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새 보건소 의사 41% 급감…치과의사·한의사는 늘어

'읍·면' 보건지소 감소 폭 더 커…지역 의료 빨간불

 보건소와 지소에 근무하는 의사 수가 10년 새 40%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보건복지부 '보건소 및 보건지소 운영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보건소·보건지소·보건진료소에 근무한 의사(소장 포함, 한의사·치과의사 제외)는 1천400명으로, 2014년 2천386명과 비교해 41.3% 감소했다.

 읍·면 단위에 설치되는 보건지소에서 의사 감소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 셈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민간 병의원이 부족해 공공 의료기관 의존도가 높은 농어촌 지역 주민의 의료 접근성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보건지소는 1천337개, 보건 진료소는 1천895개였다. 보건진료소는 의사가 배치되지 않은 의료 취약 지역에서 보건진료 전담 공무원이 의료행위를 하게 하기 위해 시장·군수가 운영하는 보건의료시설이다.

 보건소·지소 의사 감소는 민간에 비해 낮은 연봉·처우, 열악한 정주 여건 등에 따른 기피 현상과 공중보건의사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공중보건의사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 자격이 있는 남성이 현역병으로 입대하는 대신 3년간 지역 보건의료 의사로 복무하는 제도다.

 세부 통계가 공개된 보건소 인력 구성 현황(보건지소·진료소 제외)을 보면,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공중보건의는 2014년 955명에서 지난해 677명으로 29.1% 줄었다.

 특히 의사 공중보건의가 525명에서 239명으로 큰 폭(54.5%) 감소했다. 치과의사 공중보건의는 184명에서 257명으로 39.7% 늘었고, 한의사 공중보건의는 246명에서 181명으로 26.4% 감소했다.

 복지부는 의대 입학생 중 여학생 비율 증가, 의대 재학생의 현역병 지원 증가 등의 영향으로 공중보건의 숫자가 계속 줄고 있다고 보고 국방부·병무청 등 관계부처와 공중보건의 복무기간 단축, 급여체계 개선 등을 협의 중이다.

 점진적으로 단축돼 온 육군 현역병 복무 기간(1년 6개월)에 비해 공중보건의 복무 기간(3년)이 너무 길어 의대생들의 현역 지원이 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한편, 보건소·보건지소·보건진료소에서 근무하는 치과의사와 한의사는 10년 전보다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치과의사는 2014년 414명에서 지난해 545명으로 31.6%, 한의사는 같은 기간 917명에서 967명으로 5.5% 증가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질병청, 미래 팬데믹 대비 의료대응체계 구축 현황 점검
질병관리청은 4일 오후 '신종 감염병 의료대응 관계기관 협의체' 회의를 열어 미래 팬데믹 대비 의료대응체계 구축 현황 등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 회의는 신종 감염병 발생에 대비해 중앙·권역·지역 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관계기관 간 효과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2023년부터 분기별로 개최되고 있다.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중앙·권역 감염병전문병원,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관계자 등 감염병 의료 대응 관계기관이 참여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2023년부터 권역별 감염병전문병원에서 시범사업으로 수행 중인 의료대응체계 구축사업 추진 현황이 공유됐다. 현재 수도권에서는 병상 배정 체계 등 공동 대응 지침을, 충청권은 감염병 대응 인력 교육과 훈련 콘텐츠를, 호남권은 권역 특성에 맞는 감염병전문병원 운영 모델을 각각 개발하고 있다. 경북권은 감염병 병상 배정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앞서 코로나19 유행이 다제내성균 확산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질병청은 이날 회의에서 지속 가능한 감염병 의료대응체계 마련을 위해 관계기관의 의견과 현장의 요구 사항 등도 청취했다. 회의에서 거론된 의견과 개선 방향은 향후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최만순의 약이 되는 K-푸드…붉은 수수, 한민족 지탱한 한 그릇
늦가을 바람에 붉게 익은 수수가 바람결에 흔들린다. 그 붉은 물결은 수확의 풍경만이 아니다. 척박한 땅에서도 깊게 뿌리를 내리고, 메마른 계절 속에서도 알곡을 맺는 생명력, 그것이 바로 수수다. 화려하진 않지만 꿋꿋하고, 느리지만 끝내 결실을 이루는 그 모습은 한민족의 삶과 닮았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수수를 '복을 부르는 곡식'이라 불렀다. 붉은빛은 악귀를 물리치고 생명을 상징했기에 아이의 첫 돌상에는 반드시 수수팥떡이 올랐다. 붉은색은 생명의 색이자, 한민족 정신이 응축된 색이었다. 수수는 인류가 농경을 시작한 기원전 3천여년 무렵부터 재배됐다고 전해진다. 중앙아시아 건조 지대를 원산으로 인도와 중국을 거쳐 한반도에 이르렀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조선 초기 이전부터 이미 전국 20여 군현에서 수수가 재배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물이 부족한 산간지대나 해풍이 거센 바닷가까지, 우리에게 허락된 땅은 넉넉지 않았다. 그 척박한 땅에서 가장 잘 자라준 곡식이 바로 수수였다. 비가 적어도, 흙이 거칠어도 수수는 쓰러지지 않았다. 땅이 메마를수록 뿌리는 더 깊어졌다. 이 강인함은 곧 한민족의 근성이기도 했다. 문학 속에서도 수수는 생존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박경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