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이어온 '담배 소송' 항소심의 최종 변론을 앞두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흡연과 폐암·후두암 발생의 인과 관계를 입증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30년·20갑년(하루 한 갑 x 20년) 이상 담배를 피운 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의 일종인 소세포폐암 발생 위험이 약 54배 높고, 소세포폐암 발생에 흡연이 미치는 영향은 무려 98%에 달했다는 것이다. 19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과 연세대 보건대학원이 공동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흡연은 폐암이나 후두암 발생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연구진은 2004∼2013년 전국 18개 민간 검진센터 수검자 13만6천965명의 건강검진 및 유전위험점수(PRS) 자료, 암 등록자료, 건강보험 자격 자료를 2020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PRS는 유전 변이와 그 유전적 효과를 이용해 계산된 개인 질환에 대한 유전적 위험도를 뜻한다. 연구 결과, 성별이나 연령, 음주 여부 등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이나 폐암·후두암의 유전위험점수가 같을 때 '30년 이상, 20갑년 이상'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보다 소세포폐암은 54.49배, 편평세포폐암은 21.37배, 편평세포후두암은 8.30배 발생 위험이 컸다. 연구 대상
매년 5월 19일은 '크론병·궤양성대장염협회 유럽연맹'이 제정한 '세계 염증성 장질환의 날'(World IBD Day)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해 설사와 혈변, 피로,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지속되는 난치성 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궤양성 대장염은 주로 대장 점막에 발생하고, 크론병은 장 전체에 걸쳐 산발적으로 퍼져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궤양성 대장염이 전체 염증성 장질환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 질환은 1800년대 유럽에서 첫 환자 사례가 진단된 후 20세기까지만 해도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의 초기 산업화 지역에 국한해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등의 신흥 산업화 지역을 중심으로 질환이 확산하면서 현재는 전 세계에 걸쳐 질병 부담이 커졌다. 염증성 장질환 분야 전 세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글로벌 IBD 연구 그룹'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에서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사회의 서구화와 관련된 환경적 요인(흡연 증가, 서구식 식단, 개선된 위생 등)이 유전적으로 감염되기 쉬운 개인의 장내 미생물에 대한
노인 인구 증가로 난청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난청 환자는 어지럼증이나 낙상에도 취약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19일 질병관리청의 '40세 이상 성인의 난청 유병 현황(2019∼2023)'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40세 이상 성인의 중증도 이상 난청 유병률은 남자 17.8%, 여자 13.6%, 경도 난청은 남자 30.9%, 여자 23.4%다. 대체로 남자가 여자보다 난청 유병률이 높다. 연령이 높을수록 난청 유병자도 늘어 70대 이상에서는 남자의 52.9%, 여자의 40.7%가 중증도 이상 난청을 앓고 있었다. 남자와 여자 모두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난청 유병률이 높았다. 최근 5년간의 난청 유병률은 큰 변화가 없지만, 노인 인구가 늘면서 난청 전체 환자는 계속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난청 진료환자는 2019년 65만 명에서 2023년 80만 명으로 5년 사이 23%가량 증가했다. 청력 손실은 삶의 질을 저하할 뿐 아니라 낙상 등의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난청이 있는 남성의 32.3%는 어지럼증을, 9.4%는 낙상을 경험했다고 답해 난청이 없는 사람의 경험률 각각 20.3%, 6.2%보다 높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한진희 교수 연구팀이 신체적인 고통 없이 시각적 이미지만으로도 유도되는 공포 기억을 조절하는 뇌 회로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우리 몸은 자연재해, 사고, 폭력 등 신체적인 고통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불안장애, 우울증 등을 겪을 수 있다. 한 교수 연구팀은 동물 실험을 통해 대뇌피질 뇌섬엽(pIC) 부위에서 뇌 외측 팔곁핵(PBN)으로 이어지는 하향 신경 회로가 심리적 고통과 관련한 경로임을 새롭게 밝혀냈다. 생쥐 머리 위에 커다란 그림자를 만들어 포식자에게 공격을 당하는 듯한 시각적 위협을 경험하게 한 결과, 통각 자극 없이 심리적 위협만으로도 공포 기억이 형성됐다. 화학유전학·광유전학 기법을 활용해 외측 팔곁핵(PBN)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상위 뇌 영역을 분석했고, 부정적 정서와 고통을 처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섬엽(pIC)이 PBN과 직접 연결돼 있음을 확인했다. 시각적 공포 자극을 주면 pIC에서 PBN으로 신호를 보내는 뉴런들이 활성화되며, 이 신호가 PBN 뉴런의 활성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이 회로를 인위적으로 억제하면 시각적 위협에 따른 공포 기억은 현저히 줄어들지만
신약 개발의 출발점으로 여겨지는 '신규 유효성분'(New Active Substance·NAS)이 지난해에만 총 65개 출시됐다. 18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작년 출시된 NAS는 65개로 지난 10년간 평균치(63개)를 뛰어넘었다. 이로써 2020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출시된 NAS는 총 381개가 됐다. NAS는 기존에 승인된 적 없는 유효성분으로 새로운 구조나 작용 기전을 갖고 있다. 제약업계는 NAS를 기반으로 신약 개발에 착수한다. 즉 NAS 출시 증가는 제약업계가 적극적으로 신약을 만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다. 최근 5년간 NAS 출시는 미국이 주도했다. 미국이 2020∼2024년 출시한 NAS는 273개로 2015∼2019년과 비교하면 22% 늘었다. 지난해로 좁혀서 보면 총 48개 NAS를 내놨다. 이 가운데 50%는 바이오 의약품이었다. 72%는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고 이 가운데 40% 이상이 항암제였다. 미국 다음으로는 영국과 유럽연합(EU) 4개국이 뒤를 이었다. 이들 국가는 같은 기간 NAS 총 204개를 출시했다. 작년 출시한 건 38개다. 중국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중국이 2020∼2024년
국가바이오위원회가 '신약 개발'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실행 기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18일 창립 80주년(10월 26일)을 맞아 '신약개발 선도국 도약, K-Pharma의 극복과제'를 주제로 제28호 정책보고서(KPBMA Brief)를 발간했다. 이관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창립80주년기념사업 추진 미래비전위원장은 '신약개발 선도국 도약,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특별기고에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신약개발과 관련한 긍정적 여러 시그널이 있지만 더 많은 도전과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신약 개발에 자본 유입이 대폭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게다가 범국가적 차원에서 미래먹거리 산업인 신약개발에 필요한 우수 인재육성은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국가바이오위원회에서 신약 개발을 국가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기구 마련이 시급하다"며 "민간에서는 단계별 가치 창출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한정된 자원, 개발 속도를 고려해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회가 설정한 제약바이오 비전2030 중에서는 ▲ 신약 R&a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홍화정 교수팀은 네이버클라우드 AI랩, 도닥임 아동발달센터와 공동으로 자폐 아동과 부모 간 소통을 위한 인공지능(AI) 소통 도구 '액세스톡'(AAcessTalk)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자폐스펙트럼장애(ASD)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 결여, 반복·과잉 행동, 지적·불안 장애 등 증상을 보이는 뇌 발달 장애다. 이 가운데 일부는 일상적인 구어 표현이 어려운 '최소 발화 자폐' (Minimally Verbal Autism·MVA) 상태를 보인다. MVA 아동과 소통하기 위한 기존 그림 카드 등을 이용한 '보완대체의사소통'(AAC) 방식은 아동의 관심사나 미묘한 감정 상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 아동의 관심사와 상황 맥락을 반영한 개인화된 단어 카드를 실시간으로 추천하는 태블릿 기반 AI 소통 시스템을 설계했다. 부모에게는 상황에 따른 구체적인 대화 가이드를 제공하고, 아동은 '대화 전환 버튼'을 눌러 대화의 시작과 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엄마는요?'라는 질문 버튼을 통해 부모의 생각을 먼저 물어보는 기능도 있다. 2주 동안 11가정을 대상으로 진행된
직장 일이라는 게 반복되는 게 많아서 하다 보면 지겨워지기도 한다. 서울대병원에서 근무하는 피지영 씨도 슬럼프 비슷한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내 사이버 강의 '유럽 미술관 순례'를 듣고, 마치 10대가 아이돌에 빠져들 듯, 미술이란 세계에 흠뻑 빠져들고 말았다. 늦바람이 무섭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는 닥치는 대로 미술책을 섭렵하기 시작했다. 3년간 무려 1천권을 독파했다. 도슨트 양성 과정을 수료하고 자기계발 휴직으로 유럽 여러 나라를 직접 돌아다니며 배운 지식을 그림에 하나하나 적용하며 실전 연구를 했다. 이후 쌓은 지식과 경험을 병원의 직원들과 환자, 보호자 앞에서 풀어냈다. 2017년부터 3년간 점심시간을 이용해 약 100회에 이르는 서양미술 강연을 했다. 식약처, 공공도서관, 평생교육원 등 외부에서도 강의했다. 코로나19 탓에 강연을 멈춘 그는 잠시 숨을 골라 이번에 책을 펴냈다. 신간 '서양미술공식'(부크크)은 서양미술에서 마치 공식처럼 나오는 장면들을 친절하게 해설한 책이다. 저자는 몇몇 공식만 알면 서양미술을 훨씬 더 쉽게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서양에서 예수 탄생 장면은 거의 비슷하다. 소와 나
2018년 영국이 세계 최초로 '외로움부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을 임명해 화제가 됐다. 외로움부 장관은 인력이나 공간 등이 제공되는 별도 부처의 장이 아니고 스포츠시민사회부 장관이 장관직을 겸직하는 형태였다. 겸직 장관에게 외로움에 대한 책임을 부여해 이를 세심히 살펴보도록 한 상징적 조치였지만 정부가 외로움을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제도적 대응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본은 2021년 고독 문제를 담당하는 각료직을 만들었다. 역시 다른 장관이 겸직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사회적 고립이 심각해지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증가하자 장관직 신설과 함께 여러 대책을 시행했다. 일본은 1990년대 거품 붕괴 후 많은 청년이 사회에서 좌절을 경험했고 상당수가 고립과 은둔을 선택하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됐다. 이들이 40∼60대가 되면서 중장년 히키코모리로 이어졌고 코로나를 계기로 그 문제가 더 부각됐다. 한국도 스스로 고립을 택하거나 택할 수밖에 없는 은둔형 외톨이가 늘고 있다. 2023년 영국 BBC는 이 문제를 조명하면서 한국의 많은 젊은이가 사회의 높은 기대치에 압박받아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길을 택한다고 그 이
작년 고수온 여파로 경기도내 서해안 바지락 생산량이 75%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 바다에 고수온 특보가 발령됐다가 41일 만에 해제된 지난해 9월 25일 이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간 패류 생산량은 총 543t이었다. 이는 최근 5년 평균인 763t과 비교할 때 28.8% 감소한 것이다. 특히 해당 기간 주력 어종인 바지락은 35t 잡히는 데 그쳐 5년 치 평균 137t에 비해 7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어패류 생산량 감소가 작년 고수온으로 인한 패류 집단 폐사 영향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여름 경기도 해역 수온은 8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평년보다 2.1~3℃ 높았으며, 일부 해역에서는 28.8℃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해 표층 수온은 지난 55년간 평균 1.19℃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경기도는 올해 패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어장 바닥 흙덩이를 부수는 경운작업과 모래 살포 등을 통해 어장 환경을 개선할 방침이다. 아울러 고수온 내성이 강하고 경제성 있는 어종인 새조개, 우럭조개 등 신품종 정착 연구와 종패 살포를 지속해서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3년간 살포한 종패는 새꼬막 1천25t, 동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