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 땐 '노년 건강' 와르르…"집보다 병원·요양원 더 위험"

서울대병원, 노인 낙상 17만5천명 분석…"가을·겨울, 낙상 위험 커져 주의"

 노년기에 한 번의 낙상은 평탄했던 삶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낙상이 고관절 골절을 일으켜 독립적인 생활을 무너뜨릴 뿐 아니라 장기간의 와병, 폐렴, 욕창,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촉발하기 때문이다.

 낙상 관련 손상 가운데 특히 위험한 것은 엉덩이뼈와 허벅지뼈가 만나는 고관절의 골절이다.

 60대 이후에는 골조직이 급격히 약해지는 시기여서, 미끄러짐 같은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한 노년을 위해서는 낙상이 잘 생기는 위험 요인을 미리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낙상 후 고관절 골절 진단 비율은 65∼74세 8.1%, 75∼84세 18.4%, 85세 이상 28.7%로 나이가 들수록 가파르게 증가했다.

 연구팀은 85세 이상 고령자의 고관절 골절 위험이 65∼74세 대비 4.24배 높다고 추정했다.

 특히 여성의 골절 비중은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보다 높았다. 연구진은 "폐경 이후 급격한 골 손실 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낙상 후 고관절 골절이 집보다 요양원이나 병원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고관절 골절 진단 비율은 의료기관에서 가장 높았고, 이어 요양원, 가정, 기타 장소 순이었다.

 요양원과 병원의 고관절 골절 위험은 집보다 각각 1.21배, 1.60배 높았다.

 연구진은 "요양원·병원 입원 환자들은 보행 능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약물 영향, 낯선 환경 등이 겹쳐 낙상과 골절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관에서는 85세 이상 초고령층에서 골절 위험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현상도 관찰됐다.

낙상 후 응급실 방문 환자의 연령대와 성별에 따른 고관절 골절 분포 [논문 발췌]

 낙상은 계절에 따라서도 위험도가 달랐다. 계절별 낙상 환자 비율은 봄 23.4%, 여름 23.7%, 가을 27.8%, 겨울 25.1%로, 가을과 겨울에 낙상과 골절 발생이 가장 많았다.

 연구진은 "가을에는 야외 활동이 많아지고, 겨울에는 도로 결빙, 미끄러운 실내 환경, 두꺼운 옷으로 인한 유연성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낙상 위험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정주 교수는 "계절적 요인은 단순한 환경 변화가 아니라 노인의 신체 기능 저하와 맞물려 낙상을 유발하는 중요한 변수"라며 "특히 겨울철은 시설·가정 모두에서 낙상 예방 점검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노년기 낙상 사고를 예방하려면 외출 전 충분히 몸을 풀어 관절과 근육을 이완하는 게 좋다.

 옷차림은 따뜻하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가벼운 복장이 권장된다. 신발은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외출 시 등산 스틱이나 지팡이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차에서 내릴 때나 계단을 내려갈 때는 바닥이 미끄러운지 확인하며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 내리막길에서는 무릎을 살짝 굽혀 비스듬히 내려오는 것이 안전하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는 행동은 균형을 잃기 쉬워 피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장갑을 끼고 손으로 균형을 잡으며 걷는 것이 넘어졌을 때 큰 부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넘어졌을 때의 대처도 중요하다. 곧바로 일어나 움직이면 부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일단 천천히 몸을 일으켜 다친 부위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겉으로 이상이 없어 보여도 통증이 지속되면 미세 골절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손으로 눌렀을 때 참기 어려운 통증이 있다면 골절을 의심하고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낙상은 집안에서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전원주택 등에서는 화장실이나 외부 계단에 물기가 없는지 자주 점검해야 한다.

 골다공증이 있거나 체력이 약한 고령층의 경우 침대보다 낮은 침구를 활용하는 것도 낙상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정 교수는 "낙상은 단순 사고가 아니라 노인의 시력, 근력, 인지 기능 등 신체 기능 저하가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며 "특히 병원과 요양시설은 안전하다고 믿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는 고령층에게 훨씬 위험할 수 있는 만큼, 시설 기반의 체계적인 예방 프로그램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희귀·중증난치질환 의료비 본인부담률 10→5% 단계적 인하
정부가 고액 의료비가 드는 희귀·중증난치질환 환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건강보험 본인 부담률을 10%에서 5%로 인하할 방침이다.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보 적용에 걸리는 기간을 240일에서 100일로 절반 이상 단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등과 함께 이러한 내용의 '희귀·중증난치질환 지원 강화방안'을 마련해 5일 발표했다. 복지부는 의료비 부담이 크고, 지속적인 치료·관리가 필요한 희귀·중증난치질환자의 산정특례 지원을 암 환자 수준으로 강화한다. 일반적으로 건보 본인부담률은 외래 진료 시 30% 수준이지만 산정특례 대상인 희귀·중증 난치질환은 10%, 암은 5%만 부담하면 된다. 이중 희귀·중증 난치질환의 고액 진료비에 대한 건보 본인부담률을 현행 10%에서 5%로 단계적으로 인하한다. 복지부는 질환별로 본인 부담에 편차가 있으므로 일괄로 인하할지, 질환별로 차이를 두고 적용할지 등을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다. 현재 산정특례 질환별 연평균 본인부담액은 희귀질환 57만원, 중증난치질환 86만원 상당이다. 이 중에서도 혈우병의 본인부담액은 1천44만원, 혈액투석은 314만원, 복막투석은 172만원 등에 달해 질환별 환자 본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흡연자 날숨에 노출도 간접흡연…실내 흡연구역 없애야"
질병관리청은 최근 간접흡연의 폐해를 예방하고 규제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간접흡연을 주제로 한 담배 폐해 기획 보고서를 발간했다. 질병청은 2022년부터 매년 시의성 있는 주제로 담배 폐해 통합 보고서를 내고 있다. 올해 주제인 간접흡연은 다른 사람이 피우는 담배 연기를 마시는 2차 흡연뿐만 아니라, 흡연자의 날숨이나 옷 등에 묻은 담배 유해 물질에 노출되는 3차 흡연까지 포함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 공공장소, 차량 등 다양한 실내 환경에서 니코틴, 초미세먼지, 담배특이니트로사민, 휘발성유기화합물, 중금속 등이 검출됐다. 소변과 혈액 등 생체 지표를 측정해 간접흡연의 장단기 노출 수준을 평가할 수 있었다. 일부 연구에서는 생체 조사 지표로 분석한 간접흡연 노출 수준이 설문조사에서 확인한 것보다 더 높다고 보고됐다. 이런 결과는 일상생활 속 다양한 공간에서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채 간접흡연에 노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간접흡연은 폐암, 두경부암, 자궁경부암 등 각종 암과 허혈성 심질환, 뇌졸중,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우울증 등 열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폐암의 경우 간접흡연에 많이 노출될수록 그 위험이 커진다. 임신부

메디칼산업

더보기
비만치료제 열풍 속 약가 변수…2026년 바이오 판도는
2026년 한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비만치료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등 성장은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지만 미해결 관세 리스크, 인공지능(AI) 도입의 한계, 약가 인하 등은 도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우선 올해도 작년에 이어 비만치료제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일라이 일리와 노보 노디스크가 먹는 비만치료제, 고용량 제형 등 환자 편의를 높인 제품의 한국 출시를 서두르는 가운데 국산 비만약도 시장에 진출한다. 한미약품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올해 하반기 출시가 목표다. 이 약은 지속형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계열 치료제로 임상 3상 중간 톱라인 결과 최대 30% 체중 감량 효과 등이 확인됐다. 셀트리온도 작년 말 4중 작용 비만치료제를 만들겠다고 밝힌 만큼 올해 구체적인 개발 윤곽을 잡을지 주목받는다.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설립한 자회사 에피스넥스랩도 바이오 기술 플랫폼을 기반으로 비만치료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약진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작년 기준 미국 식품의약품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