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사면 스트레스 풀릴까…신간 '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

촉발 요인→행동→보상 반복하며 뇌가 길드는 과정 비판적 고찰

 "그 모든 중독성 마약도 스스로 끊었는데 왜 담배는 끊기가 어려울까요?"

 마약 중독을 극복한 이들이 고작 담배를 끊지 못해서 전문가를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중독이 야기하는 결과의 차이에서 그 이유를 살펴볼 수 있다. 코카인, 헤로인, 알코올 등에 중독되면 가정, 직장, 건강과 관련된 문제가 매우 심각해진다. 중독자 중 일부는 부작용이 즐거움(보상)을 압도한 것을 마약에서 벗어나는 계기로 삼는다.

 저명한 중독 심리학자인 저드슨 브루어 미국 브라운대 공중보건대학원 교수는 니코틴의 이런 여러 특성 때문에 강력한 '악마'와 싸워 이긴 이들이 담배에는 굴복하는 게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는 신간 '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알에이치코리아)에서 흡연을 비롯해 현대인이 맞닥뜨리는 여러 중독 사례를 통해 인간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책에 따르면 어떤 물질을 사용하거나 특정 행동을 하면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데도 계속하는 것을 중독이라고 한다. 니코틴, 알코올, 코카인, 도박 등으로 문제가 생기고 있음에도 이를 계속한다면 중독으로 의심해야 한다는 의미다.

 중독은 일종의 학습을 통해 뇌가 길드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심리학 용어로 설명하면 촉발 요인→행동→보상의 과정을 거치고 이것이 일종의 습관이 된다.

 예를 들어 참전용사가 '전쟁 중 겪었던 끔찍한 일이 생생하게 떠올라서'(촉발 요인), '술을 마시고 만취했더니'(행동), '그 사건이 또렷하게 기억나도록 그냥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보상)고 느꼈고 이를 계기로 나중에도 일련의 상황을 반복한다면 괴로운 일이 생각날 때마다 술을 마시는 습관이 생기고 알코올에 중독될 수 있다는 식이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독도 마찬가지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책은 자신에 관해 이야기하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것과 유사한 경험이 온라인상에서 반복되면서 이용자들이 SNS에 중독된다고 본다.

 즉, 이용자들은 자신이 주목받는 인물이란 것을 증명하는 보상을 받기 위해 SNS에 게시물을 올린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이용자는 '좋아요'가 늘어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거나 외로움이 사라지는 것과 같은 보상을 경험하며, 이를 위해 더욱 자주 게시물을 올리게 된다.

 하지만 코카인에 중독된 이들이 나중에는 다량의 코카인을 사용해도 그리 큰 황홀감을 느끼지 못하고 결국에는 투약 전보다 더 기분이 나빠지는 것처럼 SNS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이들도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연구에 의하면 온라인에서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선호하는 것은 기분 조절을 어렵게 하고 자존감을 떨어뜨리며 사회적 위축을 유발한다고 책은 전한다.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사회적 상호작용으로 인해 결국에는 사회적 위축이 오히려 증가한다는 의미다.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서 페이스북에 강박적으로 접속했지만, 나중에는 기분이 더 나빠진다는 것이다. 이는 슬플 때 초콜릿을 먹는다고 해서 슬픔을 유발한 문제 자체가 해결되지 않는 것처럼 애초에 이용자를 우울하게 한 원인을 SNS가 해결해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책은 설명한다. 그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기분 전환과 결부하는 습관이 생긴 것일 뿐이라는 의미다.

 책은 스트레스 해법을 엉뚱한 곳에서 찾도록 현대인이 스스로를 길들이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라고 권한다.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 옷 광고를 보고(촉발 요인) 쇼핑몰에 가서 옷을 산 후(행동) 집에 돌아와 거울을 보며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면(보상), 우리는 이 순환고리를 반복하도록 스스로를 훈련한 셈이다. (중략) 이를 통해 애당초 불편함을 야기했던 문제가 해결되어 우리가 정말로 더 행복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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