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약품 특허 유효기간 상한 없어...복제약 진입 막아"

 국내 의약품 특허가 미국, 유럽과 달리 유효 특허기간 상한을 두지 않아 제네릭(복제약) 진입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약학계에 따르면 권경희 동국대학교 약학과 교수 연구팀은 주요 의약품의 국내 특허기간과 해외 특허기간을 비교한 결과 한국이 미국, 유럽보다 의약품의 특허 존속기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약학회지' 최근호에서 밝혔다.

 의약품은 통상 특허기간 20년에 임상시험이나 규제기관의 허가·심사로 지연된 5년을 추가해주는 특허제로 운영된다.

 하지만 과도한 특허 보호는 저가 제네릭 제품의 시장 진입을 막고 의료비 부담을 늘릴 수 있는 만큼 미국과 유럽은 유효 특허권에 기간 한도를 두고 있다.

 미국은 제품 품목허가를 받은 시점으로부터 14년, 유럽은 15년까지만 특허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

 반면 한국은 특허법에 별도의 관련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연구팀이 국내에서 존속기간연장등록 제도가 도입된 1990년 이후 특허권을 보유한 의약품 388개를 분석한 결과 허가일로부터 특허 보호기간이 14년을 초과한 제품은 81개, 15년을 초과한 제품은 60개로 나타났다.

 특허 만료 기간 자체가 유럽 보호기간 기준인 15년을 초과한 제품은 36개였고, 26개는 특허 연장을 통해 15년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의약품 중에서는 로슈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레센자가 국내에서 15년 10개월 19일 보호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의 표적항암제 잴코리는 한국에서 16년 5개월 16일, 길리어드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치료제 빅타비는 16년 8개월 8일 보호를 받게 됐다.

 연구팀은 "과도한 특허 보호는 저가 제네릭의 시장 진입을 지연시키고 의료비 부담을 가중하는 만큼 제품의 승인일로부터 특허기간 연장에 대한 적절한 제한이 설정돼야 한다"며 "합리적인 품목허가일로부터 특허권 존속기간 만료일까지의 기간 도출을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특허청은 의약품 특허권 존속기간 연장제도 개편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해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제약·바이오 업계에 의견을 조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오리지널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만큼 개선안 마련에는 난항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목숨 위협하는 독감 합병증…"독감·폐렴구균 백신 접종해야"
대만의 유명 배우이자 가수 구준엽의 부인인 쉬시위안(徐熙媛·48)이 인플루엔자(독감)에 걸린 후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이 알려지면서 독감과 폐렴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이나 면역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겐 독감이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독감과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폐렴은 관련 바이러스·세균·곰팡이·기생충 등에 감염돼 호흡기(폐)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증상은 기침과 노란 가래, 발열, 늑막염으로 인한 가슴 통증, 호흡 곤란 등이며 가벼운 폐렴은 감기와 유사하다. 심하지 않으면 항생제 치료 없이 회복되기도 하지만, 드물게 폐렴이 심한 경우 호흡부전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 위험군은 소아나 노인, 면역 기능이 떨어진 환자 등이다. 폐렴의 주 원인은 바이러스와 세균이다. 대부분 기도를 통해 병원체가 침입하여 염증이 시작된다. 특히 쉬시위안과 같이 독감에 걸리면 이 같은 병원체 침입에 취약해져 폐렴에 걸리기 쉽다. 정재호 국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독감 바이러스로 인해 몸이 공격을 받은 상태에서 면역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나 세균으로 인한 2차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뇌에 플라스틱 숟가락 한개씩…" 미세플라스틱 탓 치매 가능성 걱정까지
미세플라스틱이 질병을 부를 가능성까지 의심할 정도로 인체를 급속히 오염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멕시코대 연구진은 시신을 수십구 해부해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오염도 추이를 조사한 논문을 학술지 네이처메디신에 3일(현지시간)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2024년 초 시신들의 신장과 간에서는 2016년 시신들보다 7∼30배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측정됐다. 이는 에베레스트에서부터 마리아나 해구까지 광범위하게 퍼진 미세플라스틱이 사람들 장기에도 점점 많이 쌓이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연구진은 예민한 기관인 두뇌에서도 2016년보다 2024년에 50% 많은 미세플라스틱을 관찰됐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매슈 캠펜 교수는 CNN에 "평균 45∼50세 정도인 보통 사람들의 뇌 조직에서 우리가 관측한 농도는 1g당 4천800μg(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이며 무게로 따질 때 0.48%"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 뇌가 99.5%는 뇌이고 나머지는 플라스틱인 셈"이라며 머리에 플라스틱 숟가락이 한 개씩 온전히 들어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사망 전에 치매 진단을 받은 이들의 두뇌에서는 파편 같은 플라스틱 조각이 건강한 이들보다 3∼5배 많다는 점

메디칼산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