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암 환자 뇌안에 화학항암제 전달 성공"

美 연구팀 "초음파로 혈액뇌장벽 일시 개방…뇌 약물 농도 4~6배 증가"

 미국 연구팀이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어 최악의 뇌암으로 불리는 교모세포종 환자의 뇌에 화학 요법 치료제를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임상시험에 성공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파인버그의대 애덤 소나벤드 교수팀은 의학저널 '랜싯 종양학'(Lancet Oncology)에서 초음파 장치로 교모세포종 환자의 혈액뇌장벽(BBB)을 일시적으로 개방, 화학 항암제를 뇌 안으로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임상 제1상 시험에서 4분간 시술로 뇌 안의 약물 농도를 4~6배 증가시킬 수 있었다며 이는 사상 처음으로 교모세포종 환자의 뇌 안에 화학요법 치료제를 안정적으로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모세포종은 가장 흔한 악성 뇌종양인 신경교종 중 대표적인 유형으로, 수술과 항암 방사선 등 표준치료를 모두 받아도 평균 생존율이 2년이 채 안 될 정도로 예후가 나쁜 뇌암이다. 

 교모세포종 치료의 가장 큰 장애물은 강력한 화학 요법 약물이 혈액뇌장벽을 통과해 뇌종양까지 도달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혈액뇌장벽은 혈액 속의 약물이나 해로운 물질로부터 뇌를 보호해주는 미세 구조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두개골 이식형 초음파 장치와 미세기포를 사용해 혈액뇌장벽을 열고 그동안 정맥주사로 투여해온 화학요법 항암제를 뇌 중요 부위에 반복적으로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 시술은 환자가 깨어있는 상태에서 4분간 시행됐으며 환자는 시술 수 시간 후 귀가했다. 시술은 몇 주에 한 번씩 수개월간 계속됐고 일부 환자는 최대 6차례까지 이 시술을 받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은 종양 절제 수술과 초음파 장치 이식 후 수주일 내에 초음파 시술과 화학항암제 투여 치료를 시작했다.

 연구팀이 이 시술을 통해 강력한 화학요법 치료제 파클리탁셀과 카보플라틴을 투여한 결과 뇌 안 약물 농도가 4~6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약들은 보통 혈액뇌장벽을 통과하지 못해 교모세포종 치료에는 사용되지 않는 것들이다.

연구팀은 이 임상시험에서 초음파를 이용한 혈액뇌장벽 개방이 뇌 화학 요법 약물 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으로 정량화했고 일시 개방된 혈액뇌장벽은 30~60분 후 회복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소나벤드 교수는 "현재 교모세포종 치료에 쓰이는 화학항암제 테모졸로마이드는 혈액뇌장벽은 통과하지만 약효가 약하다"며 "이 연구 결과가 교모세포종 치료에 큰 진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재발성 교모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제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제2상에서는 초음파 시술로 파클리탁셀과 카보플라틴을 뇌에 투여하고 생명 연장 효과가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소나벤드 교수는 "그동안 미국 내 3만여 명의 신경교종 환자 등 뇌암 환자에 집중해 왔다"며 "이 연구를 계기로 다양한 뇌 질환을 앓는 수백만 환자들을 위한 약물 기반의 새 치료법을 연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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