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연금, 노인빈곤 15%p 낮췄지만…여전히 OECD 1위 '그림자'

17년 장기추적…'무연금 노인' 68.5%→8.7% 급감, 공적부양 시대 본격화
여성·초고령층은 여전히 사각지대…"제도 보장성 강화·맞춤형 접근 시급"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양대 축으로 하는 공적연금 제도가 지난 17년간 한국 노인의 빈곤율을 15%포인트(p) 가까이 낮추고 소득 불평등을 크게 완화하며 노후 소득의 핵심 안전망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금 없이 노후를 맞는 '무연금' 노인 비중이 70%에 육박하던 수준에서 10% 미만으로 급감하며, 가족 부양에 의존하던 시대가 저물고 공적 부양의 시대가 본격화됐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이런 괄목할 만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40.4%로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에 머물러 있어, 제도의 보장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적연금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와 비교해 실제 빈곤율을 낮추는 '빈곤완화 효과'는 2006년 2.4%p에서 2022년 14.9%p로 6배 이상 커졌다.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 개선 효과 역시 같은 기간 3.5%에서 27.0%로 8배 가까이로 확대됐다.

 이런 변화는 노인 부양 체계의 구조적 전환을 명확히 보여준다. 노인 빈곤 감소에 대한 각 소득원의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2006년 공적연금은 전체 노인 빈곤율을 1.2%p 낮추는 데 기여했지만, 2022년에는 그 영향력이 6배 이상 커져 빈곤율을 7.3%p나 끌어내리는 핵심 안전망이 됐다.

 반면, 전통적 버팀목이었던 가족 간의 용돈 등 사적 부양의 역할은 크게 줄었다. 2006년 당시 8.9%p에 달했던 빈곤 감소 효과는 2022년 3.9%p로 절반 이하로 약화했다.

 제도별로 보면, 기초연금은 소득이 낮은 어르신에게 혜택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어 빈곤율 자체를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22년 기준 기초연금의 빈곤율 완화 효과는 8.3%p로, 국민연금(7.0%p)보다 높았다.

 반면 국민연금은 점차 수급액이 증가하며 소득 불평등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빛이 찬란한 만큼 그림자도 짙었다. 이처럼 공적연금의 역할이 커졌음에도 2022년 기준 노인빈곤율은 43.2%에 달했다. 특히 여성과 초고령층의 취약성이 두드러졌다.

 2022년 남성의 국민연금 수급률은 56.9%였지만 여성은 32.4%에 그쳤다. 이는 과거 노동시장에서의 성별 격차가 노후 소득의 불평등으로 이어진 결과다. 이로 인해 여성 노인의 빈곤율(48.7%)은 남성 노인(35.9%)보다 1.3배 이상 높았다.

 75세 이상 노인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이들의 빈곤율은 61.3%로, 65∼74세 노인(30.8%)의 두 배에 달했다. 국민연금 도입 당시 이미 중장년층이어서 가입 기간을 충분히 채우지 못한 세대가 현재의 75세 이상 노인층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공적연금이 노인 빈곤 완화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여성과 75세 이상 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 강화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민연금의 출산·실업 크레딧을 확대해 여성의 연금수급권을 보장하고, 7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는 기초연금 연령별 차등화나 고령가산금 도입 등 추가적인 소득보장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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