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세포 죽어가는 '루게릭병' 실험 신약, 기존 약보다 효과 크다"

 운동신경 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치명적인 질환인 루게릭병(ALS: 근 위축성 측삭경화증) 치료를 위해 개발된 실험 신약(NU-9)이 기존의 약보다 효과가 큰 것으로 밝혀졌다.

 루게릭병은 운동을 담당하는 신경세포가 퇴행성 변화로 점차 소실되면서 근력 약화와 근육 위축으로 언어장애, 사지 무력, 체중감소 등의 증세가 나타나다가 결국 호흡 기능 마비로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인 리처드 실버만 교수와 한데 오츠딘러 교수가 개발한 이 실험 신약은 생쥐 실험에서 현재 루게릭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약으로 쓰이고 있는 릴루졸(Riluzole)과 에다라본(Edaravone)보다 효과가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최근 보도했다.

 현재 루게릭병은 치료제는 없고 진행 속도를 늦추는 이 두 가지 약만 있을 뿐이다. 이 두 가지 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유전자 변형 루게릭병 생쥐 모델(SOD1 ALS mouse model)을 이용한 실험에서 이 실험 신약은 대뇌의 운동을 담당하는 상위 운동신경세포(upper motor neuron)의 축삭돌기(axon) 길이를 늘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삭돌기는 상위 운동신경 세포들을 서로 연결해 주는 수십억 개의 가느다란 신경섬유다.

 축삭돌기는 뇌와 척수를 연결, 운동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피질 척수로(corticospinal tract)를 만들어 준다. ALS 환자는 이 뇌척수로가 퇴화하면서 급속하고 치명적인 운동마비가 일어난다.

 이 실험 신약이 투여된 루게릭병 모델 쥐들은 60일 후 병든 신경세포가 건강한 신경세포와 비슷하게 바뀌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러한 효과는 릴루졸, 에다라본과 병행 투여했을 때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에서 이 실험 신약이 루게릭병 환자의 상위 운동신경세포를 병들게 하는 중요한 2대 요인인 ▲신경세포 내 단백질의 잘못 접힘(protein misfolding)과 ▲단백질의 응집(aggregation)을 개선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두 가지 요인은 신경세포에 독성으로 작용해 신경 퇴화를 촉진한다.

 실버먼 박사는 작년 아카바 세러퓨틱스(AKAVA Therapeutics)라는 제약회사를 설립, 이 신약의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아카바 사는 FDA에 NU-9을 동물실험을 거쳐 환자에게 직접 시험할 수 있는 임상시험용 신약(IND:Investigative New Drug)으로 승인해 주도록 신청할 계획이다.

 1상 임상시험은 내년 초, 2상 임상시험은 2024년 초로 예상하고 있다고 실버먼 박사는 밝혔다.

 그는 이 신약이 루게릭병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루게릭병이란 명칭은 1930년대 미국의 유명 야구선수 루 게릭이 38세의 젊은 나이로 이 병에 걸려 사망하자 그를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 전문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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