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푸스병 피부 발진, 햇볕 많이 쬐면 왜 심해질까

겉으론 멀쩡한 피부도 '염증 신호' 강해
피부 이동 수지상세포, 인터페론 신호로 '염증 촉진'형 전환
미국 미시간 의대 연구진, 저널 '사이언스 중개 의학' 논문

 루푸스병(lupus)은 면역 이상으로 온몸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우리 말로는 '전신 홍반성 낭창'이라고 한다.

 루푸스에 걸리면 장기, 혈관계, 조직 등이 염증으로 손상돼 기능 부전으로 이어진다.

 희소 질환이긴 하나,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훨씬 많다. 특히 가임기 여성에게 많이 생기는 경향을 보인다.

 루푸스병 환자의 70∼80%는 다른 부위의 염증과 별개로 피부 발진이 나타난다. 이를 따로 '피부 홍반 루푸스'(CLE)라고 한다.

 이 유형의 루푸스 환자는 자외선에 민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환자의 30∼40%는 장시간 햇빛에 노출될 경우 증상이 악화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 미시간 의대 과학자들이 루푸스병의 숨겨진 비밀을 하나 밝혀냈다.

 루푸스병 환자는 발진이 생겼을 때와 똑같은 염증 신호가 정상 피부에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환자에 따라선 정상 피부의 염증 신호가 발진 시보다 훨씬 더 강한 경우도 있었다.

 미셸 칼렌버그 류머티스학 부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저널 '사이언스 중개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논문으로 실렸다.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피부에 자외선 자극이 가해져 루푸스병의 염증을 악화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할 실마리를 찾은 거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7명의 루푸스 환자로부터 발진이 생긴 피부와 겉보기에 정상인(normal-appearing) 피부의 샘플을 각각 채취해 단세포 RNA 시퀀싱(염기서열 분석)을 진행했다.

 루푸스 환자는 예외 없이 피부의 자외선 민감성을 유발하는 1형 인터페론 신호가 대조군보다 강했다.

 특이하게도 가장 강한 인터페론 신호는 염증이 생긴 피부가 아니라 정상 피부에서 잡혔다.

 이렇게 인터페론 신호가 강한 특성은 표피를 구성하는 각질형성세포에 나타난 게 아니었다.

 과학자들은 피부의 연결조직을 만드는 섬유모세포(fibroblast)에서 인터페론 신호가 강해진 변화를 관찰했다.

 이는 모든 피부 세포 유형에서 유전자 전사를 왜곡했고, 세포와 세포 사이의 신호 교환을 교란했다.

 루푸스병 환자의 피부는 겉보기에 멀쩡해도 언제든지 염증 반응을 일으킬 준비가 돼 있다는 걸 시사한다.

 연구팀은 면역세포가 루푸스병의 염증 진행을 어떻게 촉진하는지도 검사했다.

 선천 면역계의 주요 멤버인 단핵구(monocyte)의 하위 유형, 다시 말해 루푸스 환자에게 많은 CD16 양성 수지상세포(CD16+dendritic cell)이 핵심 역할을 했다.

 이들 세포는 혈액에 섞여 피부로 몰려갈 때 염증성 세포로 전환하는 인터페론 '세포 교육'(cell education)을 거쳤다.

 이 과정을 통과한 수지상세포는 표현형(phenotype)이 '염증 촉진성'으로 바뀌었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칼렌버그 교수는 "루푸스병 환자의 피부 환경, 특히 피부 내에 발현하는 인터페론이 수지상세포의 성질을 바꿔 나머지 면역계의 스위치가 켜지게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인터페론도 선천 면역계에서 중요한 기능을 한다.

 일례로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가 침입했을 때 위험 경보를 울리는 게 인터페론이다.

 하지만 자가면역질환에선 인터페론이 악역을 맡는다.

 실재하는 위협 요인이 없을 때 인터페론이 너무 많이 생성되면 면역세포가 돌변해 자기 세포를 공격한다.

 아직 어떤 자극 요인이 면역 반응의 균형을 무너뜨려 심한 발진을 일으키는지 모두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자외선이 포함된다는 건 이번 연구로 확실해졌다.

 특히 피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수지상세포의 염증성이 강해진다는 게 중요한 발견이라고 과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연구팀은 루푸스병으로 타격을 받는 뇌, 신장 등의 과도한 면역 반응도 동일한 과정을 거쳐 촉발될 수 있다고 본다.

 이렇게 세포 수준의 면역 반응 변화를 이해하면 루푸스병을 치료하는 정밀 의학도 가능해질 거로 기대된다.

 환자 개개인의 면역 특성을 분석해 치료 옵션 등을 결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논문의 공동 제1 저자인 앨리슨 빌리 박사는 "피부 증상에 초점을 맞춘 이번 연구를 통해 어떤 면역세포가 어떤 방법으로 루푸스병의 염증을 조율하는지 부분적인 통찰을 갖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의협 "준비되지 않은 의대 증원 멈춰야…의료서비스 질 저하"
정부가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에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의대 증원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의협은 31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합리적 의대 정원 정책을 촉구하는 전국의사대표자회의'를 열어 결의문을 발표하고 "정부는 앞으로 다가올 2027년 의학교육 현장의 현실을 인정하고 졸속 증원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의협은 "강의실도, 교수도 없는 현장에서 수천 명의 학생을 한데 몰아넣는 것은 정상적인 교육이라 할 수 없다"며 "현장이 수용할 수 없는 그 어떤 숫자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준비되지 않은 의대 증원은 수백조 재정 재앙을 미래세대에 물려줄 것"이라며 "정부는 증원의 허울 좋은 명분 뒤에 숨겨진 건보료 폭탄의 실체를 국민 앞에 정직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특히 "정부가 전문가 다수의 의견을 묵살하고 가짜 숙의를 강요한다면 더 인내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정부는 2027학년도 의대 정원 확정을 위해 무리하게 시간에 쫓기며 또다시 '숫자놀음'을 반복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국 의대의 67.5%가 강의실 수용 능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메디칼산업

더보기
콜마비앤에이치, 화장품 자회사 팔고 건기식 집중…사업 재편
콜마비앤에이치가 화장품 자회사와 사업부문을 매각·양도하고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한다. 콜마비앤에이치는 30일 종속회사인 화장품 제조업체 콜마스크 지분 100%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또 종속회사 HNG의 화장품 사업부문의 자산, 부채 등 영업일체를 계열사인 콜마유엑스에 195억3천만원에 양도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분 매각과 사업부문 양도로 콜마비앤에이치에는 화장품 관련 사업이 남지 않게 됐다. 지분 처분과 사업부문 양도 가액은 각각 203억7천만원, 195억3천만원으로 회사는 약 399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회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조치는 건강기능식품 ODM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이를 통해 계열사 간 역할을 명확히 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목표다. 중장기적으로는 기능성 원료와 제형기술, 천연물 기반 소재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면역 체계 강화, 피부 재생, 뇌 인지 기능 강화 등 건강 수명 확장 관련 분야로 연구·사업의 범위를 확대해 생명과학기업으로 거듭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