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마약류 '식욕억제제' 처방, 1천 배 늘어도 식약처 감사 안 해"

국민의힘 김미애 "과하게 처방하는 의료기관 점검 필요"

 의료용 마약류로 분류된 식욕 억제제를 평균보다 1천 배 이상 많이 처방하는 의료 기관이 있는데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감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5일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김 의원이 식약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충청 지역 A 가정의원과 수도권 B 정신과 의원은 의료용 마약류 식욕 억제제를 한 해 평균 19만4천여 건, 25만6천여 건 처방했다.

 의료 기관 한 곳당 연평균 처방 건수가 약 249건인 점을 고려하면 B 의원의 처방 건수는 평균치보다 1천 배 이상 많은 것이다.

 A 의원 역시 평균치보다 약 780배 많았다.

 두 의원의 한 해 평균 처방량은 각각 약 1천만 정, 700만 정으로, 이를 더하면 지난 3년간 국내 전체 처방량의 연평균 값(약 2억5천만 정)의 약 7%에 해당한다. 의료용 마약류 식욕 억제제를 처방한 전체 의료 기관은 연평균 약 2만4천여 곳이다.

 두 의원의 처방 환자 수 또한 평균을 넘어섰다.

 A 의원은 3년 동안 연평균 3만3천여 명의 환자에게 의료용 마약류 식욕 억제제를 처방했다. B 의원도 2만3천여 명에게 처방했다.

 의료 기관 한 곳당 연평균 처방 환자 수는 약 53명이어서, A 의원은 이보다 600배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식욕 억제제 성분인 펜터민과 펜디메트라진, 암페프라몬, 마진돌은 식욕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의존성이나 내성 발생 위험이 있어 식약처는 마약류로 분류해 취급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김 의원에 따르면 식약처는 두 의원에 대한 현장 실사나 지도·감독을 시행한 적이 없다.

 이는 식약처가 지난 4월 제정한 '마약류의 오남용 방지를 위한 조치기준 제정고시'에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다량의 식욕 억제제를 처방하는 의료 기관에 대한 현장 감시를 규정한 내용이 없기 때문이라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고시에는 식욕 억제제의 처방·투약이 3개월을 초과한 경우, 2종 이상의 식욕 억제제를 병용한 경우, 청소년·어린이에게 투여한 경우에만 현장 감시 같은 식약처 조치가 이뤄진다고 명시돼 있다.

 김 의원은 "마약류 식욕 억제제가 '의료 쇼핑 의약품'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식약처가 단순히 환자 1인당 처방량 같은 소극적인 방지 기준이나 단속 기준을 정할 것이 아니라, 과하게 많이 처방되고 있는 의료 현장을 더 확인하고 점검하는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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