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에 치명적인 장 천공 조기에 찾는 AI 모델 개발"

서울아산병원 교수팀 개발…"외부 검증에서도 84% 정확"

  인공지능(AI) 기술로 엑스레이(X-ray) 영상을 분석해 신생아의 장 천공 여부를 판별하는 모델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영상의학과 윤희망·융합의학과 김남국·신생아과 이병섭 교수팀은 최근 AI로 신생아의 장 천공 여부를 판단하는 판독 모델을 개발했다.

 신생아 장 천공은 괴사성 장염 등으로 장에 구멍이 생겨 생명까지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또 천공 진단을 위해 엑스레이 검사로 복강 내 공기가 차 있는지 확인하는데, 통상 영상에서 장 천공 여부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정확한 판독이 쉽지 않았다.

 기존에 AI 판독 모델이 있었으나 이는 성인 데이터를 기준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신생아에게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신생아 엑스레이 영상을 이용해 장 천공 여부를 분류하면서 복강 내 공기가 차 있는 영역까지 함께 학습해서 표시해 주는 학습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1995년 1월∼2018년 8월 서울아산병원 소아 엑스레이 영상 약 260만건을 수집했고, 최종적으로 장 천공 영상 294건과 대조군 영상 252건을 선별해 모델에 학습시켰다.

 이렇게 개발한 AI 판독 모델은 내부 검증 결과, 진단 정확도 94.9%를 기록하며 복강 내 공기가 차 있는 영역까지 찾아냈다.

 외부 데이터를 통해 검증했을 때도 진단 정확도는 84.1%로 전문의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의료진이 이 모델을 사용했을 때의 보조 효과를 평가했을 때도 진단 정확도가 기존 82.5%에서 86.6%로 개선됐다.

 윤희망 교수는 "신생아 장 천공은 응급도가 높아 신속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영상 소견이 모호하고 성인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 판독의 경험에 따라 진단율이 크게 달라진다"며 "AI 판독 모델은 전문의 수준의 정확도를 입증했을 뿐만 아니라 의료진 간 판독 일치도 역시 향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체의학분야에서 저명한 국제학술지 '컴퓨터 의학 및 생물학'(Computers in Biology and Medicine, 피인용지수 6.3) 최신호에 실렸다.

영상의학과 윤희망(왼쪽부터), 융합의학과 김남국, 신생아과 이병섭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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