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맥 등 심장 독성(cardiac toxity)을 유발할 수 있는 약을 분별해 내는 컴퓨터 모델이 개발됐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학의 콜린 클랜시, 이고르 보로비요프 두 생리학 교수는 정상적인 심장 박동 리듬에 관여하는 핵심 유전자(hERG)에 의해 활성화되는 칼륨 통로(potassium channel)에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약물을 미리 잡아낼 수 있는 컴퓨터 모델을 개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11일 보도했다. 어떤 약물이 시장에서 추방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부정맥을 유발하기 때문인데 심지어는 부정맥 치료제로 개발된 약도 알고 보면 부정맥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없지 않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그러나 어떤 약이 이 같은 심장 독성을 유발할 수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없기 때문에 이러한 컴퓨터 모델을 개발하게 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컴퓨터 모델은 어떤 약이 hERG 통로를 포함, 심근 세포와 조직에 상호작용을 일으키는지를 그 약의 화학식(chemical formulas)을 이용해 잡아낼 수 있다고 한다. 화학식이란 특정한 화합물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의 종류와 수
장(腸)의 미생물계가 균형을 잃으면 암의 발생과 진행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는 건 웬만큼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소화관에 있는 세균 종에 따라 대장암에 미치는 영향과 작용 메커니즘이 어떻게 다른지는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미시간대 의대 연구진이 이런 메커니즘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일부 유형의 장 세균은 CD8+ T세포 등 특정 면역세포를 지나치게 자극해, 오히려 장의 염증과 암 종양 형성을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세균의 과도한 자극이 T세포를 기진맥진하게 만들어, 정작 필요한 암 공격 능력은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원래 T세포는 암을 억제하는 기능을 해야 정상이다. 미시간대 의대 연구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저널 '셀 리포츠(Cell Reports)'에 발표하고, 별개의 논문 개요도 13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했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이 대학 암센터의 그레이스 천 혈액학·종양학 부교수는 "장 세균이 암에는 양날의 칼일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특히 연구자들은 T세포 고갈을 촉진한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천 교수팀은 두 그룹으로 나눠 진행한 생쥐 실험에서, 똑같은 소화관 염증
빛으로 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비만·당뇨 등 대사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은 가톨릭대학교 나건 교수 연구팀이 비만 환자에서 지방 축적을 돕는 'GIP' 호르몬(Gastric inhibitory polypeptide)의 분비를 억제할 수 있는 광역학 치료 기법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GIP는 인슐린 분비에 관여하는 십이지장 내 호르몬의 하나다. 지방이 많은 음식물을 섭취하면 정상 체중인 사람에게서는 GIP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하지만, 비만 대사성 질환이 있는 환자는 GIP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약해지고 오히려 지방 축적에 관여하게 된다. 비만·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GIP를 표적으로 한 대사성 질환 치료제가 연구되고 있지만, 현재 임상적으로 사용되는 GIP 억제 약물은 없다. 연구팀은 GIP 호르몬을 분비하는 K세포를 제거하기 위한 광 응답제를 개발했다. 광 응답제는 빛을 받으면 활성산소를 만들어 표적 세포를 사멸시키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주로 암세포 제거에 활용돼 왔던 광역학 치료 기법을 비만 대사성 질환에 적용했다. K 세포에만 특이적으로 결합해 활성산소를 만들 수 있는 지방산을 광 응답제에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그룹리더 연구팀이 암세포만 골라 제거하는 금속 나노입자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나노입자가 정상 세포와 암세포의 리소좀 내부에 침투한 뒤 암세포의 리소좀만 망가뜨려 세포를 죽이는 원리이다. 리소좀은 세포에서 못 쓰게 된 다른 기관을 분해해 단백질로 만들거나 바이러스 등 외부 물질을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 항암 치료 분야에서 리소좀을 파괴해 세포 사멸을 유도하기 위한 연구가 시도되고 있지만, 정상 세포도 공격한다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암세포 주변이 산성이라는 점에 착안, 산성 환경에서만 결정이 커지는 금속 나노입자를 설계했다. 나노입자 표면에 각각 양전하와 음전하를 띠는 리간드(중심 원자와 결합하는 분자나 이온)를 특정 비율로 붙인 뒤 정상 세포와 암세포에 주입하자 암세포에서만 덩어리를 이뤄 리소좀을 파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정이 커지면 나노입자를 배출하지 못하게 되면서 암세포가 사멸하게 된다. 세포 내 리소좀으로 나노입자가 들어가려면 세포 내 섭취작용(세포가 세포 밖 물질을 세포막을 이용해 삼키는 작용)이 잘 일어나야 하는데, 나노입자 표면에 양이온과 음이온을 각각 8대 2로 붙이면
저체중 상태의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이 없으면서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말기신부전이 생길 위험이 6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김양현 교수, 한림대학교 내분비내과 강준구 교수, 숭실대학교 통계학과 한경도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세 이상 한국인 996만9천848명을 8년간(2009∼2017년) 추적 조사한 결과, 당뇨병 지속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말기신부전 발생 위험도가 높아지는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3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당뇨학회(ADA) 공식 학술지 '당뇨병 케어'(Diabetes Care) 최근호에 발표됐다. 말기신부전은 신장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져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상태를 말한다. 그동안 이런 말기신부전에는 비만이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알려져 왔지만, 당뇨병 환자에서는 체중의 영향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저체중이 오히려 말기신부전 발생 위험을 더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당뇨병(2형)으로 진단받은 지 5년이 넘은 저체중 환자의 말기신부전 발생 위험이 당뇨병이 없는 정상 체중보다 6.4배 높았다고 추산했다. 또 당뇨병 발병이 5년
중년 이전에 2형(성인) 당뇨병 진단을 받은 환자는 혈당 조절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선 캘리포니아 카이저 퍼머넌트 병원(Kaiser Permanent Northern California) 내과 전문의 안잘리 고팔란 교수 연구팀이 21~64세 사이에 당뇨병 진단을 받은 환자 3만2천137명의 진료 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1일 보도했다. 21~44세 사이에 당뇨병이 발생한 그룹은 우선 장기적인 혈당을 나타내는 당화혈색소(A1c)의 진단 시 수치가 평균 8.9%로 45~64세 사이에 당뇨병 진단을 받은 그룹의 8.4%보다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젊은 환자 그룹은 치료를 통해 진단 후 1년 안에 혈당 조절 목표(당화혈색소 7.0% 이하)에 도달할 가능성이 중년 환자 그룹보다 낮았다. 이는 중년 이전에 당뇨병이 발병한 환자들은 개인 맞춤형 치료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젊은 환자 그룹은 당뇨병 표준 치료제인 메트포르민 처방률이 중년 환자 그룹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 중 44에 이전에 발병한 환자는 26.
창조성을 발휘하는 건 인간 특유의 신비한 능력이다. 인류는 이런 혁신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에 힘입어 존재적 위협을 견뎌내고 번성했다. 그렇다고 창조성이 인류 생존에 꼭 필요한 거라고 보기는 어렵다. 창조성을 드러내지 않는 다른 종이 인류보다 더 오래 번창한 경우도 많다. 그럼 인간의 창조성이 진화 과정에서 발달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드렉셀대 과학자들이 그 대답이 될 만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창조적 사고와 행위가 뇌의 보상 회로를 자극해 중독성 약물을 먹었을 때와 비슷한 쾌감을 준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10일 관련 논문을 신경 영상 전문 국제학술지인 '뉴로이미지(Neurolmage)'에 발표하고 별도의 논문 개요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했다. 보통 '깨달음의 순간(aha moments)'에 비유하는 창조적 통찰은, 인간의 기본적 즐거움에 반응하는 뇌 보상 체계의 폭발적 활성화를 유도했다. 이 보상 체계가 활성화하면 그 원인 행위를 다시 자극하는 순환 강화 작용이 일어난다고 한다. 창조적 통찰로 뇌 신경 회로의 보상을 경험한 사람이 다른 걸 제쳐놓고 더 창조적 행위에 매달린다는 것이다. 많은 퍼즐 마니아와 추리소설 애호가, 궁
눈의 혈관 영상을 이용해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형'이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박상민·장주영)은 지난 12년간 건강증진센터에 축적된 3만2천227명의 환자 코호트와 1만5천408개의 안저사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죽상동맥경화증을 찾아내는 인공지능 모형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죽상동맥경화증은 나쁜콜레스테롤(LDL)이 동맥 안에 쌓이면서 혈관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오래된 수도관이 녹이 슬고 이물질이 쌓여 좁아지는 것과 같다. 내버려 두면 뇌졸중, 심근경색증, 말초혈관질환 등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하지만,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발병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영상검사법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눈이 혈관 건강을 직접 볼 수 있는 유일한 장기라는 데 주목하고, 망막 혈관 영상과 심혈관질환 발생의 연관성을 살폈다. 예컨대, 눈의 혈관에서 동맥경화가 관찰된 경우라면 그동안 구축한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석으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얼마나 높은지를 추산하는 것이다. 그 결과 인공지능 안저 동맥경화 점수가 고위험에 해당하는 사람은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8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박상민 교수는
무릎 관절염은 염증을 가라앉히는 스테로이드 주사보다 물리치료가 훨씬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브루크 육군 메디컬센터(Brooke Army Medical Center) 정형외과 도수 물리치료 전문의 게일 데일 교수 연구팀이 무릎 관절염 환자 156명(평균연령 56세)을 대상으로 1년에 걸쳐 진행한 실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9일 보도했다. 한마디로 스테로이드 주사는 물리치료에 비해 이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엔 전문 치료사의 조언 아래 운동과 함께 도수 물리치료(manual physical therapy)를 1년 동안 받게 하고 다른 그룹엔 1년에 최대 3번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도록 했다. 도수 치료는 조금씩 강화되는 운동을 거의 통증 없이 계속하는 데 도움이 됐다. 두 치료법의 효과 차이는 치료 첫 라운드부터 뚜렷하게 나타났다. 스테로이드 그룹은 주사 후 집에서 72시간 쉬면서 주사 맞은 무릎에 냉찜질하거나 진통제를 복용해야 했지만, 물리치료 그룹은 기분 좋게 치료실을 떠났다. 1년 후 효과의 차이는 더욱 뚜렷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