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엄융의의 'K-건강법'…편안한 수면은 진화의 산물인가

 동물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은 제각각이다. 잠자리나 나비 같은 곤충은 겉모습만 봐서는 잠을 자는지 안 자는지 알 수 없다.

 새들은 나무에 매달려서 자기도 하고 물 위에서 다리 하나를 들고 자기도 한다. 바다사자는 혼자 자는 게 아니라 떼로 모여서 잠을 잔다.

 왜 이렇게 제각기 다양한 모습으로 잠을 잘까? 물론 생존을 위해서다. 잠을 자는 동안에는 외부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물의 수면 형태는 진화의 단계나 먹이사슬에서의 위치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어류나 양서류는 휴식은 취하되 잠을 자지는 않지만, 하등 파충류는 꿈을 꾸지 않는 논렘수면만 취한다.

 이에 비해 고등 파충류와 조류는 논렘수면과 아주 짧은 렘수면을 번갈아 하고 포유류는 렘수면과 논렘수면을 반복한다.

 물론 그 세세한 양상은 포식(捕食)·피식(被食)의 여부와 해당 동물의 연령에 따라 다르다.

 포식은 다른 동물을 잡아먹는 것, 피식은 다른 동물에게 잡아먹히는 것을 뜻한다.

 보기에 가장 안쓰러운 형태의 수면을 취하는 것이 바로 초식동물이다.

 초식동물의 잠을 분석해보 면 다른 포유류와 마찬가지로 렘수면과 논렘수면을 반복하지만, 렘수면은 거의 취하지 못한다. 꿈을 꾸는 중에 잡아먹힐지도 몰라서 그런 걸까?

 초식 동물은 대부분 잠을 자면서도 늘 주변을 경계한다. 편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탓에 공동생활을 하는 동물은 그룹을 나눠 일부는 잠을 자고, 일부는 보초를 서는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 인간이 이토록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는 것은 진화를 통해 먹이사슬의 위쪽을 차지한 덕이다.

 ◇ 꿀잠 자는 꿀팁

' 꿀잠'을 자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햇볕을 쬐는 것이다. 특히 아침 햇볕을 30분 이상 쬐면 여러 가지로 건강에 좋다.

 독자 여러분이 잘 알다시피 햇볕을 쬐면 비타민D가 합성되기 때문에 몸에 이로울 뿐 아니라 신체 대부분의 기능 역시 좋아진다.

 아침 햇볕이 좋은 가장 큰 이유는 신체리듬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신체가 이 리듬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선글라스는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밤 동안에는 미세먼지를 생산하는 산업활동이 중단되고 차량 운행도 줄어들기 때문에 공기 질도 아침이 저녁보다 좋다.

 만족스러운 수면을 위해서는 여러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편안한 수면 환경을 만들기 위해 침실에는 되도록 불필요한 가구나 물건을 두지 않는 편이 좋다. 당장 읽어야 할 보고서나 지불해야 할 청구서 등이 침대 옆에 쌓여 있다면 편안한 마음으로 잠들기 어렵다.

 또 가구나 침구 등은 자연적인 느낌을 주는 색이나 소재를 선택해 편안한 느낌이 들게 하고, 침대는 되도록 문에서 먼 곳에 두는 게 좋다. 만일 침대를 문 근처에 배치한다면 그만큼 침대 주위로 움직임이 많아져 불안감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쾌적한 수면 환경을 갖췄다면 잠드는 시간에도 유의해야 한다. 잠드는 시간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새벽녘에 잠들어서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야 일어나는 올빼미형도 있고, 새벽같이 일어나서 초저녁에 잠드는 종달새형도 있다. 이중 어떤 것이 옳다고는 판단할 수 없지만 대개는 자연의 사이클을 따르는 편이 좋다.

 해가 뜨면 일어나서 활동하고 해가 지면 잘 준비하는 것이다.

 편안한 잠자리를 만드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침실의 조도다. 침실의 조명은 아주 어두운 것이 좋다. 그래서 두꺼운 암막 커튼을 추천한다. 그러나 너무 어두워 다칠 위험이 있거나 지나치게 어두운 것을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아주 연붉은 빛을 내는 등이 좋다.

 피해야 할 조명은 파란색 전구다. 붉은색은 낮이 지나고 밤이 왔다는 신호를 주지만 파란색은 아직도 낮이라는 신호여서 숙면에는 방해가 된다.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 서울의대 생리학교실 교수 역임. ▲ 영국 옥스퍼드의대 연구원·영국생리학회 회원. ▲ 세계생리학회(International Union of Physiological Sciences) 심혈관 분과 위원장. ▲ 유럽 생리학회지 '플뤼거스 아히프' 부편집장(현). ▲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현). ▲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학제학과 의생명과학전공 초빙석좌교수(현).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치명률 최대 75% 니파바이러스…"해당국 방문시 철저 주의"
질병관리청은 인도 등 니파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지역 방문자는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고 30일 밝혔다. 니파바이러스 감염증은 치명률이 40∼75%로 높고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위험한 질병이다. 질병청은 지난해 9월 니파바이러스 감염증을 제1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고 국내 유입에 대비하고 있다. 니파바이러스 감염증의 주된 감염 경로는 과일박쥐, 돼지 등 감염병 동물과 접촉하거나 오염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다. 환자의 체액과 밀접히 접촉할 때는 사람 간 전파도 가능하다. 감염 초기에는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이 나타나고 현기증, 졸음, 의식 저하 등 신경계 증상도 나타난다. 이후 중증으로 악화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 동물 접촉 주의 ▲ 생 대추야자수액 섭취 금지 ▲ 아픈 사람과 접촉 피하기 ▲ 손 씻기 ▲ 오염된 손으로 얼굴 만지지 않기 등을 예방 수칙으로 제시했다. 질병청은 발생 동향과 위험 평가를 반영해 지난해 9월부터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검역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해당 국가로 출국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감염병 예방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입국 시 발열 등 의심 증상이 있으면 건강 상태를 검역관에게 알려야 하고, 일선 의료기관은 관련 의심 증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인간의 수명은 타고난다?…"유전적 요인 영향 최대 55%"
사고나 감염병 같은 외부 요인으로 인한 사망의 영향을 제거할 경우 유전적 요인이 사람의 자연 수명에 미치는 영향이 최대 55%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바이츠만 연구소 우리 알론 교수팀은 30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수학적 모델과 인간 사망률 시뮬레이션, 대규모 쌍둥이 코호트 자료 등을 활용해 유전 등 내인성 사인과 사고 등 외인성 사인을 분리해 분석한 결과 유전적 요인의 영향이 수명 결정에서 약 50~55%를 차 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외부 원인에 의한 사망을 적절히 보정하고 나면 인간 수명에 대한 유전적 요인의 기여는 약 55%까지 급격히 증가한다며 유전적 요인의 영향에 관한 기존 연구 추정치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인간 수명에 대한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규명하는 것은 노화 연구의 핵심 질문이지만 장수에 대한 유전적 영향을 측정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 수명과 관련된 일부 유전자가 확인되기는 했지만, 질병이나 생활환경 같은 외부 환경 요인은 개인이 얼마나 오래 사는지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며, 수명에 대한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가리거나 혼동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