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항생제 후보, 흙에서 찾았다

토양 세균 화합물, '최후의 선택' 콜리스틴 내성균에 효과
미국 록펠러대 연구진, 저널 '네이처'에 논문

 보통 '슈퍼버그'로 불리는 다제내성균은 여러 종류의 항생제를 동시에 투여해도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위험한 세균을 말한다.

 항생제 반코마이신에 저항하는 황색포도상구균(VRSA)이 처음 발견된 건 25년 전이다.

 현재는 메티실린에 내성을 보이는 황색포도상구균(MRSA)이 대표적인 슈퍼버그로 꼽힌다. MRSA는 치명적인 병원 내 감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다제내성균 문제는 세계 보건 의료계의 중대 현안으로 부상한 지 오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를 보면 미국에선 매년 최소 280만 명이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되고 이 가운데 3만5천여 명이 목숨을 잃는다.

 최근엔 유엔도 식약 개발을 촉구했다.

 신약이 개발되지 않을 경우 향후 10년간 2천400만 명이 다제내성균 감염으로 극심한 빈곤에 빠지고, 2050년엔 한해 1천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도 상황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의료계에서 '최후의 선택'으로 통하는 콜리스틴(colistin) 내성균까지 등장했다.

 콜리스틴에 저항하는 슈퍼버그에 감염되면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콜리스틴 내성 슈퍼버그를 퇴치할 수 있는 신종 화합물을, 미국 록펠러대 과학자들이 찾아냈다.

 차세대 항생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큰 이 화합물은 동물 실험에서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Acinetobacter baumannii)균 등 몇몇 다제내성균을 제거하는 효능을 보였다.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균은 병원 내 감염을 가장 많이 일으키는 '기회감염 병원체(opportunistic pathogen)'로 알려져 있다.

 션 F. 브래디 미생물학 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5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Nature)'에 논문으로 실렸다.

 항생제 남용이 심각한 현실을 고려하면 박테리아에 항생제 내성이 생기는 건 피하기 어렵다.

 박테리아는 자신을 공격하는 항생제를 피하는 쪽으로 끊임없이 진화할 수밖에 없다.

 일부 세균은 이미 콜리스틴 독성을 피하는 유전자(mcr-1)가 생겼다.

 게다가 이 유전자는 박테리아의 플라스미드(plasmid) DNA에 위치해 다른 세균 주(bacterial strain) 에 빨리 퍼지는 경향이 있다.

 박테리아의 플라스미드 DNA는 유전체 DNA와 별개로 자율 증식하는 유전자를 통칭한다.

 연구팀은 유전자 기반의 '유전체 채굴(genome mining)' 기법으로 토양 세균이 만드는 천연 화합물을 탐색했다.

 원래 콜리스틴도 토양 박테리아가 다른 박테리아를 제거하기 위해 생성한 화합물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mcr-1 유전자로 콜리스틴에 저항하는 세균이 등장하면 다른 세균은 이에 맞서 새로운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

 연구팀은 1만여 개의 박테리아 유전체를 스크린해, 콜리스틴과 유사한 분자 구조를 만들 거로 예상되는 35개 유전자 그룹을 추려냈다.

 유전자 분석을 거듭한 끝에 콜리스틴 내성균에 쓸 수 있는 분자 구조를 알아낸 뒤 화학적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신약 후보 물질엔 마코라신(macolacin)이란 이름이 붙었다.

 마코라신은 동물실험에서 몇몇 유형의 콜리스틴 내성균을 제거하는 효능을 보였다.

 여기엔 CDC가 최상위 등급의 위험한 세균으로 분류된 임균(Neisseria gonorrhoeae)도 포함된다.

 브래디 교수는 마코라신에 대해 "가장 골치 아픈 다제내성균에도 투여할 수 있는 항생제로 개발될 잠재력을 갖췄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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