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찾아오는 독감(인플루엔자)은 단순히 감기와 몸살에 그치지 않고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특히 면역 체계가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소아는 인플루엔자에 더욱 취약하다. 이런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백신 접종이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는 백신 접종이 독감으로 인한 소아 입원 및 응급실 방문을 40∼60% 줄이고, 사망 위험 감소와도 뚜렷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 대상에 생후 6개월부터 만 13세 이하 어린이가 포함된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국내에서 무료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대상 소아의 접종률은 70%를 밑돈다. 11일 질병관리청의 2023∼2024 시즌 연령대별 소아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률 통계에 따르면 6∼59개월 82.5%, 60∼83개월 75.7%, 7∼9세 68.8%, 10∼12세 61.6%, 13세 49.2%였다. 소아 중에서도 연령이 높아질수록 접종률이 뚜렷하게 감소하는 특징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욱이 이 무료 접종 프로그램의 적용을 받지 않는 14세 이상 청소년의 접종률은 29.2%에 그쳤다. 이처럼 소아·청소년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는
관상동맥질환으로 흔히 '스텐트 시술'이라고 불리는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고 1년도 안 된 상태에서 암을 진단받았다면 수술은 언제 하는 게 좋을까. 기존에는 스텐트 시술 후엔 출혈 위험이 커 최소 6개월에서 1년 뒤로 암 수술을 미루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출혈 관리만 된다면 신속하게 수술하는 게 환자에 더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김홍관·이정희 교수, 순환기내과 최기홍 교수,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연구팀은 스텐트 시술 환자의 암 수술 시점에 따른 예후 차이를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8∼2018년 기간에 스텐트 시술 후 암 수술을 한 환자 3천621명 가운데 시술 1년 내 암을 진단받고 진단 1개월 이내에 수술을 받은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수술을 빨리 한 환자들의 암 재발률이 30% 더 낮았다. 연구팀은 스텐트 시술한 지 1년이 되지 않았더라도 암이 초기이고, 출혈 관리가 가능하다면 암이 진행되기 전에 신속하게 수술하는 게 재발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기존 가이드라인이 정한 6개월보다 앞선 조기 수술이 필
심혈관 건강을 위해서는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줄이는 것보다 정제 곡물·설탕·동물성·가공 식품 등이 적고 통곡물과 채소 등 식물성 식품이 많은 양질의 식단을 선택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영양학회(ASN)는 10일 하버드대 T.H.찬 공중보건대학원 즈위안 우 박사팀이 20여만 명에 대한 수십 년간의 추적 연구에서 심혈관 건강에 저탄수화물 또는 저지방 식단만큼이나 섭취하는 음식의 질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최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영양학회 학술대회(Nutrition 2025)에서 발표하고 이는 건강에 좋은 고품질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심장을 보호하는 핵심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지난 20여년 간 저탄수화물 및 저지방 식단은 체중 조절,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같은 잠재적 건강 이점 때문에 권장돼 왔으나 이런 식단이 심장 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보건 종사자 추적연구(1986~2016. 남성 4만3천430명)와 간호사 건강 연구(1986~2018. 여성 6만4천164명), 제2차 간호사 건강 연구(1
필멸의 존재인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젊어지는 소설 속 주인공인 '벤자민 버튼'처럼 세월을 역행하며 살 수는 없다. 그러나 노화에 저항할 수 있는 몇몇 효과적인 수단은 있다. 프랑스 노화 생물학의 권위자인 장 마르크 르메트르 몽펠리에 재생의학 및 바이오테라피 연구소(IRMB) 수석 연구원은 그중에 하나가 젊게 생각하기라고 강조한다. 그는 "자신이 젊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건강한 삶을 사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또한 "우울증 증상과 치매 위험이 낮았으며, 건강한 상태로 더 오래 살 확률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실제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연구진이 1996년부터 2020년까지 24년간 40세부터 85세 사이 성인 1천500명을 추적 관찰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을 '젊다'고 여기는 사람일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인지 기능을 더 잘 유지하며, 당뇨, 암, 심혈관 질환과 같은 11가지 만성질환 발생률과 사망률이 낮았다. 르메트르 연구원은 "마음속으로 젊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내용이 담긴 르메트르의 신간 '노화 해방'(21세기북스)은 노화의 원리와 함께 노화를 늦추는 방법, 노화
우리나라 35세 이상 고령 임신부들의 비타민 B6 섭취량이 권장량의 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타민 D, 엽산 등 필수 영양소의 기준치 대비 섭취량은 적었고 나트륨 섭취량은 기준보다 많았다. 한국모자보건학회 학회지 최신호에는 이런 내용의 '고령 임부의 영양 섭취 실태 조사' 결과가 실렸다. 연구진은 우리나라 35세 이상 임부 538명을 대상으로 평일 1일, 주말 1일 동안 먹은 음식의 종류, 양, 식재료 등과 식습관을 조사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자들의 1일 나트륨 섭취량은 3천38㎎이었다. 이는 만성질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섭취 기준인 2천300㎎의 132.1%에 해당하는 양이다. 연구진은 대상자들의 식습관을 살펴본 결과 국·찌개류, 김치, 라면 등과 같이 나트륨 함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하는 빈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비타민 등 영양소는 섭취 비율이 낮았다. 대상자들의 1일 평균 비타민 B6 섭취량은 0.15㎎으로 권장량인 2.2㎎의 3.8%에 불과했다. 비타민D는 1.61㎍으로 기준량의 16.1%, 엽산은 201.1㎍으로 32.4%였다. 연구진은 특히 선행 연구 결과에서의 비(非)고령 임부 영양소 섭취 현황과 비교하면 이번 연구 대
경기도 내 어린이집 10곳 중 8곳 이상이 안심병원 지정 사업에 참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도내 전체 어린이집 8천230곳 가운데 안심병원(549곳)과 협약을 맺은 곳은 6천796곳(82.6%)이다. 이 사업은 영유아 환자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어린이집과 의료기관을 1대1로 연결하는 것으로 지난해 6월 시작됐다. 도와 시군은 지역 의사회나 어린이집연합회 등을 통해 상호 협력을 독려하고, 병의원과 어린이집은 진료 지원, 진료비 할인, 예방 접종, 감염병 예방교육 등 각기 상황에 맞는 내용을 담아 협약하는 방식이다. 어린이집 사이에서는 단순한 응급 대응 차원을 넘어 교사가 협력 병의원의 조언을 받아 아이를 보호하고 감염병 유행 시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현숙 경기도 보육정책과장은 "어린이집 안심병원 지정 사업은 시행 1년도 채 되지 않아 보호자와 보육교사, 의료기관 모두가 신뢰하는 제도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의료와 돌봄을 연계한 현장 중심 보육정책을 지속해서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저소득 노인일수록 혼자 식사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노인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8일 학회지 한국노년학 최신호에 실린 연구논문 '노인의 소득과 우울에 관한 경로분석: 혼밥 여부의 매개효과'에 따르면, 혼자 밥을 먹는(혼밥) 노인일수록 우울 수준이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혼밥이 노인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질병관리청이 실시한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활용해 65세 이상 노인 1천712명의 가구소득과 혼밥 여부, 우울 수준 등을 분석했다. 조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72.3세, 성별로는 남자 739명(43.2%), 여자 973명(56.8%)이었다. 분석 결과 가구 소득이 높은 노인일수록 혼자 식사할 가능성과 우울 수준이 모두 낮았다. 반면 소득이 낮을수록 혼자 식사하는 빈도가 늘어났고, '혼밥'하는 노인일수록 우울 수준이 높았다. 혼밥 가능성은 남성이거나 배우자가 없는 노인인 경우에서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 부양에 대한 가치관 변화와 평균수명 연장 등으로 독거노인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만하다. 통계청의 '2024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인 가구는
날이 점점 더워지면서 전국의 자외선 지수가 '매우 높음' 수준까지 오르고 있다. 한낮에는 햇볕에 수십 분만 노출돼도 피부에 화상을 입을 수 있다는 얘기다. 자외선 노출이 더욱 무서운 건 화상을 넘어 피부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피부암 환자 수는 2019년 2만5천997명에서 2023년에는 3만5천658명으로 4년 만에 약 37% 증가했다. 인구 고령화로 피부암 발생의 주요 원인인 '자외선 누적 노출'이 그만큼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한국인, 얼굴에 '비흑색종' 발생 많아…'ABCD룰' 조기진단에 도움 피부암은 우리 몸의 조직 중 가장 넓은 피부에 생기는 악성종양을 통칭한다. 햇빛에 들어있는 자외선A(UV-A)가 피부를 구성하는 표피와 진피의 상층부를 관통해 DNA 돌연변이와 직접적인 독성으로 피부암을 일으킨다. 전체 피부암의 95% 정도가 이에 해당하며, 나머지는 타 장기에서 발생한 후 피부로 옮겨간 '전이성 피부암'이다. 피부암은 크게 피부의 멜라닌 세포에서 기원한 '악성흑색종'과 흑색종 이외의 피부암인 '비흑색종 피부암'으로 나뉜다. 한국인의 경우 비흑색종 피부암에 속하는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이 흔하
"저 원숭이에게 물렸는데 소독약만 발랐어요. 괜찮을까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원숭이에게 물린 뒤 단순히 소독만 하고 돌아왔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안전을 걱정하는 모습이었고, 이에 대해 자신을 의료인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광견병 예방 주사가 꼭 필요하니, 즉시 현지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발리에서는 이처럼 원숭이에게 물리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해외여행이 활기를 되찾는 가운데, 인기 관광지인 인도네시아 발리와 베트남 등지에서는 여행객의 건강을 위협하는 감염병과 사고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국내에 없는 야생동물에게 물릴 경우, 국내에서는 치료제 확보가 어렵고, 풍토병에 노출될 경우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봉춘 세연마취통증의학과의원 원장은 "야생 원숭이는 광견병뿐 아니라 헤르페스 B 바이러스 등 치명적인 인수공통감염병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면서 "단순 찰과상이라도 반드시 전문 의료기관에서 항바이러스 치료와 예방접종 등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고 보니 말레이시아 키나발루 트레킹에 나섰다가 다람쥐 발톱에 손가락이 긁혔던 기억이 났다.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