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시간만 자도 건강 유지하는 '수면 엘리트' 존재"

수면 효과 높이는 '짧은 잠' 유전자 5개 확인
미국 UCSF 연구진, 저널 '아이사이언스'에 논문

 인간은 하루 8시간 정도 충분히 자야 건강을 해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 여러 가지 신경 퇴행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런데 수면의 양은 건강을 담보하는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면의 양보다는 수면의 질, 즉 양질의 수면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짧게는 하루 4시간만 자도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건강도 잘 지키는 '수면 엘리트'(elite sleeper)가 존재한다는 걸 과학자들은 확인했다.

 이런 사람들의 효율적인 수면 능력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도 찾아냈다.

 이 발견은 장차 수면 장애와 관련 신경 질환 등의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거로 기대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UCSF) 의대의 루이스 프타체크 유전학 신경학 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셀 프레스'(Cell Press)가 발행하는 오픈 액세스 저널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논문으로 실렸다.

 논문의 공동 수석저자인 프타체크 교수는 "누구나 하루 8시간은 자야 한다는 도그마가 있는데 유전학적으로 보면 사람마다 필요한 수면의 양이 다르다는 게 확인됐다"라면서 "사람마다 키가 다르지만, 어느 정도의 신장이 완벽하다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UCSF의 웨일 신경과학 연구소에서 '가족성 선천성 단기 수면'(FNSS) 특성을 가진 사람들을 10년 넘게 연구했다.

 FNSS는 수면 패턴의 유전적 변이로 수면·각성(sleep-wake) 시간과 수면의 양이 보통 사람과 다른 유전 형질을 말한다.

 이런 사람은 하룻밤에 4시간 내지 6시간만 자고도 낮에 정상적인 활동을 한다.

 연구팀은 FNSS 가족의 유전체를 샅샅이 검사해 찾아낸 5개의 관련 유전자를 이번에 공개했다.

 이들 유전자는 짧은 시간을 자고도 주간 활동에 지장을 받지 않는 능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는 같은 연구소의 동료 과학자로서 논문의 공동 수석저자를 맡은 푸잉후이 박사의 가설을 검증한 것이다.

 뇌 신경학자들은 수면 부족이 많은 사람에게 신경 퇴행을 촉진할 거로 믿는다.

 그런데 푸 박사는 FNSS 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경우 효율적인 수면 능력 덕에 신경 퇴행 질환을 피할 거라는 가설을 내놨다.

 FNAA 특성이 있으면 뇌가 더 짧은 시간에 수면의 임무를 완수할 거라는 게 핵심이다.

 다시 말해 보통 사람보다 짧은 시간 자도 수면의 효율성이 높기 때문에 수면 부족을 겪지 않는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생쥐 모델 실험에서 FNSS 유전자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알츠하이머병 유전자를 가진 생쥐에게 FNSS 유전자가 생기자 조작하자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 같은 치매 특징 단백질이 훨씬 덜 생겼다.

 '짧은 수면'(short-sleep) 유전자와 알츠하이머병 유전자를 다른 걸로 바꿔 실험해도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

 프타체크 교수와 푸 박사는 이 유전자가 다른 뇌 신경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어떤 역할을 할 거로 보고 있다.

 수면 장애는 거의 모든 뇌 질환 환자에게 공통으로 나타난다.

 대만 출신인 푸 박사는 "인간이 잠들었다가 깨는 데는 여러 뇌 영역의 원활한 공조가 필요하다"라면서 "이런 뇌 영역이 손상되면 아예 잠을 못 자거나 잠들더라도 숙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가 치료제로 개발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프타체크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가 발견한 유전자는 그림 맞추기 퍼즐의 조각 몇 개에 불과하다"면서 "지금은 가장자리와 구석에서 조각이 들어갈 위치를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고무적인 진전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연구팀이 발견된 5개의 FNSS 유전자 중 하나는, 용도 재지정을 거쳐 작용 표적으로 쓸 만한 약이 이미 개발돼 있다고 한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질병청 "新 탄저백신, 기존 독소·부작용 없애…올해 비축 시작"
질병관리청은 국내 개발 신규 탄저 백신이 기존 백신과 달리 독소를 포함하지 않아 안전성이 입증됐다며, 올해 내로 생산과 비축을 시작할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질병청은 ㈜녹십자와 협력해 국내 기술로 세계 최초의 유전자 재조합 단백질 방식 흡착 탄저 백신(배리트락스주)을 개발했고 해당 품목은 지난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정윤석 질병청 고위험병원체분석과장은 이날 기자단 대상 브리핑에서 신규 백신에 대해 "기존 백신과 가장 큰 차이점은 백신 주원료인 탄저균의 방어 항원 생산 방식"이라며 "기존에는 탄저균 배양액을 정제하다 보니 미량의 독소가 포함돼 부작용 가능성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독소를 생산하지 않는 균주를 사용, 방어 항원만을 순수하게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렇게 탄저균의 방어 항원 단백질을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제조, 의약품으로 상용화한 사례는 세계 최초다. 흡입 탄저의 경우 치명률이 97%에 달하는 탄저병은 법정 제1급 감염병으로, 그 균은 생물테러에 악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갑정 질병청 진단분석국장은 "1997년 기초 연구에 착수해 30년 가까이 준비한 노력이 결실을 보았다"며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주말에 몰아서 하는 운동, 건강증진 효과는?…"운동량 충분하면 OK"
운동을 매일 하지 않고 주말에 몰아서 하더라도 당뇨병 유병률이 낮아지는 등 건강 증진 효과는 유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경희의료원 디지털헬스센터 연동건 교수 연구팀은 질병관리청의 지역사회건강조사(2009∼2022년) 데이터를 토대로 성인 242만8천448만명의 당뇨병과 신체활동의 연관성을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운동량만 충분하다면 운동 빈도 자체는 큰 영향이 없다는 걸 확인한 것으로, 평일에 규칙적으로 하든 주말에 집중적으로 하든 적절한 운동량만 지킨다면 당뇨병 유병률 감소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 결과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일주일에 75∼150분 중강도 또는 75분 이상의 고강도 운동'을 하는 집단의 당뇨병 유병률은 신체활동을 하지 않는 집단에 비해 16%가량 낮았다. 다만 이 수준까지 운동량이 증가하면 당뇨병 유병률이 떨어지지만, 그 이상으로 운동한다고 해서 추가적인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중강도 운동과 고강도 운동을 WHO 권고량 범위 내에서 적절히 병행하는 게 당뇨병 유병률 감소와 가장 크게 연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말에 운동을 집중적으로 몰아서 하는 집단과 평일에 규칙

메디칼산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