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토양 세균에서 슈퍼박테리아 죽이는 항생제 찾았다"

국제연구팀 "항생물질 '클로비박틴', 내성 유발 없이 박테리아 퇴치 가능"

 네덜란드와 독일 등 국제 연구팀이 지금까지 기술로는 배양할 수 없었던 미지의 세균으로부터 기존 항생제와 전혀 다른 메커니즘으로 슈퍼박테리아를 죽이는 새로운 항생물질을 발견했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 마르쿠스 와인가스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과학저널 '셀'(Cell)에서 이전에는 연구할 수 없던 박테리아에서 분리한 항생물질 '클로비박틴'(Clovibactin)이 다제내성 슈퍼박테리아까지 죽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와인가스 교수는 "클로비박틴은 이전에는 배양할 수 없던 토양 박테리아에서 분리됐기 때문에 병원성 박테리아들은 기존 항생물질에 노출된 적이 없고 이에 대한 내성을 키울 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클로비박틴은 박테리아를 둘러싼 세포벽을 구성하는 필수 분자들을 표적으로 삼아 세포벽 합성을 막는 메커니즘으로 박테리아를 죽일 뿐 아니라 이 물질에 대한 내성이 생기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미국 제약 벤처기업 노보바이오틱 파마슈티컬과 노스이스턴대 킴 루이스 교수팀이 토양 박테리아에서 발견한 항생물질 클로비박틴의 작용 메커니즘을 밝혀내고 쥐 실험으로 박테리아 퇴치 효과를 확인했다.

 공동연구자인 노보바이오틱과 루이스 교수는 이전까지 배양이 불가능해 '박테리아 암흑 물질'(bacterial dark matter)로 불려 온 세균을 배양하는 장치를 개발하고 노스캐롤라이나주 모래 토양에서 분리한 박테리아(E. terrae ssp. Carolina)에서 클로비박틴을 발견했다.

새로 발견된 항생제 '클로비박틴'의 화학구조와 작용 메커니즘

 분석 결과 클로비박틴은 박테리아를 둘러싼 외피구조인 세포벽의 필수 구성 물질 전구체 3가지를 표적으로 삼아 박테리아를 죽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공동 교신저자인 독일 본대학 탄자 슈나이더 교수는 "클로비박틴의 다중 표적 공격 메커니즘이 박테리아 세포벽 합성을 여러 위치에서 동시에 차단한다"며 "이 메커니즘이 클로비박틴의 활성 을 높이고 내성 발현을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고체 핵자기공명(NMR) 분석 결과 클로비박틴은 박테리아 세포벽 구성 물질의 전구체들에 모두 존재하고 변하지 않는 부분인 피로인산염(pyrophosphate)에 결합해 박테리아를 공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에 감염된 면역계 이상 쥐 모델에 투여한 클로비박틴이 면역계 도움 없이도 감염을 통제할 수 있고, 그 효과는 반코마이신과 비슷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와인가스 교수는 "'클로비'는 새장(cage)을 뜻하는 그리스어 '클로비'(Klouvi)에서 온 것으로 클로비박틴은 피로인산염을 감싸 세포벽 합성을 막는다"며 "박테리아 표면에만 있는 피로인산염에만 결합하기 때문에 인간 세포에는 독성이 없고 내성 발현도 어려워 더 개선된 치료제 설계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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