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구한 'mRNA 백신' 국산화는 언제쯤…"기술 보유 시급"

미래 팬데믹 대비 위해 글로벌 경쟁 중…암 백신 개발도 속도
정부, 2028년 품목허가 목표…"역량 갖춘 기업에 지속적 지원 필요"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인류 건강을 지킨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혁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미래 팬데믹은 물론 암이나 희귀질환 치료에도 돌파구가 될 수 있는 mRNA 백신 개발을 위해 국내 기업도 바쁘게 뛰고 있지만, 여전히 개발 초기 단계에서 정체하고 있다.

 23일 정부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2023년 수립한 '신종 감염병 대유행 대비 중장기 계획'에 따라 감염병 유행 후 100∼200일 이내에 개발이 가능한 mRNA 백신 플랫폼의 확보를 추진 중이다.

 mRNA는 단백질을 만드는 법을 인체에 알려주는 유전 물질로, 바이러스 유전정보가 담긴 mRNA 백신을 투여하면 인체가 면역반응을 통해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 단백질을 생성하게 된다.

 한번 mRNA 백신 플랫폼을 개발하면 다음부턴 바이러스 유전정보만 갈아 끼워 넣는 식으로 다양한 백신의 신속한 설계와 생산이 가능해진다.

 코로나19 당시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가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가 밝혀진 지 11개월 만에 신속하게 백신을 상용화한 것도 mRNA 백신 기술 덕분이었다.

 이를 가능케 한 커털린 커리코와 드루 와이스먼은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의 주역이 되기도 했다.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의 포유류 감염 사례가 속속 확인되는 등 동물인플루엔자의 인체 감염증을 비롯한 미래 팬데믹 우려가 커지면서 mRNA 백신 기술 보유의 필요성도 더욱 커졌다.

 mRNA 백신의 잠재력은 감염병 예방에 그치지 않는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mRNA 기술을 활용한 암 백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모더나와 머크가 함께 개발 중인 흑색종 백신은 임상 3상 단계에 진입했다.

 백신뿐 아니라 희귀질환 등 치료제 개발에도 mRNA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남재환 가톨릭대 의생명과학과 교수는 "mRNA 플랫폼을 활용해 예방용 백신은 물론 치료용 백신 개발도 이미 많이 진행돼 있다.

 몇 년 후에, 이르면 내년이나 내후년에도 미국에서 첫 치료용 mRNA 백신이 허가받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 각국 mRNA 기술 경쟁 중…우리나라도 2028년 개발 목표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해, 그리고 고부가가치 기술 선점을 위해 mRNA 혁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술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미국에선 모더나와 화이자가 코로나19·인플루엔자 콤보 백신을 포함해 각각 30여개, 5개의 mRNA백신을 개발 중이다.

 미국 정부는 작년 조류인플루엔자 mRNA 백신 개발을 위해 모더나에 1억7천600만달러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함께 개발한 바이오엔택과 큐어백 등 독일 기업도 mRNA 백신 개발 선도 기업이다.

 일본과 중국도 집중적인 투자로 지난 2023년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를 겪으며 mRNA 기술 보유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코로나19 초기 백신 생산국들의 자국 우선주의 탓에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고, 3년간 정부가 백신 구입에 쓴 돈도 7조6천억원에 달한다.

 올해 겨울을 앞두고도 723만 회분의 mRNA 백신을 구입하는 등 앞으로도 매년 코로나19 확보에 정부 예산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2025∼2028년 비임상부터 임상에 이르기까지 mRNA 백신 플랫폼 개발 연구를 지원하고, 2028년 국산 코로나19 mRNA 백신 품목허가를 이끈다는 목표를 세웠다.

 검증된 mRNA 백신 플랫폼을 확보한 후 다음 감염병 유행에도 신속하게 백신을 개발해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이를 위한 예산이 254억원 편성됐으며,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에 이어 이르면 내달부터 과제를 시작할 계획이다.

◇ 한국은 아직 초기단계 정체 중…"정부 지속적 지원 필요"

mRNA 백신 개발을 위해 뛰고 있는 국내 기업은 여러 곳이다.

 GC녹십자는 인플루엔자 mRNA 백신을,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일본뇌염과 라싸열 mRNA 백신을 개발 중으로, 아직 비임상 또는 기초 연구 단계다.

 에스티팜은 코로나19 mRNA 백신의 임상 1상을 완료했고, 레모넥스, NES바이오테크놀로지, 아이진, 큐라티스 등도 코로나19 백신 임상 초기단계다.

 속도를 내고는 있지만, 막대한 임상시험 비용과 글로벌 기업의 시장 선점 고착화 등으로 인해 대부분 비임상이나 임상시험 초기 단계에서 정체 중인 상황이다.

  mRNA 기술 국산화 연구에 앞장서고 있는 남재환 교수는 "mRNA 백신 개발, 특히 치료용 백신 개발은 민간기업에선 임상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임상 3상에서는 1천억원 단위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지원이 없으면 거의 비임상 단계에 머무르고 해외에 기술을 싼 가격에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이후 훌륭한 젊은 연구자들이 이쪽에 많이 투입됐고, 자체 특허권 가진 국내 기업도 많아 선도국과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며 "정부가 지속해 지원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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