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재생하는 기본 메커니즘 확인...간 이식 피할 수 도 있다"

MIT 연구진, 간세포 분열 자극하는 성장 인자도 발견
간 혈관 상피세포 중요한 역할…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논문

 원래 인간의 간(肝)은 놀라운 재생 능력을 갖췄다.

 간의 70%를 잘라내도 수개월만 지나면 남은 조직이 원래 크기로 자랄 수 있다.

 간의 이런 복원력을 의학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고치기 어려운 간 질환에 대한 치료 옵션(선택)도 다양해질 게 분명하다.

 의료계의 이런 숙원을 푸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획기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간의 재생 단계를 전보다 더 세부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간 혈관 모델이 개발된 것이다.

 연구팀은 이 모델을 활용해 생쥐 등 동물 모델 연구에선 접근도 어려웠던 인간 간 조직의 재생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의료공학 과학 연구소의 산기타 바티아 석좌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논문으로 실렸다.

 그는 MIT의 코흐 통합 암 연구소에서도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간 이식이 필요한 사람은 대부분 바이러스 간염, 지방간, 간암 등의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다.

 간의 재생을 자극하는 확실한 치료법이 있다면 간 이식까지 가지 않아도 될 환자가 적지 않다.

 이런 재생 치료법은, 이식한 간의 복원을 돕는데도 매우 유용할 수 있다.

 아쉽게도 동물 모델 연구에선 이런 치료법을 찾지 못했다.

 바티아 교수는 "지난 몇 년간 생쥐 모델의 간 재생에 관여하는 듯한 유전자들이 발견됐고 그중  일부는 인간에게도 중요한 것처럼 보였다"라면서 "그러나 누구도 인간의 간세포가 왕성히 늘어나게 하는 유전자 신호를 모두 이해하진 못했다"라고 말했다.

 사실, 생쥐 모델 연구에서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다.

 과학자들은 생쥐에게 간 손상이나 간 질환이 생겼을 때 이에 반응해 활성화하는 몇몇 재생 경로에 대해 많은 걸 알아냈다. 생쥐의 경우 간세포와 간혈관 내벽 상피세포의 상호관계가 핵심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생쥐의 간세포는 혈관 발달 보조 인자를 생성하고, 혈관 상피세포는 간세포의 증식을 돕는 성장 인자를 분비한다.

 그런데 이런 상호작용을 한꺼번에 구현할 수 있는 기발한 연구 모델이 필요했다.

 바티아 교수팀은 미세유체공학(microfluidics) 전문가인 보스턴대의 크리스토퍼 첸 석좌교수와 손잡았다.

 여기서 탄생한 게 인간의 간 조직과 혈관을 모방한 컴퓨터 '인공 재생' (regeneration on a chip) 모델이다.

 이 모델은 혈관과 간세포 구상체(liver spheroid) 사이에 성장 인자 같은 분자가 흘러가게 디자인됐다.

 과학자들은 간에 존재하는 특정 유형의 세포에서 원하는 유전자를 끄고 전체 시스템에 어떤 일이 생기는지 관찰했다.

 먼저 유체의 흐름만으로는 간세포의 분열 주기 진입을 자극할 수 없다는 게 드러났다.

 여기에 더해 인터류킨-1-베타로 염증 신호를 주면 간세포가 분열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프로스타글란딘 E₂(PGE2)와 같은, 인간 세포에서 본 적이 없는 인자들이 생성된다는 게 확인됐다.

 이들 인자 중 일부는 동물 연구를 통해 인간에게 존재할 거로 예측된 것들이다.

 바티아 교수팀은 간이 재생할 때 PGE2 수위가 높아진다는 걸 확인했다. 이 분자는 제브라피시의 재생에도 관여했다.

 유전자 발현을 차단하는 '노크 아웃'(knock out) 실험을 해 보니 PGE2는 혈관 상피세포에서 오는 것이었다.

 인간의 간세포가 분열을 시작하게 자극하는 것도 PEG2였다.

 연구팀은 간의 재생을 자극하는 성장 인자가 PGE2 외에 더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그러다 보면 결국 인간의 전체 간 재생 경로도 발견할 거로 기대하고 있다.

 간세포 분열 주기의 개시뿐 아니라 종료에 관여하는 분자를 찾아내는 것도 주요 목표로 정해졌다.

 어떤 분자 신호가 재생 종료 시점을 간에 알리는지는 전체 재생 경로를 이해하는 데 필요하다.

 PGE2 같은 성장 인자는, 간 기능이 완전히 망가진 간부전 환자의 이식 여부를 판단하는 데도 지표 역할을 할 수 있다.

 바티아 교수는 "지금은 간부전 환자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지 알 길이 없어 이식을 선택하게 된다"라면서 "하지만 재생 반응이 강한 환자를 가려낼 수 있다면 간 이식을 피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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