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형 당뇨병 사망의 주범 혈전증, 어떻게 생기는지 알아냈다

고혈당으로 PIEZO 1 단백질 증가→ 혈전 생성 연쇄반응 촉발
하버드의대 연구진, 저널 '사이언스 중개 의학'에 논문

 2형 진성당뇨병(T2DM) 사망의 거의 80%는 혈전증과 연관돼 있다.

 혈전증은 염증이나 동맥경화 등으로 생긴 혈전(미세한 핏덩이)이 정맥이나 동맥을 막는 증상을 말한다.

 드물긴 하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자의 이상 반응으로 혈전증이 보고된 사례도 있다.

 전통적으로 과학자들은 손상된 혈관에서 분비된 단백질이 혈전을 유발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새로운 혈전증 유발 메커니즘이 발견됐다.

 이 메커니즘은 PIEZO 1이라는 단백질을 활성화해 혈전 생성을 유도했다.

 PIEZO 1은 몸 안에서 주요 기계 감각 이온채널(mechanosensory ion channel)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PIEZO 1은 혈전증을 예방하는 치료 표적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동물 실험에서 이 단백질의 발현을 막으면 혈전이 생기지 않았다.

 아울러 혈전증 위험이 큰 환자를 미리 가려내는 진단 지표로 개발될 가능성도 컸다.

 미국 '브리검 앤드 위민스 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의 칼럼 맥레이 박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저널 '사이언스 중개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논문으로 실렸다.

 브리검 앤드 위민스 병원은 하버드의대의 두 번째로 큰 교육병원이다.

 12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질병의 특징을 더 생생히 보여주는 질병 표지의 발굴 등을 목표로 삼았다.

 연구팀은 2형 진성당뇨병 환자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세포 반응을 검사한 뒤 당뇨병이 없는 환자와 비교했다.

 여기에서 PIEZO 1 단백질의 중요한 역할을 시사하는 여러 가지 증거가 나왔다.

 2형 진성당뇨병 환자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혈당 수치가 올라가면 PIEZO 1이 증가하면서 혈전을 생성하는 연쇄반응을 촉발했다.

 그러나 고혈당인 동물 모델과 당뇨병 환자의 혈액 샘플에서 PIEZO 1의 발현을 억제하면 혈전이 생기지 않았다.

 하버드의대의 심혈관 의학 부교수이자 논문의 수석저자인 맥레이 박사는 "당뇨병 환자의 혈액 샘플을 검사했더니 PIEZO 1의 활성도가 높게 나왔다"라면서 "이 메커니즘이 당뇨병뿐 아니라 혈전의 형성에도 관여한다는 걸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발견이 매우 중요하지만, 실제로 임상에 적용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PIEZO 1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했을 때 어떤 부작용이 따르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인체 내에서 매우 광범위하게 발현하는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혈전증 발생 위험이 큰 환자를 가려내는 조기 진단법 개발에 먼저 활용할 수도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맥레이 박사는 "완전히 안다고 생각했던 질병에 대해 새로운 걸 많이 배우고 있다"라면서 "2형 진성당뇨병 같은 질환을 개별 환자 수준에서 연구하면 질병 메커니즘의 전 영역을 이해해 더 나은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질병청 "新 탄저백신, 기존 독소·부작용 없애…올해 비축 시작"
질병관리청은 국내 개발 신규 탄저 백신이 기존 백신과 달리 독소를 포함하지 않아 안전성이 입증됐다며, 올해 내로 생산과 비축을 시작할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질병청은 ㈜녹십자와 협력해 국내 기술로 세계 최초의 유전자 재조합 단백질 방식 흡착 탄저 백신(배리트락스주)을 개발했고 해당 품목은 지난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정윤석 질병청 고위험병원체분석과장은 이날 기자단 대상 브리핑에서 신규 백신에 대해 "기존 백신과 가장 큰 차이점은 백신 주원료인 탄저균의 방어 항원 생산 방식"이라며 "기존에는 탄저균 배양액을 정제하다 보니 미량의 독소가 포함돼 부작용 가능성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독소를 생산하지 않는 균주를 사용, 방어 항원만을 순수하게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렇게 탄저균의 방어 항원 단백질을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제조, 의약품으로 상용화한 사례는 세계 최초다. 흡입 탄저의 경우 치명률이 97%에 달하는 탄저병은 법정 제1급 감염병으로, 그 균은 생물테러에 악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갑정 질병청 진단분석국장은 "1997년 기초 연구에 착수해 30년 가까이 준비한 노력이 결실을 보았다"며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주말에 몰아서 하는 운동, 건강증진 효과는?…"운동량 충분하면 OK"
운동을 매일 하지 않고 주말에 몰아서 하더라도 당뇨병 유병률이 낮아지는 등 건강 증진 효과는 유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경희의료원 디지털헬스센터 연동건 교수 연구팀은 질병관리청의 지역사회건강조사(2009∼2022년) 데이터를 토대로 성인 242만8천448만명의 당뇨병과 신체활동의 연관성을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운동량만 충분하다면 운동 빈도 자체는 큰 영향이 없다는 걸 확인한 것으로, 평일에 규칙적으로 하든 주말에 집중적으로 하든 적절한 운동량만 지킨다면 당뇨병 유병률 감소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 결과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일주일에 75∼150분 중강도 또는 75분 이상의 고강도 운동'을 하는 집단의 당뇨병 유병률은 신체활동을 하지 않는 집단에 비해 16%가량 낮았다. 다만 이 수준까지 운동량이 증가하면 당뇨병 유병률이 떨어지지만, 그 이상으로 운동한다고 해서 추가적인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중강도 운동과 고강도 운동을 WHO 권고량 범위 내에서 적절히 병행하는 게 당뇨병 유병률 감소와 가장 크게 연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말에 운동을 집중적으로 몰아서 하는 집단과 평일에 규칙

메디칼산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