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 심사·독점권 발판…'희귀 질환' 도전하는 제약기업들

29일 '세계 희귀 질환의 날'…2032년 세계 희귀 의약품 시장 647조 전망
환자 모집 어려워…희귀의약품 지정 시 수년간 시장 독점 혜택

 오는 29일은 '세계 희귀 질환의 날'이자 '희귀 질환 극복의 날'이다.

 환자 자체가 적은 희귀 질환의 치료제는 그간 글로벌 제약사들의 독무대였지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시장 독점권, 신속 심사 혜택 등에 힘입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세계 희귀 질환의 날은 유럽 희귀 질환 기구가 2월 마지막 날이 4년에 한 번씩 29일로 끝나는 '희귀함'에 착안해 2008년 제정했다. 희귀 질환 인식 개선과 환우 응원을 위해 100여개 국가에서 다양한 캠페인이 진행된다.

 희귀 질환 극복의 날은 우리나라에서 2015년부터 매년 5월 23일로 정한 법정 기념일인데, 인식  제고를 위해 올해부터 2월 마지막 날에 진행된다.

 미국은 환자 수 20만 명 미만인 질환을, 유럽은 1만 명당 5명 미만의 유병률을 기준으로 희귀 질환을 정한다. 우리나라는 환자 수 2만 명 미만, 일본은 환자 수 5만명 미만이 기준이다.

 현재 전 세계에는 약 5천∼8천 종의 희귀 질환이 존재하며, 환자는 3억5천만∼4억 명으로 추산된다.

 환자 수가 적다 보니 희귀 질환 치료제는 개발을 위한 필수 전제인 임상의 진행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각국 정부는 '희귀 의약품 지정'을 통해 신속 심사, 독점권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은 시판 허가일로부터 7년간 희귀 질환용 의약품에 독점권을 부여하며, 연구개발(R&D) 비 용에 최대 50%의 세제 혜택, 우선 심사 제도 등을 제공한다.

 독점권이란 특정 질환에 대한 동일·유사 의약품의 허가를 금지해 시장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유럽은 이 기간이 10년으로 더 길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보다 짧은 허가 후 4년간의 시장 독점권을 부여하고, 임상 2상만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신약 개발 기업 젬백스앤카엘은 지난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진행성 핵상 마비(PSP) 치료제 'GV1001'에 대한 개발 단계 희귀 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기업 바이젠셀[308080]은 지난해 유럽 의약품청(EMA)으로부터 희소 난치성 혈액암인 NK/T 세포 림프종 치료제 'VT-EBV-N'를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받았고, 앞서 2019년에는 국내 개발 단계 희귀 의약품으로도 지정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임상 2상 투약을 끝내고 경과를 관찰하는 중이다.

 한미약품[128940]은 개발 중인 신약의 국내외 희귀 의약품 지정 건수가 20건으로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 GC녹십자, 네오이뮨텍[950220], 툴젠[199800] 등도 개발 중인 치료제가 해외 희귀 의약품 지정을 받은 바 있다.

 희귀 질환 치료제 개발 움직임이 이처럼 활발한 데는 기존 의약품 대비 '블루오션'이란 점도 한 요인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희귀 의약품 시장은 지난해 약 1천720억 달러(약 229조원)에서 2032년 약 4천847억 달러(약 647조원)로 연평균 약 12.2%씩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 제약사들은 희귀 의약품 지정 제도를 통해 임상 2상을 거쳐 시장에 진입한 뒤, 비(非)희귀 질환으로 치료 가능 범위를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기도 한다.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다국적 제약사 로슈의 항암제 '아바스틴'은 전이성 직결 장암을 대상으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후, 비소세포폐암·난소암·유방암 등으로 치료 가능 범위를 넓힌 결과 매출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한국로슈 관계자는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희귀 질환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작하고, 이후 약효가 검증되면 다른 질환으로 적응증(치료 가능 범위)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희귀 질환은 임상 환자 모집이나 연구·개발 등에 있어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지만, 국내외에서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되면 관련 기관으로부터 독점적 판매권을 부여받거나 세제 혜택을 받는 등 장점이 있다"며 "희귀 질환자와 그 가족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분담하기 위해 사명감을 갖고 기업들이 희귀 의약품 개발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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