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뿌리가 중력 방향으로 굽어 내려가는 원리 찾았다"

英·中 연구팀 "식물 호르몬 '옥신'의 뿌리 중력굴성 조절 작용 확인"

 식물 뿌리는 중력 방향으로 자라는 중력굴성(gravitropism)을 보이는 것은 '옥신'(auxin)이라는 호르몬이 특정 유전자를 활성화해 뿌리 세포 아랫부분과 윗부분의 세포벽 성장 차이를 유발해 뿌리가 중력 쪽으로 굽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노팅엄대 라훌 보살레 교수팀과 중국 상하이교통대 황궈창 교수팀은 최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서 식물 호르몬인 옥신이 어떻게 뿌리가 중력 방향으로 굽어 내려가도록 작용하는지 실험으로 규명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식물 뿌리의 각도는 뿌리 시스템의 핵심적 특징이며 식물과 환경이 상호작용하는 중요한 접점으로 주로 중력굴성에 의해 결정된다. 중력굴성은 중력에 반응해 뿌리 윗부분과 아랫부분 세포가 서로 다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벼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뿌리 중력굴성이 나타나는 과정에 옥신과 특정 유전자들이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분자 수준에서 확인했다.

 먼저 'OsILA1'이라는 단백질이 벼 뿌리의 표피 세포벽을 단단하게 만든다는 점에 주목, OsILA1 기능을 제거한 변이를 만든 결과 이 벼의 뿌리는 중력에 반응해 휘어지는 성질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미경 분석에서도 정상 벼는 중력 자극을 받으면 뿌리 아랫부분 세포벽이 두꺼워졌지만, OsILA1이 없는 변이체에서는 이런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어 정상 벼와 OsILA1 변이체를 옥신 유사체(NAA)로 처리하자 정상 벼는 OsILA1 유전자가 활성화돼 세포벽이 더 두꺼워졌으나 OsILA1 변이체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이는 옥신 신호가 OsILA1을 거쳐 세포벽 강화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팅엄대 보살레 교수는 "지금까지는 옥신이 어떻게 뿌리 아랫부분의 세포 성장을 억제하는지 알 수 없었다"며 "이 연구는 옥신이 세포벽 합성을 촉진해 아래쪽 벽을 강화하고 그 결과 아랫부분의 성장을 막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옥신의 작용으로 중력 반대 방향인 위쪽 세포 성장은 촉진되고 아래쪽은 벽이 두꺼워져 성장이 억제되면서 뿌리가 중력을 향해 굽어지는 중력굴성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이 연구 결과는 식물 뿌리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데 근본적으로 중요한 발견"이라며 "호르몬의 작용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면 토양 속 장애물을 극복하고 스트레스에 강한 작물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출처 : Science Advances, Rahul Bhosale et al., 'Auxin controls rice root angle via kinase OsILA1-mediated cell wall modifications', https://doi.org/10.1126/sciadv.ady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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