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중단·기술 반환…제약·바이오업계 잇단 악재

안전성·경제성 부족 등 사유…"파이프라인 재정비·자체 개발 기회 될 수도"

 제약·바이오 기업이 임상을 중단하거나 빅파마(대형 제약사)에 이전한 기술을 반환받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신약 개발 등에 있어 악재이지만 한편으로는 차세대 파이프라인에 자원을 집중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름테라퓨틱은 "ORM-5029의 1상 임상에서 도출된 임상적 안전성, 약물동태학, 약력학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며 "임상 중단은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통풍 치료제 'LC350189'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자진 중단했다. 해당 치료제는 지난해 임상에서 위약 대비 우월성 등이 확인된 바 있다.

 LG화학은 임상 중단 이유에 대해 "미국 시장 조사 결과 투자 비용 회수 등 경제성 측면에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펩트론도 연골무형성증 치료제 후보물질 'PND3174'의 제1a상 임상시험계획을 자진 취하했다.

 이 회사는 해당 임상에서 PND3174의 안전성, 내약성 등을 평가할 계획이었으나 추가적인 비임상 자료 확보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돼 임상시험계획 취하를 결정했다.

 글로벌 제약사에 이전한 기술이 개발 중단되거나 권리 반환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티움바이오는 이탈리아 제약사 키에지로부터 호흡기질환 치료제 개발 프로그램 'NCE401'에 대한 계약 해지 및 권리반환을 통보받았다.

 키에지는 2018년 티움바이오와 NCE401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한 뒤 글로벌 임상과 상업화를 담당했다.

 이후 NCE401 특허를 활용해 신규 유도체 물질을 발굴하려 했으나 이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권리를 반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링거 인겔하임은 유한양행에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및 관련 간질환 치료제에 대한 개발 중단 및 권리 반환을 통보했다.

 앞서 유한양행은 2019년 베링거 인겔하임에 내장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및 섬유아세포 성장인자21(FGF21) 이중 작용 항체인 'BI 3006337'을 기술 수출했다.

 이에 대한 개발 중단 및 권리 반환은 베링거 인겔하임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유한양행은 설명했다.

 대웅제약도 지난해 말 미국 제약사 비탈리바이오로부터 경구용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DWP213388'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 의향을 통보받았다.

 이 같은 사례는 제약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임상을 중단하면 신약 개발을 이어갈 수 없고, 기술이 반환될 경우 수출한 치료제 등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기업 가치도 타격을 입는다. 오름테라퓨틱 주가는 지난달 28일 ORM-5029 개발을 자진 중단한다는 소식에 하한가를 기록했다.

 다만 제약업계가 이를 재도약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임상을 자진 중단한 오름테라퓨틱, LG화학 등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차세대 파이프라인에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LG화학의 경우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연구개발(R&D) 비용이 한정된 만큼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경쟁력 낮은 파이프라인을 일찌감치 정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기술 반환된 물질을 자체 개발해 경쟁력을 되살리는 전략도 추진된다.

 유한양행은 미충족 의료수요, 임상시험에서의 긍정적인 안전성 결과 등을 고려해 BI 3006337을 지속 개발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앞서 한미약품의 경우 얀센에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비만·당뇨 치료제 후보물질로 수출했다가 기술을 반환받았지만, 이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해 2020년 MSD에 다시 기술 수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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