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질병통제예방센터 "원숭이두창, 가벼운 대화로는 전파 안 돼"

대규모 파티가 확산 경로로 부각된 뒤 일부에서 동성간 성관계를 감염 원인으로 지목
성관계 안 해도 전파…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질 밀접 접촉해도 감염
질병청 "미세 에어로졸 공기 전파 흔하지 않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오면서 지역 사회 전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터넷상에는 "동성애자가 아닌 일반인은 걸릴 일이 없다" "치료한 의사도 걸린 적이 있어 호흡기 전염 가능성도 크다더라" "악수나 손잡이 등으로도 옮겨지나" "화장실을 같이 써도 옮기나"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 원숭이두창은 동성애자만 걸린다?…거짓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중·서부 아프리카의 열대 우림 지역에서 주로 발생해 온 인수공통감염병이다.

 1958년 덴마크의 한 연구소 원숭이에서 사람 두창(천연두)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 '원숭이두창'으로 이름 붙여졌다. 원숭이두창이 처음 사람에게 발견된 것은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 사는 9개월 소년에게서다.

 이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가봉, 코트디부아르 등에서 보고돼 아프리카 지역에서 풍토병으로 자리잡았으나, 지난 5월 7일 영국에서 첫 발병 보고가 있고 난 뒤 전 세계에 확산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이달 15일까지 WHO에 보고된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는 사망 1건(나이지리아)을 포함해 총 42개국 2천103건이다.

 원숭이두창을 둘러싼 가장 큰 오해가 동성애자들 간의 성관계를 통해 감염된다는 것이다.

 이는 원숭이두창 확산 초기 주요 원인으로 특정 감염 경로가 부각된 탓이다.

 WHO 비상위원장을 지낸 데이비드 헤이만 박사는 5월 23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원숭이두창 확산이 유럽에서 열린 두 차례 대규모 파티에서 벌어진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남성간의 성관계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유력한 가설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이달 21일 원숭이두창 감염 위험이 높은 일부 동성애·양성애 남성들에게 백신을 맞으라는 권고를 내놓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이달 20일까지 원숭이두창 사례가 793건 보고됐는데 이중 여성은 5명 뿐이다.

 하지만 원숭이두창이 반드시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우리나라 질병관리청 등에서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이나 사람,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질과의 밀접한 접촉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람 간에는 감염된 사람의 혈액, 체액, 피부, 점막 병변과의 접촉, 감염 환자의 체액·병변이 묻은 의복이나 침구류 등의 접촉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키스나 성관계와 같은 행위도 감염 경로에 포함되지만, 반드시 동성애자 또는 양성애자의 성관계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동성애자만 걸린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성 접촉과 같은 밀접 접촉 없이도 보호 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의료진들 감염 사례도 있다"며 "유럽에서 (확진자 중에)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건 사실이지만 여성도 있기 때문에 그것(동성애)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

 CDC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정액이나 질액을 통해 감염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다른 가능한 전파 방식에 대해서는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나 증상이 없는 사람과 접촉했을 경우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 호흡기 전파 가능?…질병청 "미세 에어로졸 공기 전파 흔하지 않다"

 이달 7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 등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CDC는 여행자에게 원숭이두창 등 질병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지침을 올렸다가 돌연 삭제했다.

 다만 CDC는 최근 집에 다른 가족이 있거나 밀접, 대면 접촉 가능성이 있는 원숭이두창 환자는 마스크를 쓰도록 권고했다. 의료 종사자에게도 마스크 착용을 당부했다.

 이 때문에 공기 전파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확산 초기 일부 보도를 보면 원숭이두창은 '일반적으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된다'고 나와 있다.

 이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비말(침방울) 전파와 에어로졸(공기) 전파를 나눠 봐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에어로졸 형태로 공기 중 장시간 부유해 10m 이상까지 확산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즉, 환자가 기침하거나 말할 때 나오는 비말과 닿는 것뿐 아니라 공기 중에 떠 있는 고체 입자 또는 액체 방울을 통해 감염되는 것이다.

 반면 CDC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공기 중에 빨리 떨어지는 침이나 호흡기 분비물과 같은 작은 방울에서 발견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공기 전파와 같은 장거리 감염이 보고된 바는 아직 없다는 것이다.

 CDC의 바이러스 전문가 앤드리아 매콜럼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원숭이두창에 감염되기까지) '매우 지속적이고 긴밀한 접촉'이 필요하다"며 "몇m에 걸쳐 전염되는 바이러스는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CDC는 원숭이두창에 감염되지 않는 사례로 가벼운 대화, 식료품점에서 확진자를 지나치는 것, 문손잡이와 같은 물품을 만지는 것을 들고 있다. 반면, 다른 자료에서는 확진자가 사용한 물건과  천 종류 등을 접촉하는 행위로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질병관리청은 "호흡기 전파도 가능하나 코로나19처럼 단순 접촉으로 감염되지는 않는다"며 "바이러스가 포함된 미세 에어로졸을 통한 공기 전파는 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피부 접촉을 통한 접촉이 가장 흔한 감염 경로고, 일부 비말(침방울)을 통한 전파도 가능할 수는 있는데, 흔하진 않다"며 "질병청에서도 (에어로졸 전파가) 가능할 수 있다고 했지, 가능하다고 얘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가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탓에 명확하게 밝혀진 사실은 없다.

 김우주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천보다 쇠나 목재 같은 딱딱한 표면에서 더 오래 살아남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는데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워낙 소수이고 드러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그런 연구까지는 안 돼 있는 것 같다"며 "공기 전파가 흔한 상황이 아닌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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