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자살1위' "정신건강 돌보고…가족은 가까운 보호망돼야"

광주 마음건강 주치의 윤형준 교수 "의학적으로 극복 가능…약복용·전화통화로 위험감소"
"사회적 과제, 누구나 조기 발견하고 도움받을 환경 만들어야"

 "자살은 의학적 관점에서 예방할 수 있는 죽음입니다."

 윤형준 조선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적절한 치료와 꾸준한 관심으로 자살 문제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고 30일 진단했다.

 윤 교수는 "항우울제 복용이나 인지행동치료만으로도 자살 감소에 효과가 있으며 리튬 복용은 양극성 장애 환자에서 자살 위험을 약 60% 감소시켰다는 보고가 있다"며 "전화 통화나 방문으로 자살 시도 환자를 6개월에서 1년간 정기적으로 관리하면 재시도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고립감 증가 등으로 자살 관련 지표가 전반적으로 악화했다.

 윤 교수가 활동 중인 광주의 경우 경제적 문제로 인해 자살하는 사례가 두드러지는 지역적 특성이 나타난다.

 지역 내 자살자 수가 2022년 358명, 2023년 388명, 지난해 411명 등 완만한 증가세인 데 반해 경제문제로 인한 자살 비율은 같은 기간 12.5%에서 31.6%로 급증했다.

 특히 40∼59세 중장년층이 전체의 약 4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오랜기간 OECD(경제협력개밝기구) 국가 중 1위라는 '치욕적인' 기록을 가지고 있어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전념해야 한다.

 윤 교수는 자살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예방해야 할 공중보건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개인, 가족, 회사 등 집단, 지역사회, 국가 등 저마다의 역할을 강조했다.

 윤 교수는 "개인은 자신의 정신건강을 돌보고 필요할 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가족은 경청과 지지로써 가장 가까운 보호망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직장과 학교, 지역사회는 우울증과 자살 사고의 조기 발견과 지원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국가는 정신건강 정책 수립, 복지 예산 확대와 의료 접근성을 높여 구조적 요인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1년부터 광주 동구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서 마음건강 주치의로 활동 중인 윤 교수는 앞서 언급했던 노력만으로 자살사고를 예방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윤 교수는 "이혼의 아픔을 겪은 뒤 알코올 중독 등 위험 증상을 보였던 어르신을 상담한 적 있었다.

 지속적인 관리와 상담 후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것 같다'는 말을 들었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회복과 치유 활동으로 올해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광주시로부터 자살 예방 유공 표창을 받기도 했다.

 윤 교수는 "정신건강과 자살 예방은 개인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적 과제이기 때문에 편견 없이 누구나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도움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로서 환자의 마음과 삶을 함께 돌보는 '통합적 진료'를 실현하겠다는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며 "지역사회와 연계해 자살 예방, 스트레스 관리, 회복 탄력성 향상 등 예방 중심의 정신건강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같은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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