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찐 사람이 오래 산다?...'비만의 역설' 근거 없는 얘긴 아니다

지방 조직이 심장에 보내는 '위험 신호' 체계 발견
단기·중기 심장병 예후, 비만한 사람이 더 좋을 수도
미국 텍사스대 연구진, 저널 '셀 머태볼리즘'에 논문

 '비만의 역설'(obesity paradox)이란 말이 있다.

 보통은 '살찐 사람이 마른 사람보다 오래 산다'는 속설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의학계도 주목하는 현상이다.

 단기 또는 중기적으론 비만한 사람의 심장 질환 예후(豫後)가 마른 사람보다 좋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장기적으로 보면 비만한 사람의 심장병 위험이 더 큰 게 사실이다.

 직관적으로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비만의 역설'이 실제로 가능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방 조직이 심장으로 '위험 신호'를 보내 비만이 유발하는 심장 조직 손상을 줄이게 한다는 게 요지다.

 이 신호 체계에도 미토콘드리아가 관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 텍사스대의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UT Southwestern) 과학자들이 수행한 연구 결과는 20일(현지 시각) 저널 '셀 머태볼리즘'(Cell Metabolism) 온라인판에 논문으로 실렸다.

백색지방의 뉴런

 비만으로 대사 스트레스(metabolic stress)가 쌓이면 서서히 지방 조직 기능에 이상이 생겨 '세포 발전소' 미토콘드리아가 쭈그러들어 죽게 된다.

 결국 이런 지방 조직은 음식물의 과도한 칼로리를 축적하는 능력을 상실하고, '지방 독성'(lipotoxicity) 효과로 다른 기관에 해를 끼친다.

 심장을 비롯한 일부 기관은 선제적 방어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기관들이 지방 조직의 기능 이상을 어떻게 감지하는지는 지금까지 알지 못했다.

UT 사우스웨스턴 연구팀은 먼저, 생쥐 모델의 유전자를 조작해 미토콘드리아의 변형과 기능 상실을 유도했다.

 이런 생쥐에 고지방 먹이를 먹여 살을 찌웠더니, 죽어가는 미토콘드리아 조각이 가득 찬 '세포 외 소포'(extracellular vesicles)가 지방 세포에서 배출되기 시작했다.

 미토콘드리아 조각 중 일부는 혈류를 타고 심장으로 이동해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했다.

 이런 상태로 몰리면 세포는 유해한 유리기(遊離基), 즉 자유라디칼(free radical)을 생성하게 된다.

 그런데 심장 세포는 이런 스트레스에 대응해 다량의 항산화 분자를 만들어 냈다.

 이 반발 작용의 효과는 매우 강력했다.

 미토콘드리아 조각이 든 세포 외 소포(小胞)를 생쥐에게 주입하고 심장마비를 일으키자 그렇게 하지 않은 생쥐보다 확연히 작은 조직 손상이 생겼다.

지방조직 염증

 이번 연구에선 또 비만 환자의 지방 세포도 이런 세포 외 소포를 배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생쥐 실험에서 확인된 지방 세포의 '위험 경보' 효과가 인간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

 그러나 '비만의 역설'이 끝까지 통하는 건 아니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결국 비만한 사람은 심장 등의 기관에 지방 독성의 타격이 누적돼 한꺼번에 여러 가지 질환을 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현실적인 응용 가능성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번에 확인된 심장의 방어 메커니즘을 인공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면, 비만의 부정적인 결과를 완화하는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하기만 하면 이 치료법은 마른 사람의 심장 손상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논문의 제1 저자인 클레어 크루(Clair Crewe) 박사는 "지방 조직의 위험 신호 체계를 더 깊이 이해하면 비만한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심장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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