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커피 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커피 소비량이 많은 나라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전 세계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152잔)의 2.7배에 이른다. 하지만 커피 섭취에 유의해야 하는 집단이 있다. 바로 임산부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육아 카페 등에는 "임신 중 커피 한 잔도 위험한가요?", "디카페인도 피해야 하나요?" 등의 질문이 자주 올라온다. 카페인이 유산이나 태아의 성장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렇다면 임산부에게 커피는 정말 금기 식품일까. 과학적 사실과 보건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사실 여부를 따져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내외 보건당국의 권고에 따르면 하루 커피 한 잔은 대부분 안전한 범위에 있다. 하지만 카페인의 체내 분해 속도는 개인차가 크고, 특히 임산부는 카페인의 대사 능력이 낮기 때 문에 자기 몸 상태에 따른 섭취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학적으로는 카페인 권고량 이내의 커피 섭취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정설이지만, 불안한 증상이 있거나 기형아 출산 등의 가족력이 있다면 카페인 섭취를 줄이거나 디카페인으로 대체하는
쌍둥이를 낳은 지 3개월이 지나지 않은 초기 산모의 30%가 고도 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번 달 11일까지 쌍둥이를 임신했거나 키우는 부모 4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울 검진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검사 도구는 중앙난임·임산부 심리 상담센터에서 사용하는 PHQ-9(우울 진단 척도)와 EPDS-K(한국판 산후우울증 척도)를 적용했다. 이에 따르면 쌍둥이 임신부의 20.4%는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9.3%는 경도 우울증, 8.3%는 고도 우울증이었다. 쌍둥이를 출산한 지 12주 이내인 산모 중에서는 39.5%가 우울 판정을 받았다. 특히 고도 우울증이 30.2%로, 임신부에 비해 그 비중이 4배 가까이 많았다. 경도 우울증은 9.3%였다. 출산 12주 이내 산모를 포함해 쌍둥이를 키우는 엄마를 대상으로 한 결과에서는 55.1%가 우울증으로 나타났다. 경미한 우울 증상이 27.3%로 가장 많았고, 경도 우울증 11.5%, 고도 우울증 9.7%, 중증도 우울증 6.6%였다. 한편 쌍둥이를 양육 중인 아빠 중에서는 37.7%가 우울 증세를 겪고 있었다. 경미한 우울 증상 26.0%, 경도 우울증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2형 당뇨병 환자가 조현병 등 정신질환도 있을 경우 자살 위험이 최대 3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이승환·의정부성모병원 내분비내과 백한상 교수팀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토대로 2009년 건강검진을 받은 2형 당뇨병 성인 환자 87만5천671명을 2021년까지 추적 관찰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 결과 2형 당뇨병 환자가 조현병을 함께 앓을 경우 자살 위험이 3.24배가 됐다. 조현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과잉에 따른 뇌 질환으로, 망상과 환각,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인 말과 행동 등의 사회 인지기능 저하가 대표적인 증상이다. 과거에는 정신분열병으로 불렸다. 조현(調絃)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뜻으로, 조현병 환자의 모습이 마치 현악기가 정상적으로 조율되지 못했을 때처럼 혼란스러운 상태를 보이는 것과 같다는 데서 비롯됐다. 이외 동반하는 정신질환 종류에 따른 자살 위험은 양극성 장애 2.47배, 우울증 2.08배, 불면증 2.03배, 불안장애 1.6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자살로 사망한 2형 당뇨병 환자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남성, 저소
"대한민국은 2030년에 태어나는 여자아이의 절반 이상이 90세를 넘겨 살 확률이 57%에 달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사는 나라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이 장수의 축복 뒤에는 '어떻게 건강하게 오래 살 것인가'라는 숙제가, 특히 치매라는 이름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한치매학회 최성혜 이사장(인하대병원 신경과 교수)은 최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마련한 미디어아카데미에 나와 한국 사회의 치매 현주소를 이같이 짚었다.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막연했던 치매 환자 급증이 초고령사회의 여파로 국가와 병원, 사회 모두의 측면에서 지대한 관심사가 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방법이 없거나 극복하지 못할 질환은 아니라는 게 최 이사장의 진단이다. ◇ 대한민국, 치매 100만명 시대 코앞…하지만 '희망'도 보인다 중앙치매센터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치매 추정 환자는 60세 이상 기준으로 96만명, 65세 이상 기준으로 91만명에 달한다. 여기에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각각 393만명, 280만명으로 훌쩍 뛰어오른다. 유병률로는 65세 이상 인구의 약 9.2%가 치매를, 약 28%가 경도인지장애를 각각 겪고 있다. 70대와 80
아침 식사를 거르는 일이 잦거나, 수면 부족에 시달리거나, 신체활동을 하지 않는 등 좋지 않은 생활 습관을 보유하면 대사증후군 위험이 최대 27%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제1저자 이수진)은 2016∼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성인 1만6천253명의 24시간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 교란 요인과 대사증후군의 연관성을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혈압, 고혈당, 이상지질혈증 등의 만성질환이 한꺼번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방치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심뇌혈관질환과 당뇨병 발생 위험을 크게 높여 예방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연구팀은 불규칙한 아침 식사, 수면 시간 6시간 미만 또는 8시간 초과, 신체활동 부족, 교대 근무 등 네 가지를 일주기 리듬 교란 요인으로 규정한 뒤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을 살폈다. 그 결과 대상자 1만6천253명 중 5천237명(29.3%)에서 대사증후군이 진단됐다. 대사증후군 환자 중 2천627명(15.6%)은 일주기 리듬 교란 요인이 전혀 없었고, 6천406명(38.13%)은 1개, 7천220명(46.3%)은 2개
◇ 의학계의 화두, 장내 세균 지난 칼럼에 언급한 대로 현대인은 실질적인 영양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영양이 풍부한 건강한 음식을 찾아 먹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 무엇이 좋은 음식이고, 어떤 음식을 찾아 먹어야 할까? 결론은 장내세균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왜 내가 아닌 장내세균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어야 할까. 여기에 답을 하려면 우선 장내세균이 무엇이고, 장내세균이 왜 중요한가에 대해 알아야 한다. 흔히 장내세균, 즉 우리 장 속에 있는 세균이라고 하면 대장균을 떠올릴 것이다. 대장균 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여름철 식중독, 설사, 구토 등을 유발하는 나쁜 세균으로 생각한다. 대장균은 흔히 위생 상태가 나쁜 곳에서 발견되는 균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일부만 맞다. 어떤 음식에 대장균이 있다는 것은 본래는 동물의 대장에 있어야 할 대장균이 대변을 통해 그 음식으로 들어갔다는 말이므로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음을 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대장균은 장내세균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장내세균은 우리에게 엄청나게 중요한 균이다. 수십조 마리의 장내세균이 우리 몸속에서 살아가며 우리 몸의 건강과 면역기능 수행에
말기 암 환자의 생존율은 환자가 삶에 대해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문제 상황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태도가 있는지와 우울증 여부에 따라 생존율이 4.63배 차이가 났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윤영호 교수·교육인재개발실 윤제연 교수 연구팀은 생존 기간이 1년 이내로 예측된 암 환자 144명을 대상으로 삶에 대한 긍정적 대처(Proactive Positivity)가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긍정적 대처란 환자가 위기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삶의 방향을 주체적으로 재정비하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를 칭한다. 부정적 감정을 긍정적 의미로 재해석해 수용하고, 문제에 직면했을 때 적극적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실천할 때 높다고 평가된다. 연구팀은 긍정적 대처 능력의 높고 낮음과 우울증 유무에 따라 환자들을 4개 그룹으로 나눈 뒤 이들의 1년 생존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긍정적 대처 능력이 낮고 우울증이 동반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사망 위험이 4.63배 높았다. 반면 긍정적 대처 능력이 높은 환자는 우울증 유무에 따른 사망 위험의 차이가 없었다. 즉,
체중 감량 효과 비교 연구에서 위소매절제술(sleeve gastrectomy)과 위 우회술(gastric bypass) 같은 비만 수술의 효과가 위고비나 젭바운드 같은 비만 치료제보다 5배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대 랑곤헬스 에이버리 브라운 박사팀은 지난 18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대사비만수술학회(ASMBS) 연례 학술대회에서 비만 수술과 2세대·차세대 비만 치료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GLP-1RA) 효과를 직접 비교한 연구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브라운 박사는 "이는 임상시험에서 15~21%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 GLP-1 작용제가 실제 환경에서는 효과가 훨씬 낮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GLP-1 작용제 복용 환자들은 기대치를 조정하거나 목표 달성을 위해 수술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인의 비만 및 중증 비만 유병률은 각각 40.3% 및 9.4%에 달한다. 비만과 중증 비만은 면역체계 약화와 손상, 만성 염증 유발 등으로 심혈관 질환, 뇌졸중, 제2형 당뇨병, 암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2018~2024년 비만 치료를 위해
청소년 5명 중 1명 가까이가 인터넷·스마트폰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과의존 위험군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낸 '2025년 청소년 미디어 이용습관 진단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청소년 123만4천587명 중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으로 분류된 청소년은 21만3천243명(17.2%)으로 파악됐다. 과의존 위험군 청소년은 작년 22만1천29명에서 7천786명 감소했다. 다만, 위험군 감소에는 작년 조사(124만9천317명) 때보다 조사 참여자가 1만4천730명 줄어든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의존 위험군은 위험사용자군과 주의사용자군을 합한 것이다. 위험사용자군은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전문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수준이다. 주의사용자군은 사용 시간이 늘어나 자기조절에 어려움이 있어 주의가 필요한 수준을 말한다. 과의존 위험군 중 인터넷과 스마트폰 두 가지 문제를 모두 가진 중복위험군은 7만8천943명(37.0%)이었다. 작년 8만1천190명보다 2천247명 줄었다. 과위험 의존군은 중학생(8만5천487명), 고등학생(7만527명), 초등학생(5만7천229명) 순으로 많았다. 작년보다 초등생은 852명, 중학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