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한 삶의 마무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연명의료 중단 결정 시점이 임종 한 달 이전일 경우 마지막 달 의료비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임종이 임박해 급하게 결정하는 경우 오히려 의료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강보험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연명의료결정제도 효과분석 및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23년 사망자 약 35만 명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연명의료를 중단한 그룹(4만4천425명)과 그렇지 않은 일반 사망 그룹(4만4천425명)의 생애 말기 의료비를 정밀 비교 분석했다. 보고서의 핵심은 연명의료 중단 결정의 '시기'였다. 연구 결과, 사망 30일 이전에 미리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하고 이행한 환자의 마지막 한 달 의료비는 평균 약 46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특별한 계획 없이 임종을 맞은 일반 사망자 그룹의 같은 기간 의료비(약 910만 원)의 절반에 불과한 수치다.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등 직접적인 연명의료에 드는 비용 역시, 한 달 전 결정 시 약 50만 원으로 일반 사망자(189만 원)의 4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
보건용 마스크(KF80) 호흡기 보호 성능 평가에 액체 입자 차단 성능을 평가하는 파라핀오일 시험을 추가해 기준을 강화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외품 보건용 마스크 성능평가를 위한 시험기준 추가 등을 위한 '의약외품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개정안을 11일 행정예고하고 내달 1일까지 의견을 받는다고 밝혔다. 우선 보건용 마스크의 보호 성능을 평가하기 위한 분진포집효율 시험 기준에 고체입자 차단 성능 평가를 위한 '염화나트륨 시험' 외에 파라핀오일 시험이 추가된다. 두 시험은 KF94, KF99 마스크와 유럽 FFP1 등급 마스크에 시행되고 있다. 개정안에는 동물시험을 줄이는 추세를 반영해 의약외품 품목허가 시 독성이나 약리작용에 관한 비임상시험 자료도 비동물 또는 인체생물학 기반 시험자료를 제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식약처는 "이번 고시 개정으로 마스크 안전관리가 강화되어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하고 의약외품 품목허가 신청 시 동물대체시험이 적극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9∼17세 아동 3명 중 1명은 수면 부족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은 학원이나 숙제 등 공부에 쫓기기 때문이었지만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수면 부족에 미치는 영향도 컸다. 1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2023년 아동종합실태조사 심층분석 연구'(연구책임자 이상정)에 따르면 아동의 34.9%가 충분하게 자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이번 연구는 복지부와 보사연이 18세 미만 아동 5천743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실태조사를 토대로 심층 분석한 것이다. 연구팀은 9∼17세 아동 3천137명을 대상으로 수면 부족 여부와 이유 등을 별도 분석해 결과를 도출했다. 조사 결과 아동의 평균 수면 시간은 7.9시간이었는데, 수면 시간이 충분하다는 응답은 65.1%였다. '그저 그렇다'(22.0%), '충분하지 않다'(10.8%)와 '전혀 충분하지 않다'(2.1%) 등 수면 시간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응답은 34.9%에 달했다. 대한수면학회에 따르면 미국의 수면 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이 권장하는 연령대별 적정 수면시간은 6∼13세는 9∼11시간, 14∼17세는 8∼10시간 정도다. 아이들이 충분히
콧물로 만성 비부비동염의 종류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나민석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문서진 교수, 연세대 의대 이비인후과학교실 문성민 박사 연구팀은 콧물에 존재하는 단백질로 제2형 만성 비부비동염을 진단할 수 있다고 11일 밝혔다. 만성 비부비동염은 콧속인 비강과 얼굴 뼛속에 공기로 채워지는 공간인 부비동의 점막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비염과 함께 생기는 경우가 흔해 비부비동염으로 불린다. 코막힘, 콧물, 안면 통증 또는 압박감, 후각 저하 등이 주요 증상이다.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하는 만성 비부비동염은 염증 양상에 따라 크게 제2형(type 2)과 비2형(non-type 2)으로 구분한다. 제2형과 비2형은 발생 원인과 과정, 치료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정확히 진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콧속과 부비동 점막 조직을 활용한 병리학적 검사를 하는 게 가장 좋지만, 시험용 검체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부담이 크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환자 통증이나 불편함 없이 쉽게 얻을 수 있는 콧물에서 제2형 만성 비부비동염을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체내
인지행동치료(CBT)를 기반으로 개발된 자살 예방 치료 모바일 앱(OTX-202)이 이전에 자살을 시도하고 입원 치료를 받았던 고위험군의 퇴원 후 자살 시도를 58% 감소시킨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대 의대와 오하이오주립대 의대 연구팀은 10일 미국의사협회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자살 고위험 입원 환자 33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살 예방 치료 앱과 일반 정신건강 앱의 무작위 비교 임상시험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런 자살 시도 감소 효과는 반복적 자살 충동에 취약한 고위험군에서 중요한 성과라며 이는 디지털 치료 앱이 입원 치료 후 퇴원한 고위험군 환자의 장기적인 정신건강 개선과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자살은 미국에서 10대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10~14세와 25~34세에서는 2번째, 15~24세에서는 3번째, 35~45세에서는 4번째 주요 사망 원인이다. 연구팀은 매년 자살 시도 후 생존한 성인이 100만명이 넘고 50만명은 자살 시도로 입원 치료를 받는다며 자살은 상위 사망 원인 가운데 위험군 대다수에게 사용할 수 있는 처방 약이 없는
고혈압은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린다. 초기에 증상이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장기에 합병증을 유발하고 급기야 심장병이나 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질환을 부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고혈압이 눈에도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바로 '고혈압성 망막병증' 얘기다. 망막은 우리 눈에서 빛을 감지하고 뇌로 신호를 전달해 시력을 유지하는 핵심 부위다. 카메라로 치면 필름에 해당한다. 이런 망막 속 혈관이 망가져 시력 저하와 실명이 초래될 수 있는 병적인 상태를 망막병증이라고 한다. 흔히 망박병증이라고 하면 원인 질환으로 당뇨병을 떠올린다. 몸속에 고혈당 상태가 지속할 때 다른 신체 장기의 혈관이 손상되는 것처럼, 망막 속 모세혈관도 파괴되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고혈압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 속에 당뇨병이 없는 상태에서도 망막병증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길안과병원·연세대의대 공동 연구팀이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통계자료를 분석해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국내에서 당뇨병이 없는 성인 기준으로 중증도 이상의 고혈압성 망
국내 연구팀이 특정 아미노산을 제한하면 화상 후 흉터가 커지는 비대성 흉터(비후성 반흔)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재활의학과 서정훈·주소영·조윤수 교수 연구팀은 최근 아미노산인 메티오닌을 제한하면 화상 흉터를 유발하는 섬유아세포(세포 외 기질과 콜라겐을 합성해 피부를 재생하는 세포)의 증식·염증·섬유화가 억제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종전까지 메티오닌 제한은 주로 암 치료에 사용돼왔다. 비대성 흉터의 치료에서 메티오닌 제한의 효과를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비대성 흉터는 흉터 부위가 커지고 튀어나오면서 외형상 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통증, 가려움증, 피부 당김 등 부작용도 부른다. 현재 이에 대한 효과적인 약물 치료법은 없고, 대부분 수술이나 압박 치료 등으로 관리해왔다. 연구팀은 화상 후 비대성 흉터로 수술받은 환자 4명의 조직에서 섬유아세포를 분리한 뒤 메티오닌을 제거한 실험군과 일반 대조군으로 환자를 나눴다. 이후 세포 성장·사멸 관련 단백질, 염증·섬유화 관련 신호의 전달 경로 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메티오닌이 제한된 환경에서 비대성 흉터로부터 분리한 섬유아세포의 증식률은 5일째 시점에서 대조군보다 약
우리 국민이 건강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연령, 소득·교육수준 등에 따라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5천906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성인의 60.4%가 '적절' 수준의 건강정보이해능력을 가졌다. 건강정보이해능력은 '건강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하는 데 필요한 건강정보 또는 서비스를 찾고 이해하며 활용하는 능력'으로, 질병청은 2022년 측정도구를 개발해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처음으로 포함시켰다. 조사에 사용된 측정도구는 질병예방, 건강증진, 건강관리, 자원활용 등 4개 영역의 10개 문항으로, 40점 만점에 30점 이상인 경우에 '적절' 수준으로 평가했다. 분석 결과 의사, 약사의 설명이나 환자용 교육자료를 이해하는 건강관리 영역에서 가장 높은 이해도를 보인 반면, 질병예방이나 얻은 정보를 판단하고 활용하는 자원활용 영역의 이해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인구사회학적 특성별로도 격차가 있었다. 연령이 낮을수록 이해능력 수준이 높아 20대 중엔 70.5%가 적절 수준의 이해력을 갖췄지만, 70세 이상에선 그 비율이 절반인 36.0%에 그쳤다. 소득과 교육
"스마트워치의 가장 큰 장점은 늘 착용하고 있기에 내 건강 상태를 지속해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상을 함께하는 '컴패니언'(동반자) 디바이스라고 할 수 있죠." 삼성전자 MX사업부 헬스 하드웨어 개발그룹 최종민 상무는 지난 7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갤럭시 워치8 시리즈'의 주요 기능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에 수면, 심혈관 건강, 항산화 지수 등 건강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다수 탑재하며 스마트워치의 헬스케어 기능을 한층 강화했다. 먼저 '취침 시간 가이드' 기능이 새로 도입됐다. 사용자가 워치를 착용하고 3일간 수면을 기록하면, 생체 리듬과 수면 욕구를 분석해 최적의 취침 시간을 추천해주는 기능이다. '투 프로세스(Two-Process)' 수면 모델을 기반으로 수면 질 향상에 도움을 준다. 세계 최초로 항산화 지수를 스마트워치에서 측정할 수도 있다. 바이오 액티브 센서로 5초 만에 체내 항산화 성분인 '카로티노이드' 수준을 측정해 부족 혹은 적정 수준을 표시해 준다. 피부 카로티노이드는 암이나 각종 만성 질환 예방에 참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지표로도 활용할 수 있다. 혈관 건강 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