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에 에너지 공급 '미토콘드리아'의 눈속임'...병원체 침임 막아

유사 단백질로 미토콘드리아 외막의 '벗겨짐' 유도
미토콘드리아 스트레스→ 세포 '지질 탐식'→ 병원체, 영양분 접근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진, 저널 '사이언스'에 논문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 말고도 여러 가지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그중 하나가 외부에서 침입하는 병원체를 막는 것이다.

 미토콘드리아는 면역 반응의 개시에 관여하고 병원체로부터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빼앗는다.

 그런데 병원체가 정상 세포의 스트레스 반응을 이용해 미토콘드리아 방어 시스템을 무력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막스 플랑크 노화 생물학 연구소의 레나 페르나스 박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4일(현지 시각)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논문으로 실렸다.

 숙주 세포 안에 들어온 병원체가 살아남으려면 세포의 방어 시스템을 뚫고 영양분을 가로채야 한다.

 다시 말해 제한된 영양분을 놓고 숙주세포의 대사 시스템과 경쟁해야 하는 것이다.

 세포의 영양분을 지키는 방어 시스템 중 하나가 미토콘드리아다.

 정상적인 미토콘드리아는 지방산 흡수를 늘려 병원체의 지방산 접근을 제한한다.

 세포의 에너지 공급원인 미토콘드리아가 감염 상황에선 물질대사를 조절해 세포를 적극적으로 보호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톡소포자충은 미토콘드리아가 이런 일을 하지 못하게 막았다.

 원래 연구팀은 세포 내에서 병원체를 만났을 때 미토콘드리아의 행동이 어떻게 변하는지 밝히고자 했다.

 그래서 인간 기생충인 톡소포자충(Toxoplasma gondii)을 배양 세포에 감염시킨 뒤 미토콘드리아 외막의 변화를 유심히 관찰했다.

 이 기생충은 사람 외에도 개, 고양이, 소, 돼지 등에 침입해 감염증을 일으킨다.

 페르나스 박사는 "세포에 들어온 병원체가 미토콘드리아와 만났을 때 처음 접촉하는 게 외막"이라면서 "그런 관점에서 미토콘드리아 외막을 세밀히 살펴봤다"라고 말했다.

 실험 결과 이 기생충과 접촉하면 미토콘드리아 외막의 큰 구조물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논문의 제1 저자인 리션허(Xianhe Li) 연구원은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가 세포의 나머지 부분과의 연결 통로를 스스로 떼어낼 이유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궁금증은 미토콘드리아와 접촉한 병원체 쪽에서 풀렸다.

 톡소포자충은 숙주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을 흉내 내는 독특한 기능의 단백질을 갖고 있었다.

 이 기생충 단백질이 미토콘드리아의 외막 수용체와 결합하면, 기생충 단백질을 미토콘드리아 내부로 운반하는 시스템이 열렸다.

 톡소포자충은 이런 과정을 거쳐 생기는 미토콘드리아 스트레스를 이용해 미토콘드리아의 대사 방어 시스템을 무력화했다.

 세포가 미토콘드리아 스트레스 반응으로 지질 탐식(lipophagy)을 하면 그 틈을 타고 성장의 자양분이 되는 지방산에 접근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톡소포자충이 배양한 인간 세포에 감염하는 과정만 살펴봤다.

 하지만 미토콘드리아의 대사 방어를 뚫는 병원체의 행동이 톡소포자충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일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단백질도 미토콘드리아의 외막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연구팀은 다른 연구자들의 이 발견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러스 등 다른 병원체가 숙주 세포에 감염할 때도 미토콘드리아의 외막 수용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시사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연구는 앞으로 연구해야 할 과제를 몇 가지 남겼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세포 안에 병원체가 들어온 걸 미토콘드리아가 어떻게 감지해 반응하는지, 톡소포자충이 미토콘드리아의 방어 기제를 뚫고 세포의 영양분을 흡수하는 비결이 뭔지, 세포가 병원체의 영양분 접근을 막으려고 대사 시스템을 재편하는지 등이다.

 페르나스 박사는 "톡소포자충 외의 다른 병원체 감염에서 미토콘드리아 외막 수용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히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중증 모자의료센터'로 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 선정
최중증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진료할 '중증 모자의료센터'로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이 선정됐다고 보건복지부가 1일 밝혔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되는 중증 모자의료센터는 최종 전원기관으로서 모자의료 전달체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그간 정부는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진료를 위해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와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지정해 운영해왔는데, 센터간 역량 차이와 지역별 인프라 연계 부족 등으로 중증 환자 진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었다. 이에 정부는 중증도에 따라 진료가 이뤄지도록 중증 모자의료센터와 권역 모자의료센터, 지역 모자의료센터 등으로 모자의료 전달체계를 개편했다. 이번에 선정된 2곳은 산과, 신생아과뿐 아니라 소아청소년과 세부 분과 및 소아 협진진료과 진료역량도 갖춰 고위험 산모·신생아와 다학제적 치료가 필요한 중환자에게 전국 최고 수준의 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이들 의료기관은 24시간 진료체계 유지와 예비병상 운영 등을 통해 다른 병원들에서 응급환자 치료가 어려운 경우 최대한 환자를 수용·치료하게 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두 병원에 시설·장비비 10억원과 운영비 12억원을 지원한다. 정통령 복지부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메디칼산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