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24일 쌀 수급 안정과 국산 콩 소비 확대를 위해 개발한 기능성 콩 '소만'이 재래 검정콩보다 3배가량 많은 항산화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농진청 연구진에 따르면 소만의 항산화 물질 안토시안 함량은 씨껍질 1g당 19.3㎎으로 재래종 검은콩(6.8㎎)보다 2.8배 많았다. 또 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이소플라본 비배당체 함량도 1g당 315㎍으로 재래종 검은콩(108㎍)보다 2.9배 높았다. 연구진은 동아대학교 이종호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소만에 함유된 항산화 물질의 실제 효능을 연구한 결과 암세포 증식과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소만 추출물을 뇌종양, 유방암, 피부암 3종 암세포에 처리했을 때 무처리한 대조군과 비교해 뇌종양 세포 수는 52.2%, 유방암 세포 수는 40.6%, 피부암 세포 수는 58.4% 줄었다. 동물실험에서도 소만 추출물을 투여한 실험 쥐의 피부암 종양 부피가 무처리한 쥐와 비교해 72.3% 작았고, 무게도 64.7% 적게 나가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은 이번 실험 결과를 국제학술지 '안티옥시던츠'(Antioxidants, IF 6.
신생아의 빠르게 뛰는 심장박동까지 재현할 수 있는 심혈관 모사 장치가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경희대 박윤석 교수 연구팀이 인간의 대동맥 판막 구조를 모사한 소프트 심장 밸브와 고정밀 심혈관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 사망원인 1위 질환으로, 조기 진단과 치료법 개발을 위해 인체의 혈압과 맥압 변화를 인공적으로 구현한 심혈관 시뮬레이터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다만 기존 기계식 밸브나 유압 펌프 방식의 심혈관 시뮬레이터는 부피가 크고 정밀 제어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신생아나 소아의 빠른 심박수와 고강도 운동 중 발생하는 부정맥 등 병리적 상태까지 구현하기 위해서는 응답 속도와 정밀도가 높은 밸브 시스템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사람의 대동맥 판막 구조를 본뜬 소프트 자성 밸브와 자성 심장판막을 핵심기술로 하는 심혈관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 3개의 판막엽으로 구성된 심장 대동맥 판막은 수축·이완기 심장 박동에 따라 혈액을 한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데, 이 3엽 구조를 닮은 자성 심장판막과 소프트 자성 밸브가 외부 자기장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마치 대동맥 판막처럼 자연스레 열리고 닫히게 된다. 유연성과 복원력이 우수한
부산대학교 연구팀이 유전자 가위의 부작용을 예측하는 맞춤형 도구 개발에 성공했다. 부산대학교 의생명융합공학부 박정빈 교수 연구팀은 강원대학교 생명과학과 김혜란 교수와 협력해 개인별 유전체 변이를 고려해 유전자 가위의 정확한 작용 위치와 잠재적 부작용 위치를 예측하는 웹 기반 도구를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 도구는 개인 유전체 데이터를 입력하면 맞춤형 DNA 지도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유전자 가위가 정확히 작동할 위치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위치를 알려준다. 연구팀은 이 도구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인간 유전체와 고추 품종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도구는 557개 생물종과 40개 유전자 가위 유형을 지원해 인간 치료부터 작물 개량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박정빈 부산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도구는 마치 유전자 가위를 위한 '맞춤형 내비게이션'과 같다"며 "개인별 DNA 특성에 맞춰 안전한 위치를 안내해 유전자 치료의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는 높이는 맞춤형 정밀 의료 시대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농촌진흥청 신육종기술개발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BK21
한국과학기술원(KAIST) 디지털바이오헬스AI연구센터는 질병을 스스로 판단해 신약을 발굴하는 인공지능(AI) 기술과 플랫폼 개발에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최고급 신진연구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2030년 12월까지 115억원을 들여 바이오·의료 분야에 특화된 한국형 챗GPT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다양한 의료 지식체계를 통합해 진단과 치료의 정밀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고성능 추론 모델 구축, 기호 기반 추론과 신경망 모델을 효율적으로 결합한 융합형 추론 플랫폼 개발, '셀 온톨로지' (cell ontology) 기반의 신약 개발·바이오마커 발굴 AI 기술 확보 등을 추진한다. 삼성서울병원, 네이버클라우드, 신약 개발 기업 히츠 등과 협력해 의료 지식체계를 활용한 임상 진단 AI 구축, 신약 개발을 위한 AI 기반 분자 타깃 탐색, 지식 확장이 가능한 AI 추론 플랫폼의 상용화까지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종철 디지털바이오헬스AI연구센터장은 "AI 추론 모델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KAIST가 바이오·의료 분야에 특화된 AI 기술 개발을 이끌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외국에서 제약사가 받는 약값을 불공정하게 인위적으로 억제하는 경우가 있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USTR은 23일(현지시간)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이며 미국의 환자들이 세계 제약 연구개발의 비용을 불균형하게 부담하도록 강제하는 효과가 있는 행동, 정책이나 관행과 관련해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의견 수렴 대상에는 외국에서 제약 제품의 가격을 공정한 시장 가격 아래로 억누르는 경우도 포함된다. USTR은 오는 6월 27일까지 의견을 접수할 계획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미국인의 약값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발표하고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약사들이 같은 약을 미국에서만 비싸게 팔고 있다면서 이는 사실상 미국 소비자들이 제약사의 연구개발 비용을 대부분 부담하도록 하고 외국 소비자들은 혁신 제약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게 하는 "보조금"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의 이 같은 "무임승차"를 끝내기 위해 필요한 모든 적절한 조치를 하라고 USTR에 지시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무임승차의 대표적 사례로 유럽을 지목했지만, 앞으로 USTR
위암은 한국, 일본, 중국 등 유독 동아시아인에게 발생이 많은 암종이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발생하는 100만명 이상의 신규 위암 환자 중 60% 이상이 동아시아에 몰려 있다. 이 중에서도 한국의 위암 발생률은 단연 세계 1위이고, 이는 미국의 10배 수준에 해당한다. 의학계에서는 이런 이유를 밝히기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연구에서는 흡연, 음주, 신체활동 부족, 비만, 붉은 고기 및 가공육 섭취, 염분 과다 섭취, 가족력,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등의 위험 요인이 위암 발생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더해 한국인의 경우 맵고 짠 음식을 즐기는 특유의 식습관이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식습관만 보자면 아직도 어떤 음식이 위암을 부추기고 또 예방 효과를 내는지 명확하지 않다. 이에 연구자들은 위암 발생이 많은 동아시아 인구를 대상으로 한 코호트(역학조사) 연구가 그 실마리를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에는 이런 방식으로 동아시아인에게서 위암 위험을 낮추거나 높이는 식습관을 새롭게 조명한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강대희 교수, 중앙대 식품영양학과 신상아 교수 공동 연구
전량 수입에 의존해 수급에 어려움을 겪던 암 치료 방사성동위원소 악티늄(Ac-225)과 요오드(I-131)를 국내에서 생산해 공급할 길이 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원자력의학원이 지난 12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사이클로트론(입자 가속기) 기반 악티늄 생산 허가를 획득해 국내 최초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 방사성동위원소는 방사선을 방출해 치료나 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물질이다. 암세포 등에 결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물질인 표적 리간드를 더하면 방사성의약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악티늄은 신경내분비암 및 전립선암 환자 치료에 주로 쓰이나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자들은 일부 임상연구 참여를 제외하고는 해외에서 치료받아야 했다. 원자력의학원은 방사성 라듐(Ra-226)에 양성자빔을 쏘아 방사성 악티늄을 만들고 화학적으로 분리하는 방식으로 생산한다. 현재 악티늄 전 세계 생산량은 67기가베크렐(G㏃)이지만 수요는 1천850G㏃을 초과하고 있다고 원자력의학원은 설명했다. 김경민 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연구소장은 현재는 생산 허가를 받고 시설을 변경하는 과정으로 검사가 마무리되는 12월 첫 생산을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규모는 한 차례에 환자 3~4명을 치료할
동물 세계에서 사회적 서열을 파악하는 것은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 생쥐들은 낯선 상대를 만나면 냄새 같은 화학적 신호를 통해 상대 서열을 파악하고 행동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 요하네스 콜 박사팀은 24일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서 낯선 상대를 만난 생쥐는 냄새나 페로몬 같은 화학물질을 감지하는 주요 후각상피(MOE)와 서골비기관(VNO)으로 상대 서열을 파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생쥐도 다른 많은 포유류처럼 일부 개체가 다른 개체보다 더 지배적인 지위를 누리며, 이런 사회적 위계 구조는 개체 간 갈등을 피하고 번식 상대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등 집단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일부 생쥐가 상대와 관계없이 고정된 행동을 보인다거나 몸 크기 같은 특성이 사회적 위계를 암시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이들이 어떻게 서로 서열을 감지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생쥐 수컷들을 이용한 실험에서 냄새처럼 공기 중에 전달되는 휘발성(volatile) 화학신호나 페로몬처럼 접촉으로 전달되는 비휘발성(non-volatile) 화학신호로 서로 서열을 추
홍콩 등 일부 해외 국가에서 코로나19 발생이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아직 환자 수에 큰 변화 없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방역 당국이 밝혔다. 다만 예년 유행 양상을 봤을 때 우리나라도 여름철에 코로나19 유행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손 씻기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고위험군은 백신을 접종해달라고도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20주차(5월 11∼17일) 국내 병원급 표본 감시 의료기관 221곳의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100명으로 직전 주 대비 줄어드는 등 최근 4주간 유사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올해 17주차 127명, 18주차 115명, 19주차 146명, 20주차 100명 등 4주간 소폭의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아직 대규모로 유행하진 않고 있으나 65세 이상 연령이 올해 누적 전체 입원환자의 59.3%(1천376명)를 차지하고 있어 어르신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입원환자 수가 감소한 것과 달리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은 증가세로 전환했다. 호흡기 증상자로부터 검체를 채취해 분석하는 '국가 호흡기 바이러스 병원체 통합감시 체계'에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은 20주차에 8.6%를 기록했다.
존엄한 죽음을 위해 연명의료 중단 가능 시기를 임종 직전이 아닌 생애 말기로 확대하고, 사전장례의향서를 시급히 중앙정부 차원에서 제도화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23일 서울 중구 한국보건의료정보원에서 웰다잉(well-dying) 문화의 확산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열고 연명의료 결정제도와 장례문화 발전에 대해 논의했다. 연명의료 결정제도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치료 효과 없이 생명만 연장하는 의료를 중단할 수 있게 해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전문가들은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생애 말기 단계로까지 확장하고, 의료진과 기관의 환자 상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윤석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행법은 생애 말기와 임종 과정을 인위적으로 구분해 연명의료 중단은 임종 과정에서만 시행할 수 있게 했는데, 이는 생애 말기 돌봄에 대한 환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생애 말기부터 집중 치료를 유보하거나 거절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일학 연세대 의료법윤리학과 교수도 "말기 단계에서의 연명의료 중단을 허용해야 한다"고 동의하며 "환자가 삶의 질과 가치에 대한 이해, 치료 목표에 대한 명확한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