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이내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뇌종양과 정상 뇌 조직을 구별해 진단을 돕는 '탐침자'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탐침자는 체내 아미노산의 일종인 시스테인과 반응해 표적의 위치를 형광화하는 추적물질이다. 서울의대(강재승·박철기·김예진)·경희의대(김도경) 연구팀은 종양 부위의 특이적 정밀진단 및 영상화가 가능한 분자 탐침자(Molecular Probe) 개발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이 탐침자는 뇌종양 부위에 비정상적으로 높게 발현하는 시스테인에 민감하게 반응해 광학적 변화를 보이도록 개발됐다. 종양세포에 반응하기 때문에 5분 이내에 뇌종양 조직에서 종양 부위만 붉은색으로 변화시킨다. 연구팀은 이 탐침자가 뇌종양과 정상 뇌 조직을 신속하게 구별할 수 있게 해 조기 진단을 도울 뿐만 아니라 수술의 효율성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악성 뇌종양 중 하나인 교모세포종의 정밀진단과 치료를 위한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교모세포종은 전체 뇌종양의 15%를 차지하지만 원인도 불분명하고 예방법도 없어서 조기에 진단하고 절제하는 게 최선이다. 특히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술 시 종양을 완전하게 절제해야 하므로 정상조직과 종양을 정확히
한인 과학자가 세계 최초로 환자 본인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파킨슨 병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졸업생인 미국 하버드대 의대 맥린병원 김광수 교수 연구팀이 파킨슨 병 환자의 피부 세포를 역분화시켜 뇌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파킨슨 병의 임상 치료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파킨슨 병은 뇌의 흑질에 분포하는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가 점차 사멸해 발생하는 신경계 퇴행성 질환이다. 떨림, 경직, 도보 이상 등 다양한 운동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연구팀은 환자의 피부세포를 도파민 신경세포로 만드는 '역분화 줄기세포'(iPS) 기술을 이용해 면역 체계의 거부 반응 없이 파킨슨병 환자를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성인의 세포(성체세포)를 다시 원시 세포로 되돌린 역분화 줄기세포는 배아 줄기세포와 달리 환자의 성체 세포를 이용해 줄기세포를 만들기 때문에 생명 윤리나 면역 거부 등의 문제가 없다. 의사이기도 한 파킨슨 병 환자 조지 로페즈(69) 씨는 이번 치료를 통해 구두끈을 다시 묶을 수 있게 됐고, 수영과 자전거를 탈 수 있을 정도로 운동 능력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분화 줄기세포를 이용해 뇌 질환 치료에 성공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25세 이전에 임신하는 여성은 유방암 발생 위험이 30%가량 주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 그런데 임신이 유방암 위험을 줄이는 생리적 메커니즘이 동물 실험에서 처음 밝혀졌다. 임신 상태에선 유방 세포가 cMYC라는 강력한 발암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했다, 또한 유방 세포는 '노화 직전(pre-senescence)' 상태를 유지하면서 암의 형성을 피했다. 미국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CSHL)의 카밀라 도스 산토스 조교수팀은 최근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생쥐가 임신하면 cMYC 유전자가 억제되고, 대신 한 무리의 노화 촉진 유전자가 활성 상태로 변한다는 걸 발견했다. 노화 세포는 성장하지도 죽지도 않는 '회색 지대(gray zone)'에 있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추후 가해지는 압력에 따라 그대로 노화 상태로 머물거나, 죽거나, 아니면 과도하게 성장해 암세포가 된다. 임신 기간의 유방 세포는 노화 상태로 계속 있으면서 암으로 변하는 다른 경로를 피하는 셈이다. 산토스 교수는 "매우 강력한 시스템이긴 하나, 이게 엉망진창으로 헝클어지면 암이 발생한다"라면서 "어떻게 하면 노화 세포가
항생제 독시사이클린은 작은(small) 복부 대동맥류(AAA: abdominal aortic aneurysm)가 커지는 것을 막아 주는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복부 대동맥류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이 복부를 지나가는 구간인 복대동맥의 한 부분이 탄력을 잃고 얇아지면서 풍선같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으로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얇아진 자동차 타이어처럼 갑자기 파열해 치명적인 내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 메릴랜드대학 의대의 마이클 테린 역학 교수 연구팀이 작은 복부 대동맥류 환자 254명을 대상으로 2년에 걸쳐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최근 보도했다. 임상시험은 이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독시사이클린 100mg 또는 위약(placebo)을 하루 두 차례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환자는 대부분 백인 남성으로 평균연령은 71세였다. 이와 함께 임상시험 전과 후 CT로 복부 대동맥류의 크기를 측정했다. 결과는 독시사이클린이 작은 복부 대동맥류가 커지는 것을 막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크기가 작은 복부 대동맥류는 증상이 없어 다른 이유로 복부 초음파나
처음 생긴 장기나 조직에서 암이 다른 부위로 옮겨가 종양으로 커지는 걸 전이(metastasis)라 한다. 암이 전이하려면 혈관이나 림프관 중 하나를 거쳐야 한다. 암세포가 림프절에 전이한 뒤 다시 혈관으로 들어가 전신으로 퍼진다는 게 기존의 통설이나, 여러 장기로 퍼질 경우엔 갑작스럽게 혈관을 통해 전이된다는 설도 유력하다. 림프절 전이는 나쁜 예후의 전조지만 치료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이와 달리 멀리 떨어진 장기 등으로 퍼지는 원격 전이(distant metastases)는 보통 4기 암으로 분류되고, 치료의 목적도 임시적인 통증 완화에 그친다. 사실상 치료가 어렵다는 뜻이다. 그런데 암의 림프절 전이와 원격 전이는, 그 과정에 작용하는 진화적 기제가 서로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과 스탠퍼드대의 공동 연구팀은 최근 저널 '네이처 유전학(Nature Genetics)'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대장에 생긴 수십 개의 원발암 종양과 여기서 다른 부위로 퍼진 전이암의 진화 이력을 재구성해 분석했다. 그 결과, 림프절 전이는 진화적 다양성이 매우 높은 그룹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유전적 이질성은, 원발암의 많은 하위
무리 몸에 이로운 유익균은 장, 피부, 생식관 등에 많이 있다. 그런데 코안과 부비강(코안으로 이어지는 두개골 구멍)에도 항균 작용을 하는 유익균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벨기에 앤트워프대의 사라 레베이르 생명공학 교수팀은 3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Cell Reports)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실제로 코안과 부비강에 만성 염증이 있는 사람은 상기도(upper respiratory tract)의 락토바실리균(lactobacilli) 수가 건강한 사람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코안에 락토바실리균을 안전하게 집어넣는 비강 살포기도 개발했다. 이 살포기로 뿌려진 세균은 건강한 피험자의 상기도에 무난하게 군락(colony)을 형성했다. 연구팀은 만성 축농증 환자 225명의 비강 내 미생물계를 건강한 일반인 100명과 비교했다. 건강한 사람은 상기도의 부위별 락토바실리균 수가 축농증 환자보다 최고 10배에 달했다. 막대형 세균인 락토바실리는 항균 작용을 하는 대표적 유익균이다. 락토바실리는 당 발효를 통해 젖산을 생성한다. 연구팀은 일부 항염 및 항균 작용을 하면서 비강 내 환경에도 잘 적응하는 특정 세균 종(Lacticasei
국내 연구진이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약물을 이용해 동맥경화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바이오·뇌공학과 박지호 교수 연구팀이 혈관 내 '플라크'(plaque)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나노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동맥경화증이라 불리는 죽상동맥경화증은 혈관 벽에 지방과 콜레스테롤과 같은 지방질로 이뤄진 덩어리 플라크가 쌓여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혈관 질환이다. 플라크가 혈관을 막게 되면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유발한다. 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질환과 뇌졸중은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 질환으로 꼽힌다. 죽상동맥경화증 치료를 위해 주로 고지혈증 약물인 '스타틴'을 경구 투여하는데, 스타틴은 혈액 내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는 데는 효과적이나 이미 형성된 플라크는 제거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당 화합물인 '사이클로덱스트린'이 콜레스테롤 제거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귀 내이의 유모 세포를 손상시켜 청력이 손실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연구팀은 사이클로덱스트린을 10나노미터 크기 폴리머(중합체)로 제조한 뒤 정맥에 주입하면 귀 내이에 잘 축적되지 않고 플라크에
ApoE4 변이유전자를 지닌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최대 15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가 밝혀졌다.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학(USC) 질카 신경유전학 연구소(Zilkha Neurogenetic Institute)의 베리슬라프 즐로코비치 교수 연구팀은 ApoE4 변이유전자가 뇌의 '검문소' 역할을 하는 혈뇌장벽(BBB: blood-brain barrier)을 손상시킴으로써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8일 보도했다. 혈뇌장벽은 뇌혈관 벽에 특수 세포와 물질들이 밀집해 마치 '지퍼'(zipper)처럼 단단하게 조여진 곳으로 중요한 영양소만 선택적으로 뇌로 들여보내고 해로운 물질은 차단하는 한편 뇌의 노폐물을 내보내는 기능을 수행한다. 연구팀은 ApoE4 변이유전자와 함께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가 있는 사람과 이 변이유전자가 있거나 없으면서 인지기능이 정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특수 MRI를 이용, 혈뇌장벽을 들여다봤다. 그 결과 ApoE4 변이유전자를 지닌 사람은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hippocampus)를 포함, 기억기능에 관여하는
전이암(metastatic cancer)은 특정 부위에 처음 생긴 원발암(primary cancer)이 다른 부위로 옮겨간 것을 말한다.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전이암은 대체로 원발암과 비슷하게 보인다. 전이암과 원발암은 특정 염색체 변이와 같은 동일한 분자적 특징을 공유한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폐로 전이한 유방암을, 폐암이 아닌 전이성 유방암으로 본다. 그러나 전이암은 원발암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미국 국립 암연구소(NCI) 홈페이지를 보면, 전이암의 치료 목표는 암이 커지는 걸 억제하고 암으로 생긴 여러 병리적 증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국한한다. 가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근원적인 치료는 일단 배제한다는 뜻이다. NCI는 또한 전이암이 신체 기능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온다면서 "암 사망자의 대다수는 (암의) 전이성 질환(metastatic disease)으로 목숨을 잃는다"라고 명시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전이암이 생기는 이유에 대해 원발암 세포의 유전적 변이를 의심해 왔다. 정상 세포의 유전적 변이로 발생한 암세포가 추가로 더 많은 변이를 일으켜 전이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전이암의 발생 원인은 전혀 다른 데 있었다. 인간이 태어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