조돼 즉시 사용할 수 있다며 이 결과는 이 백신이 췌장암·결장암 환자의 생존 연장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췌장암·결장암 재발률은 수술이나 화학요법 후에도 몸 안에 암이 소량 남아 있는 경우 특히 높다고 알려져 있다. 암 백신은 면역세포인 T세포를 자극, 암세포를 인식하고 죽이도록 설계된다. 특히 세포 성장과 분열에 중요한 KRAS 유전자 돌연변이는 결장암 환자의 절반(50%)과 췌장암 환자 대부분(93%)에서 발견돼 암 백신의
강원도 강릉의 한 의료기관에서 허리통증 완화 시술을 받은 환자 여러 명이 이상 증상을 보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료기관 감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해당 의료기관에서 통증 완화 신경차단술 등 허리시술을 받은 후 8명이 최근 극심한 통증과 두통, 의식 저하, 발열 등의 증상을 보였고, 이 중 1명은 사망했다. 아직 역학조사가 끝나지 않아 시술과의 역학적 인과관계가 확인되진 않았지만, 이상증상 환자 대부분의 혈액이나 뇌척수액에서, 그리고 해당 의료기관 종사자 등에서도 발견된 '황색포도알균'이 이상 증상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포도송이 모양의 황색포도알균(Staphylococcus aureus)은 사실 자연계에 흔히 존재하는 세균 중 하나다. 건강한 사람의 코안이나 겨드랑이 등에도 정상적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감염되면 이상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황색포도알균이 만들어내는 독소가 식중독을 유발하기도 하며, 침습적인 시술 과정 등에서 의료 감염도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병독성이 강한 편이라 중증 감염으로 이어질 위험성도 있다. 황색포도알균은 메티실린 항생제에 효과를 보이는지에 따라 MSSA(메티실린 감수성 황색포도알균)와 MRSA
눈에 착용해 간단하게 안과 질환을 검사할 수 있는 콘택트렌즈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부 유승협 교수, 서울대분당병원 우세준 교수, 포항공대(POSTECH) 한세광 교수, PHI 바이오메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공동 연구팀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활용한 무선 콘택트렌즈 기반 망막 진단 플랫폼을 최초로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망막전위도(ERG)는 망막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측정할 수 있는 안과 진단법이다. 유전성 망막질환 진단이나 망막 기능 저하 여부 검사 등에 활용된다. 환자가 어두운 방 안에서 고정형 장비를 이용해 검사를 받아야 해 공간적 제약이 뒤따른다. 연구팀은 큰 특수 광원을 설치하지 않고도 렌즈 착용만으로도 ERG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ERG용 콘택트렌즈 전극에 머리카락의 6∼8분의 1 수준인 12.5㎛(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굵기의 유연한 OLED를 집적하고 무선 전력 수신 안테나와 제어 칩을 탑재했다. 기존 눈에 빛을 쏘이는 스마트 콘택트렌즈형 광원은 대부분 무기 발광다이오드(LED)를 활용해 왔으나, 딱딱한 형태의 무기 LED는 한 곳의 점에서 너무 강한 빛이
단국대는 화학과 최진호 석좌교수·최고은 교수 연구팀이 먹는 코로나 치료제인 CP-COV03(일명 제프티)를 개발, 효과를 입증한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CP-COV03는 구충제로 많이 알려진 니클로사마이드를 나노하이브리드 제형으로 재설계해 체내 이용률과 효능을 높인 경구형 치료제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여러 바이러스에 강력한 효과를 보이지만 물에 잘 녹지 않고 체내 흡수율이 낮아 활용에 제약이 많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마그네슘옥사이드(MgO) 및 하이드록시프로필 메틸셀룰로오스(HPMC)를 이용한 무기-고분자 하이브리드 구조로 약물을 재구성했다. 2022년 5월부터 11월까지 300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대조의 임상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약물의 체내 흡수율이 향상됐고, 16시간 이내에 바이러스량을 평균 56.7%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저용량(하루 900㎎)을 투약한 환자의 증상 개선기간이 9일에서 4일로 단축됐고, 고위험군의 증상 개선기간은 7.5일로 나타났다. 최진호 석좌교수는 "니클로사마이드의 매우 낮은 용해도와 생체이용률은 지난 40여년 동안 해결되지
사회적 고립이 뇌의 감각처리 신경망을 손상해 뇌 기능 발달을 저해한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이정희 교수, 생리의학교실 정성권 교수와 한국뇌연구원 이태관 책임연구원 등은 생쥐의 사육 환경에 따라 뇌의 통합적 감각기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검사로 분석한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생후 4주부터 11주까지 수컷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터널, 회전 바퀴, 둥지 등 물리적 자극과 사회적 교류가 풍부한 환경(Environmental Enrichment)과 외부 자극 없이 단독 사육되는 사회적 고립 환경(Social Isolation)에서 각각 사육했다. 이후 생쥐의 앞발, 수염, 시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기관을 자극한 뒤 뇌 전체에 미치는 영향과 감각 반응 등을 fMRI 촬영으로 파악했다. 그 결과 자극과 사회적 교류가 풍부한 환경에서 자란 생쥐는 고차원적 시각 및 촉각 처리 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경계가 적절한 운동 반응을 실현하기 위해 감각 정보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감각-운동 통합'(sensorimotor integration) 기능도 강화됐다. 반면 사회적 고립
하루 걸음 수가 1만보에 못 미쳐도 더 빠르게 많이 걸을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루 2천300보 이상 걸으면 걸음 수가 1천보 늘어날 때마다 고혈압 환자의 심근경색, 심부전,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이 1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시드니대 이매뉴얼 스타마타키스 교수팀은 12일 유럽 예방심장학 저널(EJPC) 에서 고혈압 환자 3만6천여명에 대해 하루 걸음 수 및 속도와 심혈관 질환 위험 간 관계를 7.8년간 추적한 연구에서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스타마타키스 교수는 "이 연구는 하루 걸음 수와 심혈관 질환 간 용량-반응 관계를 입증한 첫 연구 중 하나"라며 "이는 고혈압이 있는 경우 하루 1만보가 안 돼도 더 빠르게 많이 걸으면 심혈관 사건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전 세계 약 12억8천만명이 가진 고혈압은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의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심부전 위험을 77~89%, 뇌졸중 위험을 62%, 관상동맥질환 위험을 49% 높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걷기·자전거 타기·수영 같은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주 5~7일,
장기 흡연이 소세포 폐암 발생에 기여하는 정도가 98.2%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과 연세대 보건대학원(지선하 교수 연구팀)은 국내 발생률이 높은 주요 암 종류를 대상으로 흡연으로 인한 암 발생 위험도와 기여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연구진은 2004∼2013년 전국 18개 민간검진센터 수검자 13만6천965명의 건강검진 및 유전위험전수(PRS), 중앙 암 등록 자료, 건강보험 자격 자료를 연계해 2020년까지 추적하는 방식으로 생활환경과 유전위험전수가 동일한 수준인 사람의 암 발생 위험도와 기여위험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건보공단이 국내외 담배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인 소세포폐암, 편평세포폐암, 편평세포후두암에서 흡연으로 인한 암 발생 위험도와 암 발생 기여 위험도가 다른 암 종류에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여위험도는 특정 위험요인에 노출된 집단의 질병발생률에 해당 위험요인이 기여한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흡연 기간이 30년 이상이고 흡연력이 20갑년(갑년: 하루에 피우는 담뱃갑의 수와 기간을 곱한 값) 이상인 현재 흡연자의 경우, 흡연의 소세포폐암 기여위험도가 98.
존엄한 삶의 마무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연명의료 중단 결정 시점이 임종 한 달 이전일 경우 마지막 달 의료비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임종이 임박해 급하게 결정하는 경우 오히려 의료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강보험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연명의료결정제도 효과분석 및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23년 사망자 약 35만 명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연명의료를 중단한 그룹(4만4천425명)과 그렇지 않은 일반 사망 그룹(4만4천425명)의 생애 말기 의료비를 정밀 비교 분석했다. 보고서의 핵심은 연명의료 중단 결정의 '시기'였다. 연구 결과, 사망 30일 이전에 미리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하고 이행한 환자의 마지막 한 달 의료비는 평균 약 46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특별한 계획 없이 임종을 맞은 일반 사망자 그룹의 같은 기간 의료비(약 910만 원)의 절반에 불과한 수치다.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등 직접적인 연명의료에 드는 비용 역시, 한 달 전 결정 시 약 50만 원으로 일반 사망자(189만 원)의 4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
보건용 마스크(KF80) 호흡기 보호 성능 평가에 액체 입자 차단 성능을 평가하는 파라핀오일 시험을 추가해 기준을 강화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외품 보건용 마스크 성능평가를 위한 시험기준 추가 등을 위한 '의약외품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개정안을 11일 행정예고하고 내달 1일까지 의견을 받는다고 밝혔다. 우선 보건용 마스크의 보호 성능을 평가하기 위한 분진포집효율 시험 기준에 고체입자 차단 성능 평가를 위한 '염화나트륨 시험' 외에 파라핀오일 시험이 추가된다. 두 시험은 KF94, KF99 마스크와 유럽 FFP1 등급 마스크에 시행되고 있다. 개정안에는 동물시험을 줄이는 추세를 반영해 의약외품 품목허가 시 독성이나 약리작용에 관한 비임상시험 자료도 비동물 또는 인체생물학 기반 시험자료를 제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식약처는 "이번 고시 개정으로 마스크 안전관리가 강화되어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하고 의약외품 품목허가 신청 시 동물대체시험이 적극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화학과 김우연 교수 연구팀이 사전 정보 없이 암 표적 단백질 정보만으로 그에 맞는 신약 후보 물질을 설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 '바인드'(BInD)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기존 약물 개발은 질병을 일으키는 표적 단백질과 그 단백질에 달라붙어 작용을 막을 분자(약물 후보)를 찾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수많은 후보 분자를 대상으로 한 이런 탐색 방식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표적 단백질 정보만 있으면 그에 맞는 분자와 단백질 사이의 결합 방식까지 고려해 한꺼번에 설계할 수 있는 신약 개발 모델을 제시했다. 기존 AI 모델은 단백질과 결합하는 분자의 조건을 따로 입력해야 했지만, 사전 정보 없이도 '동시 설계'를 통해 신약 발굴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폴드3'가 사용한, 무작위 상태에서 점점 더 정교한 구조를 그려나가는 방식인 '확산 모델' 방법론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에 '결합 길이'나 '단백질-분자 간 거리'와 같은 실제 화학 법칙에 맞는 기준을 알려주는 가이드를 넣어 효율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이미 만든 결과 중 뛰어난 결합 패턴을 찾아 다시 활용하
우리나라 9∼17세 아동 3명 중 1명은 수면 부족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은 학원이나 숙제 등 공부에 쫓기기 때문이었지만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수면 부족에 미치는 영향도 컸다. 1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2023년 아동종합실태조사 심층분석 연구'(연구책임자 이상정)에 따르면 아동의 34.9%가 충분하게 자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이번 연구는 복지부와 보사연이 18세 미만 아동 5천743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실태조사를 토대로 심층 분석한 것이다. 연구팀은 9∼17세 아동 3천137명을 대상으로 수면 부족 여부와 이유 등을 별도 분석해 결과를 도출했다. 조사 결과 아동의 평균 수면 시간은 7.9시간이었는데, 수면 시간이 충분하다는 응답은 65.1%였다. '그저 그렇다'(22.0%), '충분하지 않다'(10.8%)와 '전혀 충분하지 않다'(2.1%) 등 수면 시간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응답은 34.9%에 달했다. 대한수면학회에 따르면 미국의 수면 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이 권장하는 연령대별 적정 수면시간은 6∼13세는 9∼11시간, 14∼17세는 8∼10시간 정도다. 아이들이 충분히
국내 연구진이 소아·청소년의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을 진단하는 맞춤형 기준을 찾았다. 성인 진단기준을 그대로 쓰는 게 아니라 소아·청소년의 특성을 반영해 달리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채현욱·송경철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권유진 교수 연구팀은 성인에 쓰이는 지방간 지수(FLI)와 간지질증 지수(HSI)를 소아·청소년의 대사이상 지방간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해 최적화된 진단 기준값(cutoff)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대사이상 지방간은 음주와 큰 관련이 없는 지방간으로, 흔히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불린다. 소아·청소년에게 발생 시 각종 대사질환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성인 간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에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 연구는 2007∼2023년 강남·용인세브란스병원을 방문한 소아·청소년 203명과 2017∼2020년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에 등록된 현지 소아·청소년 1천158명 등의 데이터를 토대로 이뤄졌다. 이들의 지방간 여부는 초음파와 간 스캔 검사로 확인했고, 여기서 FSI와 HSI가 소아의 대사이상 지방간을 얼마나 잘 예측하는지를 비교·분석했다. FSI는 체질량 지수, 허리둘레, 혈
콧물로 만성 비부비동염의 종류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나민석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문서진 교수, 연세대 의대 이비인후과학교실 문성민 박사 연구팀은 콧물에 존재하는 단백질로 제2형 만성 비부비동염을 진단할 수 있다고 11일 밝혔다. 만성 비부비동염은 콧속인 비강과 얼굴 뼛속에 공기로 채워지는 공간인 부비동의 점막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비염과 함께 생기는 경우가 흔해 비부비동염으로 불린다. 코막힘, 콧물, 안면 통증 또는 압박감, 후각 저하 등이 주요 증상이다.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하는 만성 비부비동염은 염증 양상에 따라 크게 제2형(type 2)과 비2형(non-type 2)으로 구분한다. 제2형과 비2형은 발생 원인과 과정, 치료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정확히 진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콧속과 부비동 점막 조직을 활용한 병리학적 검사를 하는 게 가장 좋지만, 시험용 검체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부담이 크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환자 통증이나 불편함 없이 쉽게 얻을 수 있는 콧물에서 제2형 만성 비부비동염을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체내
청소년들이 운동하다가 무릎이 다쳤을 때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될지, 경골극(脛骨棘)이 골절될지는 타고난 무릎 모양에 따라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소아정형외과 신창호 교수와 미국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및 경골극 연구팀은 2009년 3월∼2023년 4월 내원한 18세 미만 환자 159명을 연구해 이런 결론을 도출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각 53명씩 전방십자인대 파열군, 경골극 골절군, 정상군으로 나누고, 3차원 영상을 바탕으로 14개 해부학적 지표를 분석했다. 그 결과, 무릎이 손상된 두 비교군은 정상군보다 경골(정강뼈) 바깥쪽 관절면 경사가 유의미하게 가팔랐다. 또 이 부위의 경사가 가파를수록 전방십자인대 파열과 경골극 골절 위험이 각각 1.42배, 1.33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이나 경골극 골절 모두 도약 후 착지할 때, 혹은 급정지하거나 급히 방향을 전 환할 때 발생한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말 그대로 인대가 '뚝' 하는 소리를 내며 찢어지는 부상이다. 경골극 골절은 전방십자인대가 인대에 붙은 무릎뼈(경골극)를 잡아당겨 떨어져 나가는 부상이다. 경골 바깥쪽 관절면 경사가 심할수록 무릎에 무게가 실릴 때 대퇴골(허벅지뼈)이 바
희귀유전질환은 환자 수도 적고 질병에 대한 정보도 부족해 정확한 진단을 신속하게 내리기 어렵다. 환자들은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 동안 여러 병원을 전전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진단 방랑'을 막고자 민관이 함께 개발한 희귀유전질환 다학제 진단 모델이 현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센터 이범희 교수와 국립보건연구원 박현영 원장·박미현 박사 공동 연구팀은 병명을 모르는 희귀유전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유전체 분석 기반의 다학제 진단 모델을 적용한 결과 4명 중 1명꼴로 2개월 이내에 신속히 진단을 받을 수 있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환자의 유전체 전체를 분석하는 전장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기반으로 의사, 유전학자, 유전 상담사, 생물학자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진단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여기엔 유전체 분석을 통한 포괄적 진단은 물론 가족 단위 분석, 진단 전후 유전 상담 등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개발한 모델의 임상적 효과를 평가하고자 2023년 8월부터 11월까지 서울아산병원을 포함한 국내 의료기관 8곳에서 아직 진단되지 않은 희귀유전질환 환자 387명과 가족 514명을 대상으로 효능을 평가했다. 그 결과 참여 환자 중
인지행동치료(CBT)를 기반으로 개발된 자살 예방 치료 모바일 앱(OTX-202)이 이전에 자살을 시도하고 입원 치료를 받았던 고위험군의 퇴원 후 자살 시도를 58% 감소시킨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대 의대와 오하이오주립대 의대 연구팀은 10일 미국의사협회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자살 고위험 입원 환자 33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살 예방 치료 앱과 일반 정신건강 앱의 무작위 비교 임상시험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런 자살 시도 감소 효과는 반복적 자살 충동에 취약한 고위험군에서 중요한 성과라며 이는 디지털 치료 앱이 입원 치료 후 퇴원한 고위험군 환자의 장기적인 정신건강 개선과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자살은 미국에서 10대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10~14세와 25~34세에서는 2번째, 15~24세에서는 3번째, 35~45세에서는 4번째 주요 사망 원인이다. 연구팀은 매년 자살 시도 후 생존한 성인이 100만명이 넘고 50만명은 자살 시도로 입원 치료를 받는다며 자살은 상위 사망 원인 가운데 위험군 대다수에게 사용할 수 있는 처방 약이 없는
고혈압은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린다. 초기에 증상이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장기에 합병증을 유발하고 급기야 심장병이나 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질환을 부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고혈압이 눈에도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바로 '고혈압성 망막병증' 얘기다. 망막은 우리 눈에서 빛을 감지하고 뇌로 신호를 전달해 시력을 유지하는 핵심 부위다. 카메라로 치면 필름에 해당한다. 이런 망막 속 혈관이 망가져 시력 저하와 실명이 초래될 수 있는 병적인 상태를 망막병증이라고 한다. 흔히 망박병증이라고 하면 원인 질환으로 당뇨병을 떠올린다. 몸속에 고혈당 상태가 지속할 때 다른 신체 장기의 혈관이 손상되는 것처럼, 망막 속 모세혈관도 파괴되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고혈압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 속에 당뇨병이 없는 상태에서도 망막병증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길안과병원·연세대의대 공동 연구팀이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통계자료를 분석해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국내에서 당뇨병이 없는 성인 기준으로 중증도 이상의 고혈압성 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