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연기 등에 포함된 초미세 입자(PM2.5)에 단기간 노출돼도 여성, 청소년,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이 정신건강 질환으로 응급실을 방문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T.H.찬 공중보건대학 카리 네이도 교수팀은 6일 미 의학협회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산불로 인한 미세 먼지와 정신 건강 사이의 관계를 조사한 연구에서 연기 속 PM2.5 노출이 정신건강 문제로 인한 응급실 방문 증가와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네이도 교수는 "산불 연기는 단순한 호흡기 문제가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이 결과는 산불이 트라우마 유발 외에도 연기 자체가 우울증, 불안, 기분장애 같은 정신건강 악화에 직접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미세먼지가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점점 늘고 있으나 산불 미세먼지의 영향을 조사한 연구는 거의 없었고 기존 연구도 대부분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캘리포니아주에서 기록상 가장 심각한 산불이 발생했던 2020년 7~12월 지역(우편번호)별 일일 산불 관
의사가 스스로 의약품을 처방해 사용하는 '자가 처방'은 세계적으로 금기시되는 행위다. 자가 처방 시 자신의 감정이나 선입견이 개입돼 질병의 심각성을 과소 또는 과대평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혹여 의사라는 직위를 이용해 정당한 절차 없이 약물을 취득한다면 의료 윤리에도 어긋나기 때문이다. 더욱이 자가 처방의 대상이 마약류일 경우에는 약물 투약에 따른 오용이나 의존 등의 문제로 환자 진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국내에서는 마약류관리법 제30조 제2항을 개정해 지난 2월부터 마약류 취급 의료업자가 마약 또는 향정신성 의약품을 자신에게 투약하거나 사용할 목적으로 처방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 처분을 받는다. 이처럼 의사의 자가 처방을 엄격하게 막아선 이유는 지난 몇 년간 국내에서 의사 스스로 마약류를 과(過)처방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마약류를 스스로 처방한 의사 1인당 연간 평균 처방량이 일반인에 대한 1인당 평균 처방량보다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양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김민주 교수 연구팀은 정신의학 분야 국제학술지(The International Journal of Psychiatry
노년기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정신적 피로가 인지·신체 능력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더 잘 이겨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버밍엄대와 스페인 엑스트레마두라대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노화 및 신체활동 저널(Journal of Aging and Physical Activity)에서 노장년층을 대상으로 규칙적 운동이 정신적 피로가 인지·신체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감소시키는지 알아보는 연구를 통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노년층(65~79세)과 장년층(52~64세)을 대상으로 인지·신체 수행 능력이 피로한 상태와 피로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이에 따라, 그리고 신체 활동 여부에 따라 어느 정도 달라지는지 평가하는 두 가지 실험을 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앉아서 생활하는 65~79세 남성 그룹과 52~64세 그룹을 대상으로 인지·신체 능력 테스트를 한 결과, 65~79세 그룹의 성적이 더 나빴고, 또 정신적으로 피로한 상태일 때 인지·신체 능력이 더 많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두 번째 실험에서 66~72세의 은퇴한 남녀를 대상으로 피곤한 상태와 휴식을 취한 상태에서 규칙적 운동 그룹
조한중 미국 에모리대 교수는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치료가 잘 되고 있지만 동맥경화로 발생하는 심장마비 등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며 근본 원인인 혈류의 와류(소용돌이치는 흐름)에 영향받는 혈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지난 3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한국생물공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인터뷰를 갖고 "고지혈증이든 고혈압을 앓고 있든 혈관에서 동맥경화가 생기는 부분은 와류가 있는 곳으로 같다"며 와류에 영향받는 내피세포나 단백질을 치료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세포 등 생체가 물리적 힘에 영향받는 것을 연구하는 기계생물학 분야 석학으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두 대학인 에모리 의대와 조지아공대가 공동 설립한 의생명공학과 부학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는 동맥경화가 일어나는 부분은 혈류 흐름이 바뀌는 혈관 가지나 굽어진 부분들이라며 혈관 내피세포가 여기에 반응해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콜레스테롤 등이 쌓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포는 혈액 흐름과 같은 기계적 자극에 반응하면서 유전자 발현 변화 등이 일어나는데, 이 유전자를 목표로 하면 근본적 치료가 가능한 신약을 발굴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계생물학적
온실가스 흡수량이 많은 상수리나무 465그루를 심어야 국민 1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흡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립공원공단은 식목일을 앞두고 국립공원에 자생하는 나무 중 탄소 흡수량이 많은 10종을 선정해 공개했다. 공단은 2023년부터 식물 종별 연평균 탄소 흡수량을 조사해왔다. 연간 탄소 흡수량이 가장 많은 나무는 상수리나무로 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연평균 30.12㎏의 탄소를 흡수했다. 이는 공단이 탄소 흡수량을 조사한 나무 84종의 평균(7.37㎏)보다 4배 많은 수준이다. 상수리나무 다음으로는 물박달나무(21.51㎏), 소나무(20.07㎏), 졸참나무(20.04㎏), 들메나무(19.01㎏) 등이 연평균 탄소 흡수량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2년 기준 14t이다. 이를 고려하면 1명이 1년간 내뱉은 온실가스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상수리나무 465그루가 필요하다.
청소년의 과도한 디지털기기 스크린 사용은 수면의 여러 측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특히 수면 부족을 매개로 한 여학생의 우울증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세바스티안 회크비 박사팀은 4일 의학 저널 PLOS 세계 공중보건(PLOS Global Public Health)에서 10대 청소년 4천800여명의 스크린 사용 시간과 수면 장애, 우울증 간 관계를 12개월 관찰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청소년기 우울증과 수면 장애는 많은 국가에서 공중 보건 문제가 되고 있고 스웨덴 보건 당국은 최근 여가 시간 스크린 사용을 하루 2~3시간 내로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며 이는 부분적으로 청소년 수면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전 연구에서는 청소년의 스크린 사용 시간과 수면 장애, 우울증 사이의 연관성이 제시된 바 있지만, 수면 문제와 우울증은 종종 일치하는 경우가 있었고 이런 연관성의 방향은 불분명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스크린 사용 시간과 수면 장애, 우울증 사이의 인과관계 등을 살펴보기 위해 12~16세 남녀 학생 4천810명을 대상으로 1년 동안 3차례에 걸쳐 수면의 양과 질, 우울
지금은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Steve Jobs), 패트릭 스웨이지(Patrick Swayze), 퀸시 존스(Quincy Jones), 루치아노 파바로티(Luciano Pavarotti). 이들에게는 생전 췌장암으로 투병하다가 사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명인으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누렸지만, 결국 난치 질환에 가로막혀 삶을 내려놔야만 했다. 비단 유명인에서뿐만 아니라 췌장암은 모든 암을 통틀어 가장 악명이 높다.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2018∼2022년 췌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상대생존율(암환자가 일반인 대비 5년간 생존할 확률)은 국내 주요 10대 암종 중 가장 낮은 16.5%에 그쳤다. 수술과 항암요법 등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한 병기에 국한해 보더라도 갑상선암, 대장암, 위암, 유방암, 전립선암, 신장암이 94% 이상의 높은 생존율을 보였지만 췌장암은 절반 수준인 46.6%에 불과했다. ◇ 소화불량·디스크 등으로 오인 많아…상당수가 3∼4기에 발견 췌장은 길이가 약 15㎝ 정도의 장기로, 각종 소화효소를 비롯해 인슐린과 같은 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소화효소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의 소화를 돕고 인슐린은 혈당을
서울아산병원은 3일 의료진과 환자 간 대화를 실시간으로 기록·요약해 의무기록을 자동으로 작성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진료 음성인식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구축했다고 밝혔다.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적용된 이 시스템은 응급실·병동·진료실 등 모든 의료환경에서 발생하는 의료진과 환자의 음성 데이터를 활용해 주요 증상 기록, 질병 분류, 대화 요약 등의 작업을 수행한다. 또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음성 데이터를 가공해 전자의무기록(EMR) 등에 자동 저장한다. 병원은 이 AI 모델에 진료과별 의료 용어와 수만 시간 분량의 음성 데이터를 학습시켜 의료진과 환자 간 대화의 인식 정확도를 높이고, 전용 마이크를 활용해 주변 사람들의 말과 소음을 걸러내는 등 음성 인식률을 향상했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이 시스템을 통해 의무기록을 작성하는 대신 환자의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치료 계획의 근거가 되는 환자의 증상을 빠짐없이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 심폐소생술 등이 필요한 응급상황에서 긴박한 의료진의 대화를 실시간 텍스트로 변환해 의무기록으로 자동 저장함으로써 환자 안전을 지키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병원은 기대했다. 현재 종양내과, 이비인후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2023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외래진료 이용 횟수(치과 제외)가 18회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3%가량 늘어난 수치로, 202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국민의 외래진료 이용 횟수의 3배가량 된다. 진료실에서의 서비스에 관해선 환자 대다수가 긍정적으로 봤지만 그 비율은 다소 줄었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건강보험·의료급여 통계 등을 토대로 이런 내용이 담긴 2023년 기준 의료서비스 이용 현황, 보건의료 질 통계 보고서를 냈다. ◇ 한 달에 1.5회씩 외래진료…연간 여성 21.9회, 남성 17.4회 2023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국민 1명이 병의원을 찾아 의사(한의사 포함) 진료를 받은 횟수는 18.0회로, 전년(17.5회)보다 2.9% 늘었다. 이는 한 달 평균 1.5회에 해당한다. 최근 5년간 1인당 외래진료 횟수가 줄어든 건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한 2020년(전년 대비 14.5% 감소)뿐이다. 2023년 1인당 외래진료 횟수는 비교 가능한 OECD 회원국 평균(2022년 6.4회)의 2.8배에 달한다. 외래진료를 성별로 나눠보면 남성은 17.4회, 여성은 21.9회 이용했다. 연령별로 봤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