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겨울 재유행 슬금슬금 다가와…"여름보다 규모 작을 것"

확진자 감소세 정체…"이르면 다음 달부터 재유행 본격화"
변이와 면역도가 재유행 크기 좌우…"60세 이상 접종 중요"

 사그라지는 듯했던 코로나19 유행이 슬금슬금 다시 고개를 들어 올리는 모양새다.

 지난 7월 초 시작한 코로나19 여름 재유행(6차 유행) 감소세가 다소 정체된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최근 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직 증가세 전환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조만간 확진자가 다시 늘어 이르면 다음 달부터 겨울 재유행(7차 유행)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겨울 재유행의 규모 등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여름 재유행보다는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감소세 주춤하고 확진자 증가 경향…겨울 재유행 징조?

 여름 재유행은 8월 중순 정점을 찍고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계절이 바뀐 최근 며칠 동안은 신규 확진자수가 전주 같은 요일 대비 오히려 증가하는 등 감소 폭이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글날 연휴(8∼10일) 영향이 미치기는 했으나 지난 18일에는 신규 확진자 수(3만3천223명)가 1주 전인 11일(1만5천466명)의 2배로 뛰는 '더블링' 현상이 3개월 만에 다시 나타나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 16∼20일 감염재생산지수가 1.09로 9주 만에 1 이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주변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수치화한 지표로, 1 이상이면 '유행 확산'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 나타난 몇 가지 지표로 유행이 다시 증가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박향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1일 브리핑에서 최근 확진자 추이에 대해 "반등세라기보다는 감소 추세가 주춤한 상태"라며 증가세 전환 여부를 판단하려면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엄중식 가천대 의대 교수는 "실제 감염자가 증가한 것일 수도 있지만, 독감 등 다른 호흡기 질환 유행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면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사람들이 많아졌을 수도 있다"며 "1∼2주 후 위중증 환자 증가 여부를 보면 실제 감염자가 증가했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12월∼3월에서 11∼12월로…앞당겨진 겨울 재유행 예상 시점

 전문가들의 겨울 재유행 예상 시점은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이달 초 겨울 재유행 시기를 12월∼내년 3월로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정기석 코로나19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지난 17일 국내 겨울 재유행이 12월 초에 본격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후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다음 달(11월)부터 본격적으로 재유행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재유행 시기에는 국민 면역도와 새 변이 출현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정기석 위원장은 백신 접종에 따른 면역력과 감염에 의한 면역력이 12월께 전체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재훈 교수는 "아직 특별한 변이의 증가가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11월 초~중순이 되면 한 변이종이 급격히 치고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세종 등장 후 4∼6주 정도가 지나면 유행이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 "겨울 재유행 정점 18만명대 밑에서 형성될 것"

 재유행 시기를 특정하기 어려운 만큼, 재유행 규모 역시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전문가들은 겨울 재유행이 올여름 재유행보다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엄 교수는 "재유행을 주도하는 새 변이의 특성이 재유행의 속도와 폭을 정할 것"이라며 "그 변이가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라면 면역 회피성이 아무리 뛰어나도 (여름 재유행을 주도한) BA.5 이상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여름 재유행이 하루 최고 18만명대 확진자 수준에서 정점을 찍은 것을 고려하면, 겨울 재유행은 그보다 낮은 수준에서 정점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또 오미크론 변이에도 대응하는 2가 백신 접종이 꾸준히 이뤄지고, 전체 인구 중 확진 이력자의 비중이 증가하면 겨울 재유행의 폭은 앞선 유행들보다 작을 것이라고 엄 교수는 예상했다.

 정 교수도 현재 겨울 재유행의 규모와 크기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지난번보다 (유행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60세 이상 확진자 비중 증가…"접종률 높여야"

 백신 접종은 특히 고령층 등 건강취약계층에게 강조되고 있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대부분 60세 이상 고위험군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위원장은 백신을 통한 면역력이 4개월, 자연 감염을 통한 면역력이 6개월 유지된다고 봤을 때, 8월 전에 마지막 접종을 했거나 6월 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은 12월 초 면역력이 저하될 수 있다며 "특히 고령층, 감염취약계층은 반드시 백신접종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국내 확진자 중 60세 이상 고령층의 비중이 증가하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확진자 중 60세 이상 비율은 9월 셋째 주 24.5%, 넷째 주 24.6%, 10월 첫째 주 25.5%, 둘째 주 25.4%로 증가했다.

 최근 일주일(16∼22일)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은 25.9%로 더 증가했다.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은 지난 16일에는 28.1%, 22일에는 27.4%에 이르기도 했다.

 엄 교수는 "최근 코로나19는 어린 연령층부터 유행해서 20∼30대, 40∼50대, 60대 이상으로 유행의 중심이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 고령층 확진자 비중이 증가한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일 수도 있지만, 고령 확진자 증가는 위중증·사망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유념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가라는 엄마, 말리는 선배"…의정갈등에 학교 밖 맴도는 의대생
"25학번 의대 신입생 얘기를 들어보니 부모님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학교에 가라 하고 선배들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학교에 오지 말라 해서 아침에 PC방으로 출근한답니다." 교육부 의대교육지원과 관계자가 최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의사 수 추계 논문 공모 발표회에서 언급한 사례다. 이 관계자는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도 주변의 여러 사정으로 결정할 수 없는 의대생과 학부모님 전화가 교육부로 많이 온다"며 현장에 있던 의대 교수 등을 향해 "이제 학교로 돌아와 학업을 이어가길 희망하는 학생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했다. 장기화한 의정 갈등 속에 의대생들이 학교 밖을 맴도는 신세가 됐다. 정부의 의대 증원 등 정책에 반대하는 강경한 목소리가 여전히 큰 건 사실이지만, 이제는 돌아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의대생들도 적지 않다. 의료계 안에서는 의대생이 의정 갈등의 '볼모'가 돼 버렸다며 이제 선배들이 나서서 후배들이 돌아갈 수 있도록 길을 터주라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 "돌아가고 싶다는 학생 존재하지만…복귀로 이어질진 미지수"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주요 의대들은 교수와 학생의 일대일 면담 등 할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담도암 조기 진단 가능성 높였다…대규모 유전체 확보
국내 연구진이 담도암 발병 과정을 알 수 있는 대규모 유전체를 확보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 의대 박영년·김상우 교수 연구팀이 담도암의 전암 병변(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병변)으로부터 침윤성 담도암(1기 이상의 암)에 이르기까지 대규모의 유전체(생명체의 모든 유전정보)와 전사체(유전체에서 전사되는 RNA 총체) 변화과정을 규명했다고 최근 밝혔다. 담도와 쓸개에서 발생하는 담도암은 5년 내 환자 10명 중 7명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하기 어렵다. 암 발생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에 대한 연구도 드물어 조기 진단과 항암 표적 치료도 어려운 실정이다. 연구팀은 담도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병변으로 알려진 담도계 유두상 종양에 주목, 이 부위로부터 암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유전자 발현 이상이 암 발생에 관여함을 밝혀냈다. 유두상 종양과 담도암으로 진단된 환자 166명의 조직을 대상으로 전암 병변 부위와 주변으로 침윤해 들어가는 암종 부위를 분리, 대규모 '전장 엑솜 염기서열분석'(인간의 전체 유전체 중 아미노산 서열을 결정하는 엑손 부위 분석)을 진행했다. 이 중 담도계 유두상 종양이 담도암으로 발전된 41명 환자

메디칼산업

더보기
'의료정보 실시간 공유' 개정안 제정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부산 해운대을)은 자신이 대표 발의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15일 밝혔다. 개정안 핵심은 중앙과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에 의료자원 정보시스템을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해당 시스템은 기존 감염병 관리 통합정보시스템과 연계해 운영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렇게 되면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병상과 의료자원 정보를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의료기관 간 의료자원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병원 간 가용병상 파악이 어려워 환자 전원 등 감염병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병상 정보 등을 메일로 주고받으면서 신속성과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현재까지도 병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은 구축돼 있지 않아 향후 감염병이 발생해 확산할 경우 비슷한 혼선이나 어려움이 되풀이될 수도 있다. 김 의원은 "감염병 대응에 인력과 병상 등 의료자원을 적재적소에 신속히 배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면서 "이번 개정안이 제정돼 보다 감염병에 더욱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