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청소년 3명 중 1명꼴로 하나 이상의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림의대 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전유훈 교수 연구팀은 질병관리청의 제5차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3∼18세 청소년 1천63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알레르기비염에 걸릴 위험이 39% 높았지만, 아토피피부염에 걸릴 위험은 여성이 남성보다 30%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부족한 수면은 청소년기 알레르기질환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었다.
알레르기질환을 가진 청소년 중 하루 수면시간이 7시간 미만이라고 답한 비율은 알레르기비염 72%, 아토피피부염 64%, 천식 61%로 각각 집계됐다.
연구팀은 하루에 잠을 7시간 미만으로 자는 청소년에게 알레르기비염이 생길 위험은 하루 7시간 이상으로 자는 청소년에 견줘 40%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스트레스도 알레르기질환 발생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일상생활 중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인식한 청소년 그룹의 알레르기비염 발생 위험은 스트레스가 없다는 그룹에 견줘 48% 높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청소년기 알레르기질환 발생 위험이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높아지고, 가족 구성원의 수가 많을수록 줄어들어 기존의 '위생가설'을 뒷받침했다.
위생가설은 어린 시절에 여러 세균이나 미생물과 접촉할 기회가 줄어듦에 따라 면역체계가 약해지면서 알레르기나 감염병 등에 걸릴 위험이 커지는 것을 말한다.
가족 구성원이 5명 이상인 청소년은 2명 이하인 청소년보다 아토피피부염을 앓을 위험이 55% 낮았다.
또 알레르기비염이 생길 위험은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그룹이 낮은 그룹보다 78% 높았다.
천식은 흡연과의 연관성이 컸다. 천식을 앓는 청소년 그룹의 흡연율은 21%로, 천식이 없는 청소년의 흡연율 13%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청소년에게 여러 요인으로 알레르기질환이 생겨도 학업과 바쁜 일정 때문에 꾸준히 병원을 방문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질환 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유훈 교수는 "과거와 달리 요즘 청소년의 알레르기질환은 스트레스와 수면, 가정생활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에 주목해야만 질환의 예방과 조기 극복이 가능하다"면서 "특히 천식 청소년이 흡연하는 경우 치료에 대한 저항성이 생겨 치료 후에도 폐 기능이 개선되지 않을 수 있는 만큼 청소년기 흡연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의학'(Medicina) 최근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