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고지혈 치료해도 동맥경화 여전…근본 원인 주목해야"

조한중 에모리대 교수, 생물공학회서 기계생물학 기반 접근법 소개

 조한중 미국 에모리대 교수는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치료가 잘 되고 있지만 동맥경화로 발생하는 심장마비 등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며 근본 원인인 혈류의 와류(소용돌이치는 흐름)에 영향받는 혈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지난 3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한국생물공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인터뷰를 갖고 "고지혈증이든 고혈압을 앓고 있든 혈관에서 동맥경화가 생기는 부분은 와류가 있는 곳으로 같다"며 와류에 영향받는 내피세포나 단백질을 치료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세포 등 생체가 물리적 힘에 영향받는 것을 연구하는 기계생물학 분야 석학으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두 대학인 에모리 의대와 조지아공대가 공동 설립한 의생명공학과 부학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는 세포는 혈액 흐름과 같은 기계적 자극에 반응하면서 유전자 발현 변화 등이 일어나는데, 이 유전자를 목표로 하면 근본적 치료가 가능한 신약을 발굴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계생물학적 접근은 다양한 질환에서도 이뤄지고 있으며 암의 경우도 암세포 주변 세포를 지탱하는 세포외골격(ECM)의 경도에 따라 전이나 증식 등에 큰 영향을 받는 게 확인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조 교수는 기계생물학이 아직 치료제를 찾는 '기계의학'으로 가지 못해 덜 주목받는 측면이 있지만 동맥경화의 경우 쥐 실험을 통해 치료 가능성 등을 확인한 상황인 만큼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계생물학과 같은 융합 분야 연구가 의대와 공대가 협력하는 학과의 강점이라고 설명하며 "연구실에도 심장내과 레지던트 2명이 있고, 유체역학 및 인공지능(AI) 연구자들과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최근 미국 내 국립보건원(NIH), 국립과학재단(NSF) 등 과학계 예산 삭감의 여파도 피부로 느끼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 교수는 "에모리대가 지원받는 게 10억 달러(약 1조4천648억원)가 넘는데, 1억5천만 달러(약 2천197억원)가 삭감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깎이진 않았지만, 불확실성 때문에 학교에서도 예산을 30% 우선 삭감했다"고 말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지방의료 붕괴 현실로…수도권-지방 '수명 격차' 13년
사는 곳이 어디냐에 따라 기대수명이 13년이나 차이 나는 현실이 수치로 드러났다. 이는 단순히 통계적 차이를 넘어 수도권과 지방 간에 깊어진 의료 불균형이 국민의 생명권마저 위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경고등이다. 서울 서초구의 기대수명은 90.11세에 달하지만, 경북 영덕군은 77.12세에 그친다. 이런 '수명 격차'의 근본 원인으로 의료 인프라의 극심한 지역 편중이 지목된다. 의사와 대형병원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방의 필수의료 체계는 붕괴 직전으로 내몰리고 있으며, 이는 곧 지역 소멸을 앞당기는 악순환의 고리가 되고 있다. 3일 국회입법조사처의 분석에 따르면 의료자원의 불균형은 통계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인구 10만 명당 의사 수는 수도권이 211.5명인 데 반해 비수도권은 169.1명에 불과하다. 300병상 이상의 대형병원 역시 수도권과 대도시에 몰려있고, 의료인력의 연평균 증가율마저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지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방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중증 질환 발생 시 KTX를 타고 '원정 진료'를 떠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돼버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역 의료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하던 공중보건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메디칼산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