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되살렸지만…중증외상 수련전문의 7명 모집에 2명만 지원

복지부 '외상학 전문인력 양성사업', 지원 저조해 추가 모집
필수과 기피에 외상센터 위기 심화 우려…"일관된 정책 지원 필요"

 중증외상환자를 전담할 전문의를 양성하는 정부 예산이 어렵게 되살아났지만, 정작 지원사업에 참여할 전문의를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외상 등 필수과 기피가 계속되면서 외상센터 명맥 유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1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외상학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국가 장학 외상 수련 전임의를 오는 21일까지 추가 모집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전 수요조사에서도 지원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 모집에서도 크게 늘긴 어려워 보인다"며 "외상 분야가 워낙 고되기도 하고 전공의 공백으로 외상센터 전임의들의 피로감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정부의 외상학 전문인력 양성 사업은 중증외상환자를 전담하는 전문인력의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외상학 세부 전문의 취득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일반외과, 정형외과 등 전문의 취득자가 정해진 수련병원에서 외상학 세부 전문의 취득을 위한 2년의 전임의 과정을 밟으면 인건비와 교육비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외상학 전문의가 된 후엔 국고 보조금을 지원받은 기간만큼 권역외상센터 또는 외상수련기관에 의무 근무해야 한다.

 지난해까진 고려대 구로병원, 아주대병원 등 5곳의 수련기관에서 사업이 실시돼 2020년 7명, 2021년 5명, 2022년 3명, 2023년 6명, 2024년 4명의 전임의를 지원했다.

 2021∼2023년엔 13억9천200만원의 예산이 편성됐다가 집행률이 낮아 작년엔 8억8천800만원으로 줄었는데 올해는 이마저 전액 삭감돼 사업 중단 위기를 맞기도 했다.

 특히 2014년 설립된 고려대 구로병원의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는 지원금 삭감에 문을 닫을 위기에까지 놓였다가,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의 인기 속에 관심이 쏠린 덕에 서울시가 5억원을 투입해 유지됐다.

 이어 정부도 지난달 응급의료기금 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예산 8억6천800만원을 되살려 올해도 사업을 이어가기로 한 바 있다.

 예산을 되살린 후 정부는 올해 지원 인원을 기존 5명에서 7명으로 늘리고, 수련기관도 종전 5곳에서 12개 권역외상센터를 추가한 17곳으로 늘렸다. 지원 가능한 전문과목에 응급의학과와 마취통증의학과도 추가했음에도 지원자는 2명에 그쳤다.

 단, 서울시 예산으로 운영되는 고려대 구로병원 수련센터에도 올해 2명이 지원을 받기 때문에 전체 외상 수련전문의 지원 인원은 전년과 비슷하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중증외상 전문의의 '멸종 위기'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외상 전문의가 돼서 외상센터에 근무하면 근무 강도도 센 데다 개원하는 것보다 대체로 수입도 적다. 외상센터 자체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인력마저 줄면 외상센터 유지는 더 힘들게 된다.

 정경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젊은 의사들이 외과계 중증·응급환자를 보는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건 오래된 일인데 이를 해결할 골든타임을 이미 놓쳤다"며 "드라마 때문에 올해 뒤늦게 관심을 받았을 뿐 이미 (외상학 전문의 양성) 작년부터 예산이 깎여 작년 1년 차 전임의는 신규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정 센터장은 "외상외과 전문의가 적절한 대우를 받으며 마음껏 능력을 펼칠 터전이 필요한데 외상센터는 힘들어 문을 닫고 있다.

 희생만 강요할 순 없는 상황"이라며 "수가도 현실화해야 하고 일관적인 정책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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