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에 나쁜 영향 '고지방식', 왜 나쁜지 과학적으로 입증"

다량의 지방 섭취→산화질소 수위 상승→암 진행 자극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진, 미국 화학회 'ACS 중심 과학'에 논문

 나쁜 식습관이 암을 부르고 암의 진행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은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마침내 이 가설이 사실이라는 걸 강력히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음식물에 포함된 지방의 양과 몸 안의 산화질소(Nitric oxide) 수위 사이에 분명한 연관성이 있다는 게 과학적 실험을 통해 입증된 것이다.

 산화질소는 암의 발달, 염증 발생 등에 관여하는 신호 분자다.

 미국 일리노이대 어배너-섐페인 캠퍼스의 '베크만 첨단 과학 공학 연구소' 과학자들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 화학회(ACS)가 발행하는 저널 'ACS 중심 과학'(ACS Central Science)에 논문으로 실렸다.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따르면 연구팀은 종양 미세환경의 미묘한 변화가 분자 수준에서 암의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세포는 생존과 성장을 위해 일반 세포와 다른 주변 환경을 조성하는데 이를 종양 미세환경이고 한다.

 양 미세환경에 깊숙이 관여하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염증이다.

 구팀은 특히 칼로리가 높고 지방이 많이 함유된 고가공식(highly processed food)에 주목했다. 고가공식이 특정 염증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가공식은 원재료에 화학물질, 착색제, 감미료, 방부제 등이 추가된 식품을 말한다.

  비스킷, 케이크, 시리얼, 소시지 등 재생육, 훈제 향을 입힌 재 가공육, 라면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런데 급성이건 만성이건 염증에선 산화질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산화질소는 암의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일례로 암이 처음 싹틀 때 면역세포는 세포 독성을 띨 만큼 다량의 산화질소를 생성한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농축된 산화질소만 종양 미세환경에 남는다.

 하지만 이 과정엔 음식 섭취, 산소 첨가 등의 다른 요인이 가세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산화질소가 암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고지방식과 산화질소 수위의 분자적 연관성을 규명하려면 심층 조직(deep-tissue)의 이미지를 정확히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난제를 풀기 위해 연구팀은, 활동에 기반해 산화질소를 감지하는 'ABS 프로브'(연구 명칭 BL660-NO)를 최초로 개발했다.

 이 '분자 프로브'(molecular probe)를 쓰면 맨눈으로 보기 힘든 분자의 특성을 관찰할 수 있었다.

과학자들이 암에 작용하는 산화질소의 근적외선 생체발광 이미지를 포착한 것도 이 분자 프로브 덕이다.

 실험 모델로는 인간의 간 전이암 조직과 생쥐에 생긴 유방암 조직을 썼다.

 원래 '분자 프로브'는 인접한 분자의 특성을 연구하는 데 쓰는 원자 및 분자 그룹을 말한다.

 실험 결과, 생쥐에게 고지방 먹이를 주면 종양 미세환경의 산화질소 수위가 빠르게 올라갔다.

 이런 생쥐는 저지방 먹이를 준 대조군보다 살이 많이 쪘고 종양도 더 커졌다.

 염증을 촉진하는 고가공 사료를 먹이면 대식세포가 더 많이 몰려들고, 산화질소 합성을 유도하는 시스템이 과잉 작동했다.

 그러면 산화질소 생성량이 증가하면서 암의 진행을 자극했다.

 연구팀은 고지방식과 종양 내 산화질소 수위, 암 발달의 직접적 연관성이 이렇게 입증된 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발견이 향후 암의 진단과 치료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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