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설에도 겨울이 짧아진다?

100년 전보다 겨울 22일 줄고 여름 29일 늘어
온실가스 배출 심하면 2100년에는 겨울 '단 24일'

  유난히도 길고도 무더웠던 올해 여름에 이어 짧은 가을을 거쳐 최근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면서 12월 겨울의 문턱에 성큼 다가섰다.

 예전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던 9월 중순까지도 올해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여름이 길어졌고, 그만큼 겨울은 짧아졌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겨울옷은 비싼데 사봐야 얼마 입지도 못해 아깝다", "여름 모기가 11월까지도 기승이다" 등의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로 겨울은 짧아지고 여름은 길어졌을까? 만약 그렇다면 사계절의 길이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기상청 데이터를 통해 살펴봤다.

 우리나라는 북반구 중위도에 위치해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편이다. 보통 계절은 봄(3∼5월), 여름(6∼8월), 가을(9∼11월), 겨울(12∼2월)로 3개월 단위로 구분한다.

 다만 기상학적 계절 구분은 이와는 다르다. 9일 이동평균을 사용해 봄은 일평균 기온이 5도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내려가지 않는 첫날을 시작으로 본다.

 여름은 일평균 기온이 20도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내려가지 않는 첫날, 가을은 일평균 기온이 20도 미만으로 내려간 후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이다.

 마찬가지로 겨울은 일평균 기온이 5도 미만으로 내려간 후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이 시작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온화한 제주도는 이 기준에 따르면 지난 60여년간 겨울이 없었다.

 기상청이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12년부터 2020년까지 약 110년간 우리나라의 사계절 시작일과 지속 기간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여름은 길어지고 겨울은 짧아졌다.

 1912년부터 1940년까지 약 30년간 겨울은 11월 29일 시작해 109일 동안 지속돼 '가장 긴 계절'이었다.

 이 기간 여름은 98일, 봄은 85일, 가을은 73일이었다.

 1981년부터 2010년까지는 겨울이 12월 3일 시작해 94일 동안 지속됐다. 가장 긴 계절은 114일인 여름에 내줬고, 이 기간 봄은 87일, 가을은 70일이었다.

 이후 가장 최근인 2010년부터 2020년까지 겨울은 12월 2일 시작해 87일 동안 지속됐고, 여름은 127일, 봄은 87일, 가을은 64일로 집계됐다.

 1900년대 초중반과 최근 10년을 비교하면 겨울은 22일 줄고, 여름은 29일 늘어난 것이다.

 ◇ 온실가스 배출 심하면 2100년에는 겨울 '단 24일'

 이런 추세의 계절 변화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점점 심해질 전망이다.

 기상청 기후정보포털에 따르면 'SSP5-8.5'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때 2091∼2100년 겨울은 1월 4일 시작돼 같은 달 28일 끝나 24일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여름은 대폭 늘어 173일로 한해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게 된다.

 SSP5-8.5는 '산업기술의 빠른 발전에 중심을 두어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고 도시 위주의 무분별한 개발이 확대될 경우'를 가정하는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로, 통상 '고탄소 시나리오'로 불린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겨울 길이가 짧아졌을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로 인한 전 세계적 흐름에 따라 기온도 꾸준히 상승했다.

 최근 30년(1991년∼2020년)과 과거 30년(1912∼1940년)의 결과를 비교해 장기적 기후변화를 분석하면 평균 기온은 1.6도 높아졌고, 최고기온과 최저기온도 각각 1.1도와 1.9도 상승했다. 연 최저기온은 3.1도 상승했다.

 폭염 일수와 열대야 일수는 1.0일과 8.4일 늘어났지만, 한파 일수는 4.9일 줄어들었다.

 다만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전국의 한파 일수는 평균 7일이었으나 극심한 폭염이 있었던 2018년에는 오히려 한파 일수가 12일로 평균보다 길었다.

 한국기후변화학회지에 실린 '우리나라의 겨울철 기온 변화 및 한파 발생빈도 분석' 연구보고서는 "전반적인 겨울철 기온 상승이 확인되지만, 극한기후 현상 빈도는 대체로 증가하고 있어 향후 극한 기온 현상 발생빈도의 증가로 인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했다.

 올여름 전국 평균기온은 25.6도로 전국으로 기상관측망을 확대한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다.

 특히 역대 여름철 평균기온이 높았던 1∼5위 중 1위(2024·25.6도), 2위(2018년·25.3도), 3위(2013년·25.2도), 5위(2023년·24.7도)가 2010년 이후에 집중돼있다.

 국립기상과학원 분석에 따르면 21세기 말(2081~2100년) 지구 평균기온은 온실가스 배출 정도에 따라 20세기 말∼21세기 초에 비해 1.9∼5.2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온난화·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돼 전 지구에 비해 연평균 기온 증가와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독성硏, '영원한 화학물질' PFOA가 뇌 염증 일으키는 기제 밝혀
국가독성과학연구소 가민한 박사 연구팀은 유해 물질인 '과불화옥탄산'(PFOA)이 뇌 신경 염증을 일으키는 기제를 규명했다고 최근 밝혔다. 과불화옥탄산은 주방용품, 섬유, 식품 포장재, 소화기 거품 등에 널리 사용되는 과불화화합물(PFAS) 계열 물질로,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잔류해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린다. 과불화옥탄산이 신경 염증을 유발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으나, 구체적인 작용 원리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PFOA를 뇌 속 별세포(뇌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에 노출하면 소포체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소포체는 단백질의 합성과 수송이 이뤄지는 세포 소기관으로,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잘못 접힌 단백질이 쌓여 세포에 부담을 주게 된다. 이와 함께 자가포식(세포가 자신의 일부를 분해하는 과정) 작용이 발생하며 별세포의 과활성화 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포식은 손상·노후 세포를 분해·재활용하는 역할을 하지만, 과도하게 활성화될 경우 오히려 염증 반응을 악화시킬 수 있다. 과불화옥탄산에서 소포체 스트레스, 자가포식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차단함으로써 별세포의 과활성 상태를 억제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메디칼산업

더보기
"해외 시장 직접 공략"…직판 체제 강화하는 제약·바이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판매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현지 파트너사를 거치는 것보다 초기 비용은 더 많이 들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직판이 수익 증대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달 스페인에서 직판 체제를 구축했다. 기존 스페인 유통 파트너사 '컨파마'와 협의를 거쳐 현지법인 주도의 직판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지난해 말에는 스위스 제약 유통사 '아이콘'을 인수하며 현지 직판에 착수했다. 셀트리온은 2020년 '램시마'를 시작으로 유럽에서 전 제품에 대한 판매 방식을 직판으로 전환했다. 2023년에는 미국 시장 판매 구조도 직판 형태로 바꿨다. 이 회사는 최근 분기 보고서에서 직판에 대해 "각 국가 내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다년간 쌓은 시장 경험 및 노하우를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하태훈 셀트리온 유럽본부장도 최근 셀트리온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유럽 법인의 성장 배경으로 '직판을 통한 소통'을 지목했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는 미국 직판 플랫폼을 기반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엑스코프리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