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성분공개법 내달 시행…"'덜 해로운 담배' 오도 주의해야"

담배업체가 2년마다 검사받아 제출…공개 범위·방법은 위원회서 결정
"금연 대신 유해성분 적은 제품 찾게 될 우려…함유량 표기 신중해야"

 담배 속 유해 성분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법이 내달부터 시행된다.

 담배의 유해성을 투명하게 알려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의도치 않게 소비자를 오도하는 일이 없도록 함유량 표기엔 신중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하위법에 따르면 궐련 및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 성분에는 니코틴과 타르, 일산화탄소, 벤젠 등 44종이 포함됐으며,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 성분으로는 니코틴, 포름알데히드 등 20종이 들어갔다.

 현재는 담배사업법에 따라 타르와 니코틴만 담뱃갑에 함유량을 표기하게 돼 있는데, 법이 시행되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시판 담배에 함유된 이들 유해 성분 정보와 성분별 독성 여부 등을 소비자들이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유해 성분 함유량을 공식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특정 상품이 '덜 해로운 담배'라는 인상을 주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상품별로 함유량을 공개할 경우 국민들에게 A제품보다 B제품에 발암물질이 적게 들어 있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며 "사람들이 담배를 끊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저타르', '저니코틴' 담배를 찾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센터장은 이미 담배사업법을 통해 포장지에 니코틴 함량 등을 숫자로 표기하게 한 것이 "굉장히 위험"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2005년 가입한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11조 위반이라고도 지적했다.

 해당 조항에는 담배의 포장에 특정 제품이 다른 것보다 덜 유해하다는 허위 인상을 직·간접적으로 조성하는 용어·설명어·도형·기타 표지를 포함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이러한 용어에는 '저타르', '라이트', '마일드' 등이 포함됐다.

 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공개 대상에는 액상형 전자담배도 포함됐는데, 이러한 담배에 포함된 물질에 대해서는 연구된 바가 별로 없다"며 "유형별로 축적된 데이터가 다른 상황에서 섣불리 유해 성분과 함유량을 그대로 공개한다면 국민을 오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자칫하면 '식약처가 인증한 덜 해로운 담배'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유해 성분에 대한 보고는 정확하게 제출받되, 법의 목적인 '유해성 정보의 전달'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신중히 논의해 공개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시행 예정인 법에 따르면 유해성 검사 결과에 대한 공개 범위와 방법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보건복지부와 식약처가 협의해 임명하는 15명 이내의 담배유해성관리정책위원회 위원들이 결정하게 된다.

 이 센터장은 "법이 시행되고 위원회가 공개 방법에 대해 검토하게 되면 기존 담배사업법에 따른 니코틴·타르 함유량 공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새로운 법이 국제사회 가이드라인에 따른다고 하면 기존 법과 충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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