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는 지방환자 年 4.6조 지출…80% '국립대병원 지원해야'"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경증·응급은 지역내 병원, 중증은 수도권 상급병원 선호"

  지방 거주 환자가 서울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이 연간 4조6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16일 이 같은 내용의 '지역 환자 유출로 인한 비용과 지역 국립대학병원에 대한 국민 인식'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원은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한 환자 중 주소지가 서울이 아닌 환자를 대상으로 이들의 유출로 인한 비용을 추산했다.

 서울 유출 환자의 총비용은 진료비(건강보험 급여와 본인부담금), 입원·외래 진료에 따른 기회비용, 교통비, 숙박비, 간병비로 계산했으며 지역 국립대병원을 이용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은 진료비, 기회비용, 교통비, 간병비로 구성했다.

 진료비와 입원일수, 외래 횟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기반했으며 숙박비는 한국소비자원 자료를, 기회비용을 계산하기 위한 고용률과 임금은 고용노동부 자료 등을 각각 적용했다.

 이렇게 계산한 결과, 서울로의 지방 환자 유출로 인한 비용은 교통·숙박비만을 기준으로 4천121억원이었으며 진료비 차이를 반영하면 1조7천537억원이었다.

 진료비 차이에 환자와 그 가족의 경제활동 등으로 인한 기회비용까지 더했을 경우에는 유출로 인한 순비용이 4조6천270억원이었다.

서울 상급종합병원으로 유출된 지역 환자로 인해 발생하는 연간 순비용(시나리오별)

 지방 거주민들은 의료 격차에도 경증·응급질환의 경우 지역 내 의료기관을 이용하고자 했으나, 중증 질환일 경우 수도권 대형 병원을 선호했다.

 한편 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를 통해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 사는 만 19∼69세 남녀 1천50명을 대상으로 인식 조사를 수행한 결과, 이들의 81.2%는 '우리나라 수도권과 지역 간 의료 격차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역 의료기관의 역량과 전문성에 대해 물었을 때, 46.8%는 '보통'이라고 했지만 38.1%는 '심각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양호하다'는 의견은 15.2%였다.

 그럼에도 지역민 중에서는 경증 질환의 경우 지역 병·의원을, 응급 상황의 경우 지역 국립대병원을 이용하겠다는 비율이 높았다.

 연구원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수도권 종합병원, 수도권 병·의원, 지역 국립대병원, 지역 기타 대학병원, 지역 종합병원, 지역 병·의원 등의 보기를 주고 질병 특성별 최우선 선호 기관을 물었다.

 그 결과 본인의 질환이 경증일 때 지역민의 52.3%는 지역 병·의원을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지역 종합병원이 15.0%, 지역 국립대병원이 14.2%였다.

 응급 상황에서는 37.0%가 지역 국립대병원을 선호한다고 했다. 이어 지역 종합병원 21.5%,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18.8%였다.

 다만 중증이나 상세 불명 질환의 경우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의 선호도가 높았다.

 중증 질환일 때 36.5%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을 가장 먼저 찾겠다고 답했다. 이어 지역 국립대병원이 22.0%였다.

 상세 불명 질환에서는 36.6%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24.2%가 지역 국립대병원을 꼽았다.

수도권 제외 지역 거주민들의 질병 특성별 최우선 선호 의료기관

 지역민들의 80.3%는 '국립대병원의 역량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80.9%는 '정부가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개선 필요 영역은 '전문의료인력 확보'(81.0%), '응급질환 진료 역량 고도화'(80.5%), '중증질환 진료 역량 고도화'(80.1%) 등이었다.

 연구원은 "해당 보고서는 외래 보호자 동행 비율·입원 간병인 고용 비율을 제한적으로 시나리오화했다"고 한계와 후속 연구 필요성을 거론하면서도 "국립대병원 역량 강화를 통해 개인의 의료선택권을 보장하면서도 비효율로 인한 사회 전반의 손실을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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