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트라조신', 퇴행성 질환 루게릭병에도 효과?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중 하나인 테라조신(terazosin)이 대표적인 운동신경 질환(MND: motor neuron disease)인 루게릭병(근 위축성 측삭경화증) 치료에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운동신경 질환은 근육을 조절하는 뇌와 척수의 운동신경 세포가 손상되는 퇴행성 질환이다.

 대표적 질환이 루게릭병이다.

 루게릭병은 운동 신경세포가 퇴행성 변화에 의해 점차 소실돼 근력 약화와 위축으로 언어 장애, 사지 위약, 체중 감소, 폐렴 등의 증세가 나타나다가 결국 호흡 기능 마비로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테라조신은 원래 적응증이 고혈압을 치료하는 혈압 강하제였으나 나중 전립선의 평활근 이완 효과가 발견돼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영국 에든버러 대학 유언 맥도널드 운동신경 질환 센터(Euan MacDonald Centre for Motor Neurone Disease)의 헬레나 체이토 박사 연구팀은 테라조신이 루게릭병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시험관 실험과 동물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최근 보도했다.

 테라조신은 운동 신경세포의 에너지 생산을 증가시켜 운동신경의 소실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루게릭병에서 운동 신경이 죽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루게릭병 초기 단계에서는 운동신경 세포의 에너지 생산이 줄어든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테라조신은 앞서 뇌졸중과 파킨슨병의 동물 모델에서 세포의 에너지 생산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된 일이 있다.

 연구팀은 테라조신이 운동신경 질환에도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연구팀은 세포에서 에너지 생산에 관여하는 당 분해 효소인 포스포글리세르산 키나제-1(PGK1)에 연구의 초점을 맞추었다.

 연구팀은 먼저 인간 유전자 연구에 동물 모델로 흔히 쓰이는 제브라피시(zebrafish)에 PGK1 효소를 과발현(overexpression)시키거나 테라조신을 투여해 봤다.

 그 결과 두 방법 모두 PGK1 효소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운동신경의 활동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어 루게릭병 모델 쥐에 테라조신을 투여했다.

 그러자 요부 척수(lumbar spinal cord)의 운동 신경세포가 늘어나면서 운동신경 마비의 진행이 지연되고 생존율이 높아졌다.

 연구팀은 또 루게릭병 모델 쥐에서 채취한 배아 줄기세포를 시험관에서 운동신경 세포로 분화시켜 테라조신에 노출해 봤다.

 그 결과 스트레스에 의한 운동신경 사멸이 억제되고 기초 당 분해율(basal glycolysis rate)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옥스퍼드 대학 운동신경 질환 치료·연구 센터(MND Care and Research Centre)의 루게릭병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테라조신이 이 병의 진행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는 타당성 조사(feasibility study)를 시행해 좋은 결과가 나오면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테라조신은 운동신경 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인 파킨슨병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전에 발표된 일이 있다.

 루게릭병이란 명칭은 1930년대 미국의 유명 야구선수 루 게릭이 이 병에 걸려 38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하자 그를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의학 전문지 '이바이오 메디신'(eBio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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