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 항체' vs '백신 항체', 무슨 차이 있나

해외 유명 저널 "감염 항체 면역력, 백신 항체 못지않다"
감염자 항체, mRNA 백신 항체보다 우월하다는 논문도
'백신 패스' 앞두고 완치자·무증상 감염자 '패스' 논란

 국내에서도 다음 주부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패스(백신 패스)'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터진 지 만 2년이 다 돼 가는데도 좀처럼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우려로 다급해진 상황에서 백신 접종은 선택 사항이 될 수 없다는 게 정부 당국의 확고한 입장인 듯하다.

 하지만 백신 접종자가 뚫리는 '돌파 감염' 사례가 잇따르면서 백신 효능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국내 방역에 핵심 변수가 간과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경증이든 중증이든 코로나19를 앓고 회복한 '완치자'와 본인도 감염 사실을 모르고 지나간 무증상 감염자의 존재다.

 이들에게도 항체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백신 접종자와 무엇이 다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자연 감염을 통해 생긴 신종 코로나 항체가 바이러스를 중화하는 효능 면에서 백신 접종으로 생긴 것 못지않다는 외국의 연구 보고는 여럿 나왔다.

 ◇ 감염 항체 vs 백신 항체, 무슨 차이?

 외국 면역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코로나19 감염자에게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항체의 효능에 주목했다.

 특히 백신 접종자의 돌파 감염 사례가 급증하면서 이런 감염 항체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아도 돌파 감염을 피하지 못하는 건 '면역 기억'을 유도하는 백신의 효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수행된 관련 연구의 결론은, 코로나19 감염자에게 강한 면역 기억이 생긴다는 걸로 수렴된다.

 미국 록펠러대의 미헬 누센츠바이크(Michel C. Nussenzweig) 교수 연구팀은 지난 10월 7일(이하 현지 시각)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을 때 체내에 형성되는 기억 B세포가 장기 면역력 형성에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는 요지의 논문을 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심지어 감염자에게 생기는 기억 B세포는 mRNA 백신을 맞았을 때보다 중화 작용을 더 잘하는 항체를 만든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면역력이 오래 유지하는 건 기억 B세포(memory B cells)가 신종 코로나의 항원결정기(epitope)를 얼마나 잘 기억하는지에 달렸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면역 기억이 폐와 주변 림프절에 저장된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됐다.

 미국 컬럼비아 의대의 도나 파버 면역학 교수 연구팀은 저널 '사이언스 이뮤놀로지(Science Immunology)' 10월호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파버 교수팀은 코로나19에서 회복한 사람(고령자 포함)의 폐 주변 림프절에 6개월 뒤까지 배중심(胚中心·germinal centers)이 존재한다는 걸 확인했다.

 배중심은 병원체에 감염됐을 때 림프절, 비장 등에 일시적으로 형성되는 미세구조를 말한다. 여기엔 T세포 의존 항원이 관여한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 재감염을 막는 면역 반응은, 항체를 만드는 형질세포와 기억 B세포가 배중심에서 생성돼야 작동할 수 있다.

 ◇코로나19 경증·무증상도 항체 생긴다

 코로나19에 걸린 환자가 중증이나 위중 단계까지 가지 않아도 항체가 생기는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 워싱턴 의대 연구진은 지난 5월 저널 '네이처' 논문에서 코로나19를 가볍게 앓아도 '오래 사는 형질세포(long-lived plasma cells)'가 잔존해 항체 면역이 지속된다고 보고했다.

 이런 항체 생성 면역세포는 감염이 해소되면 사라지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오래 사는 형질세포'는 골수에 머물면서 낮은 수위의 항체를 계속 혈액으로 흘려보내 바이러스의 재감염에 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코로나19 경증뿐 아니라 무증상 감염자에게도 이런 '장수 형질세포'가 생길 거로 추정했다.

 이 논문의 수석저자인 알리 엘레베디(Ali Ellebedy) 병리학·면역학 부교수는 "코로나19를 앓고 나면 항체 수치가 급속히 떨어져 면역력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언론 보도가 있는데 이는 데이터의 의미를 완전히 잘못 해석한 것"이라면서 "위중한 감염 단계를 지나면 항체 수치가 떨어지는 게 자연스러우나 항체가 완전히 없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완치자'도 똑같이 백신 맞아야 하나

 이렇게 신종 코로나 감염을 통해서도 항체가 생긴다면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치료받고 나은 사람도 똑같이 백신을 맞아야 할까.

 치료받고 회복한 환자나 무증상 감염을 의심하는 젊은 층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품었을 법한 궁금증이다.

 많지는 않지만, 이 부분에 관한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결론은 백신을 접종할 때 기존 감염자에게 생긴 항체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의대의 E. 존 웨리 박사 연구팀이 지난 4월 15일 저널 '사이언스 이뮤놀로지(Science Immunology)'에 발표한 논문이 대표적이다.

 웨리 박사팀의 결론은,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한 사람은 화이자나 모더나의 mRNA 백신을 한 번만 접종해도 강한 항체 반응을 일으켜 2차 접종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자연 감염으로 인한 '1차 면역반응(primary immune response)' 효과로 해석했다.

 ◇국내 코로나19 재감염률 0.032%의 의미

 코로나19 재감염은 확진 환자가 치료를 받고 회복했다가 다시 걸리는 걸 말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달 26일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재감염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모두 138건(재감염 확정 20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일 기준 누적 확진자 43만2천901명의 0.032%다.

 언급된 추정 사례가 다 재감염으로 확정돼도 10만 명 중 32명꼴에 불과하다.

 이는 코로나19를 앓고 나면 다시 걸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걸 시사한다.

 자연 감염을 통해 상당히 강한 면역력이 생긴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물론 여기엔 중화 항체도 포함된다.

 이들 138명 중 백신 미접종자는 104명(75.4%)이었다. 하지만 25명은 2차 접종까지, 9명은 1차 접종만 마친 경우였다.

 백신 접종을 강력히 추진하더라도 항체 형성 여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걸 보여준다.

 ◇항체 검사 간단하다

 유럽과 미국 등에선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항체 검사 키트'가 흔하다. 집 근처 편의점에서도 구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국내에도 이런 키트가 들어와 일선 병·의원에서 일부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을 검색하면 항체 검사를 해준다는 의료기관 광고가 많이 뜬다.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완치자'라고 하는 회복 환자이거나 자신이 무증상 감염을 겪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문의한다고 한다.

 특히 2차까지 백신을 맞고 부스터 접종을 하기 전에 항체가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손끝 모세혈관에서 채혈하는 항체 검사 키트를 쓰면 편리하기는 하나, 100% 정확하지 않다는 게 의사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키트가 미덥지 않다면 병원에 가서 채혈 정량검사를 하는 방법도 있다.

 검사 비용은 키트 검사(정맥 채혈 포함)가 4만 원, 채혈 정량검사가 8만 원(Anti-S1 RBD 기준) 정도다.

 검사 기트를 쓸 경우 손끝 채혈을 하든, 정맥 채혈을 하든 15분 후면 결과를 알 수 있다.

 채혈 정량검사는 더 걸린다. 특히 바이러스 노출 여부까지 알 수 있는 Anti-N 검사는 다음 날까지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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