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란성 쌍둥이 중 한 명에게는 8주 동안 완전 채식(비건)을, 한 명에게는 잡식성 식단을 하게 한 실험에서 채식이 노화 현상 지표 중 하나로 간주하는 DNA 메틸화(DNA Methylation)에 따른 생물학적 연령을 낮춰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스탠퍼드대 크리스토퍼 가드너 교수와 노화과학 벤처기업 트루다이어그노스틱 바룬 드와라카 박사팀은 30일 의학 저널 BMC 메디신(BMC Medicine)에서 성인 일란성 쌍둥이 21쌍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 실험에서 이런 현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생활 습관 변화, 약물, 사회적 요인 등이 노화에 영향을 미치지만 분자 메커니즘을 밝히려면 후성유전학적 환경에 대한 심층 연구가 필요하다며, 그동안 식단과 노화가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돼 왔지만 식단이 후성유전학적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일란성 쌍둥이 21쌍을 대상으로 절반에게는 8주 동안 매일 170~225g의 육류, 계란 1개, 유제품 1.5인분이 포함된 잡식성 건강 식단을, 나머지 절반에게는 완전 채식을 하게 한 다음, 시작과 4주·8주 후 혈액을 채취해 DMA 메틸화 등의 변화를 분석했다. 실험에 참
A씨는 주말에 몰아서 자도 피곤이 풀리지 않는다. 직장에서 한 소리 들으면 해로운 걸 알면서도 달고 짠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이유 없이 뱃살이 늘어가면 그저 '나잇살'이려니 세월을 탓한다. 무언가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큰 건 아니다. A씨는 그저 감기에 자주 걸리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무기력증에 빠져 지내는 경우가 많을 뿐이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호르몬, 장, 면역계가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적신호일 수 있다고 미국의 면역학 전문의 에이미 샤는 말한다. 그는 하버드대, 컬럼비아대 등에서 공부한 면역학·영양학 전문가다. 샤가 쓴 신간 '나는 도대체 왜 피곤할까'(I'm so effing tired)에 따르면 호르몬, 장, 면역계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피곤함, 만성 염증, 잦은 감기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들 기관이 잘 작동하기 위해선 일단 잘 자고 잘 먹고 잘 움직여야 한다. 특히 수면이 중요하다.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양의 잠을 자야 호르몬이 활성화되고 면역 기능이 올라간다는 점에서다. 국제학술지 '수면'(Sleep)에 실린 연구 논문에 따르면 2주 동안 매일 6시간만 잔 사람들은 이틀 동안 전혀 자지 않고 밤을 새운 사람 못지않
국내 아동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자존감 부족 등 '인지 정서' 관련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구호 개발기구 월드비전은 2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심리정서 지원사업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월드비전이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11개 지역사업본부와 6개 복지관에서 진행한 등록 아동 및 보호자 상담·치료 214건을 기반으로 염태산 강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주관했다. 이 중 175건(81.7%)은 아동을 주된 내담자였으며, 전체 내담 아동의 33%는 초등학생, 67%는 중학생 이상 청소년이었다. 평균 연령은 13.0세였다. 분석 결과 인지 정서상 애로와 관련된 사례가 70.9%로 가장 많았다. 자아개념(자존감·자신감·자기효능감·자기 이해 부족), 정서상 어려움(불안·우울·무기력·자살사고·스트레스), 낮은 에너지(자기표현 부족) 등과 관련한 문제들이 이에 해당된다. 이어 가족관계(31.4%), 대인관계(29.1%), 행동문제(25.1%), 학습·학교적응문제(20.0%), 진로문제(10.3%) 순이었다. 심리정서 지원사업을 통해 개선된 애로 사항도 인지 정서 관련 사안이 66.9%로 가장 많았다. 보호자 상담의 경우 불안, 우울, 무기력, 스트
0∼6세 영유아에서 수족구병이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발생하는 등 대유행이 벌어져 보건당국이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수족구병은 예방 백신이 없으므로 올바른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감염 시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29일 질병관리청의 수족구병 표본 감시 결과, 이달 셋째 주(14∼20일) 기준 영유아에서 외래환자 1천명당 수족구병 환자 분율은 78.5명에 달해 과거 최고 수준이었던 2019년 77.6명을 웃돌았다. 국내 영유아 수족구병 환자는 지난달 넷째 주 58.1명에서 이달 첫째 주 61.5명, 둘째 주 66.2명, 셋째 주 78.5명으로 4주간 35%가량 급증하고 있다. 수족구병 환자 대부분은 영유아 등 18세 이하다. 코로나19 유행이 벌어졌던 최근 3∼4년 동안 수족구병의 유행이 크지 않아 지역사회 내 집단면역력이 낮아지면서, 면역력이 약하고 개인위생이 취약한 영유아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족구병의 주요 원인은 엔테로바이러스의 일종인 콕사키바이러스로 알려졌으나, 세부 종류가 다양해 에코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 71형(EV-A71) 등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가 원인이 될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주요 백신 예방 접종률이 해외 주요국 대비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세의 경우 예방 접종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질병관리청은 29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23년 전국 어린이 예방 접종률 현황을 발표했다. 지난해 표준 예방접종 일정에 따라 백신별 권장 접종을 모두 마친 완전 접종률은 1세가 96.4%, 2세가 92.9%, 3세가 89.2%, 6세가 89.8%였다. 한 해 전과 비교하면 1∼3세는 비슷했고, 6세는 1.2%포인트 올랐다. 6세의 경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접종률이 상승해 해당 연령의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찍었다. 백일해·파상풍·디프테리아(DTaP),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MMR), 폐렴구균(PCV) 등 국내 주요 백신 6종 예방 접종률은 미국, 영국, 호주 등 해외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모두 높았다. 2세를 기준으로 했을 때 DTaP의 접종률은 우리나라가 94.8%인 반면 미국은 81.0%에 그쳤고, MMR의 경우 우리나라는 97.1%에 달했지만, 영국은 89.8%에 머물렀다. PCV 접종률도 국내는 96.1%로, 미국(86.4%) 등 다른 나라보다 높았다. 지영미 질병청장
요즘 '제로'라고 표기된 음료나 아이스크림 많이 보셨을 겁니다. 설탕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게 알려지면서 '제로 슈거'(무설탕) 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런 음식을 먹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제로 슈거 식품, 어떻게 먹어야 안전할까요? '제로 슈거'는 말 그대로 설탕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설탕 대신 스테비아, 아스파탐 등의 대체 당류가 사용되는데요. 이런 대체당은 설탕보다 단맛은 훨씬 강하지만 열량이 낮고, 혈당 관리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찾는 사람이 많죠. 하지만 대체당을 과하게 섭취할 경우 몇 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데요. 제로 슈거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먹고 난 뒤 겪을 수 있는 복통과 설사가 대표적입니다. 제로 슈거 음료에는 '에리스리톨'이란 대체당이 많이 사용되는데요. 체내에서 잘 소화되지 않는 특성이 있습니다. 에리스리톨은 대장에서 발효되면서 메탄이나 탄산 가스를 만들어 복통을 유발할 수 있죠. 제로 슈거 아이스크림에는 주로 '알룰로스'라는 대체당이 들어가는데요. 알룰로스는 과도한 장운동을 유발해 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유정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에리스리톨과 알룰로스 같은 대
고혈압은 말 그대로 혈압이 정상보다 높은 상태를 말한다. 심장이 수축해 혈액을 내보낼 때 동맥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런 고혈압 환자는 국내에서만 1천200만명을 넘어서면서 '국민 만성질환'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아는 고혈압과 달리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고혈압이 있다. 바로 '폐동맥고혈압'이다. 폐동맥고혈압은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의 압력이 높아지는 질환이다. 일반적인 고혈압이 전신 혈관에 작용한다면, 폐동맥고혈압은 심장과 폐 사이의 동맥에서만 압력이 높아지는 상태라고 보면 된다. 폐동맥이 좁아지는 이유로는 혈관의 수축, 혈전(피 찌꺼기), 두꺼워진 혈관벽 등이 꼽히지만, 그 원인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문제는 이러다가 폐동맥이 막히면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좁아진 혈관을 통해 혈액을 뿜어내야 하는 심장에 큰 부담이 되고, 이에 따라 심장의 기능이 갈수록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때의 주요 증상은 호흡곤란, 전신무력증, 심부전 등이다. 대한폐고혈압학회에 따르면 국내 폐동맥고혈압 환자 수는 약 6천명 정도로 추산된다.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약 72%에 달하며, 평균 생존 기간은 13.
스마트폰 중독이 부모에게서 자녀로 전이된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부모가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으면 자녀도 스마트폰 사용이 지나쳐 일상생활에 장애가 있거나, 없으면 불안해하는 등의 문제가 있는 경우가 80% 가까이 됐다. 2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사회연구' 최근호에 실린 '부모의 스마트폰 의존도와 자녀의 스마트폰 의존도의 전이관계'(김소연 외) 논문에 따르면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와 부모의 스마트폰 의존도가 갖는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이렇게 분석됐다. 연구팀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한국아동 청소년 패널 조사의 3차년도 데이터 중 스마트폰 관련 문항에 응답한 초등학교 6학년생 2천229명과 이들의 부모(어머니 2천51명, 아버지 178명)를 스마트폰 저의존형, 평균형, 고의존형으로 분류했다. 스마트폰 의존 정도는 ▲ 스마트폰의 지나친 사용으로 업무능률(학교성적)이 떨어진다 ▲ 스마트폰을 사용하느라 일(공부)에 집중이 안된 적이 있다 ▲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면 온 세상을 잃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 스마트폰이 없으면 안절부절못하고 초조해진다 ▲ 스마트폰 사용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습관화됐다 등 15개 질문에 대한 4점 척도(전혀 그렇지
아이들이 산만하고, 충동적이며, 과도하게 흥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의심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어릴 때부터 즐겨 마신 달달한 음료가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ADHD는 아동기에 주로 나타나는 장애입니다. 6개월 이상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하고 과다하게 활동하며, 충동적인 성향을 보일 경우 ADHD로 진단하게 되죠. ADHD는 성장기 발달을 방해해 학습은 물론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데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주의가 필요합니다.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이나 산모의 흡연·음주·독소 노출 등 환경적인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게 됩니다. 이런 가운데 어릴 때 가당(加糖) 음료를 많이 섭취하면 ADHD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습니다. 가당 음료는 단맛을 내는 설탕 등의 당분이 첨가된 음료를 말하는데요. 일반적으로 탄산음료, 과일 맛 음료, 스포츠음료 등이 해당합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생후 24개월 이전에 하루 200mL 이상 가당 음료를 마셔온 아이들은 200mL 미만을 섭취한 아이들보다 ADHD 발생 위험도가 17% 높았죠.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