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인구 증가로 난청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난청 환자는 어지럼증이나 낙상에도 취약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19일 질병관리청의 '40세 이상 성인의 난청 유병 현황(2019∼2023)'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40세 이상 성인의 중증도 이상 난청 유병률은 남자 17.8%, 여자 13.6%, 경도 난청은 남자 30.9%, 여자 23.4%다. 대체로 남자가 여자보다 난청 유병률이 높다. 연령이 높을수록 난청 유병자도 늘어 70대 이상에서는 남자의 52.9%, 여자의 40.7%가 중증도 이상 난청을 앓고 있었다. 남자와 여자 모두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난청 유병률이 높았다. 최근 5년간의 난청 유병률은 큰 변화가 없지만, 노인 인구가 늘면서 난청 전체 환자는 계속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난청 진료환자는 2019년 65만 명에서 2023년 80만 명으로 5년 사이 23%가량 증가했다. 청력 손실은 삶의 질을 저하할 뿐 아니라 낙상 등의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난청이 있는 남성의 32.3%는 어지럼증을, 9.4%는 낙상을 경험했다고 답해 난청이 없는 사람의 경험률 각각 20.3%, 6.2%보다 높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한진희 교수 연구팀이 신체적인 고통 없이 시각적 이미지만으로도 유도되는 공포 기억을 조절하는 뇌 회로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우리 몸은 자연재해, 사고, 폭력 등 신체적인 고통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불안장애, 우울증 등을 겪을 수 있다. 한 교수 연구팀은 동물 실험을 통해 대뇌피질 뇌섬엽(pIC) 부위에서 뇌 외측 팔곁핵(PBN)으로 이어지는 하향 신경 회로가 심리적 고통과 관련한 경로임을 새롭게 밝혀냈다. 생쥐 머리 위에 커다란 그림자를 만들어 포식자에게 공격을 당하는 듯한 시각적 위협을 경험하게 한 결과, 통각 자극 없이 심리적 위협만으로도 공포 기억이 형성됐다. 화학유전학·광유전학 기법을 활용해 외측 팔곁핵(PBN)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상위 뇌 영역을 분석했고, 부정적 정서와 고통을 처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섬엽(pIC)이 PBN과 직접 연결돼 있음을 확인했다. 시각적 공포 자극을 주면 pIC에서 PBN으로 신호를 보내는 뉴런들이 활성화되며, 이 신호가 PBN 뉴런의 활성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이 회로를 인위적으로 억제하면 시각적 위협에 따른 공포 기억은 현저히 줄어들지만
2018년 영국이 세계 최초로 '외로움부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을 임명해 화제가 됐다. 외로움부 장관은 인력이나 공간 등이 제공되는 별도 부처의 장이 아니고 스포츠시민사회부 장관이 장관직을 겸직하는 형태였다. 겸직 장관에게 외로움에 대한 책임을 부여해 이를 세심히 살펴보도록 한 상징적 조치였지만 정부가 외로움을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제도적 대응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본은 2021년 고독 문제를 담당하는 각료직을 만들었다. 역시 다른 장관이 겸직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사회적 고립이 심각해지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증가하자 장관직 신설과 함께 여러 대책을 시행했다. 일본은 1990년대 거품 붕괴 후 많은 청년이 사회에서 좌절을 경험했고 상당수가 고립과 은둔을 선택하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됐다. 이들이 40∼60대가 되면서 중장년 히키코모리로 이어졌고 코로나를 계기로 그 문제가 더 부각됐다. 한국도 스스로 고립을 택하거나 택할 수밖에 없는 은둔형 외톨이가 늘고 있다. 2023년 영국 BBC는 이 문제를 조명하면서 한국의 많은 젊은이가 사회의 높은 기대치에 압박받아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길을 택한다고 그 이
국내 연구진이 '린치증후군'이라는 유전적 요인이 위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대규모 분석을 통해 밝혀냈다. 린치증후군은 DNA 복구 기능을 하는 유전자의 변이로 '현미 부수체 불안정성'(MSI-H)이라는 특정 상태가 발생하는 유전성 암 증후군이다. 주로 대장암, 자궁암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위암 발생률이 높은 한국인 위암 환자와 린치증후군의 연관성은 그동안 체계적으로 연구된 바 없었다. 순천향대 천안·부천병원 외과 공동 연구팀(윤종혁, 최윤영, 송금종, 이문수 교수)은 2011년부터 2023년까지 두 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 1천537명 중 현미 부수체 불안정성으로 확인된 127명(8.3%)을 선별하고, 그중 정상 조직이 확보된 123명을 대상으로 전엑솜 분석(WES)을 시행했다. 그 결과 5%에 해당하는 6명의 환자가 린치증후군임을 확인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윤종혁 교수는 "아시아 최초로 린치증후군과 현미 부수체 불안정성 위암의 연관성을 입증한 연구"라며 "이는 위암 환자 치료 때 유전적 요인도 함께 고려해야 하며, 유전자 검사와 가족력 평가의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암 학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미옥 박사팀은 질병관리청 김정현 박사팀과 공동으로 실제 인간의 폐 면역 반응을 모사한 '폐포 어셈블로이드'(iAlvAssemb)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우리 몸의 폐는 외부 공기와 직접 접촉하는 기관으로, 바이러스, 세균, 미세먼지 등 유해 물질에 가장 먼저 노출된다. 폐포(허파꽈리)의 상피세포와 대식세포(외부 병원체를 잡아먹는 면역세포)가 1차 방어선으로써 서로 협력하며 초기 면역반응을 담당한다. 세포 간 상호작용과 면역 기능을 밝히기 위해 주로 생쥐 등 동물 모델에 대한 연구가 시도되고 있으나, 인간과 동물 간 생리적 차이로 인해 실제 인간 폐의 면역 반응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또 기존 폐 오가노이드(인간 유래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제작되는 인공 장기) 모델에는 면역 세포가 포함돼 있지 않아 실제 폐의 복잡한 면역환경을 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인간 줄기세포로부터 유도된 폐포 상피세포와 대식세포의 유사 세포를 함께 배양해 실제 인간 폐의 구조와 면역 반응을 재현할 수 있는 인공 폐포 조직인 폐포 어셈블로이드를 만들었다. 두 세포군의 공동 배양을 위한 최적의 배양 조건을 설계, 세포 간 상호작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6일(현지시간)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위한 혈액검사를 처음으로 승인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번에 승인된 루미펄스(Lumipulse)라는 검사는 혈장에서 두 가지 단백질을 측정, 뇌에 아밀로이드 침착물(플라크)이 형성되어 있는지를 확인한다. 치매를 일으키는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는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뇌에 쌓여 플라크를 형성하고, 이에 따라 뇌신경 세포가 죽으면서 발생한다는 게 가장 유력한 가설이다. 지금까지는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위해 뇌척수액을 뽑아내는 요추 천자나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뇌 영상 검사를 주로 이용했다. 루미펄스는 간단한 채혈만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진단의 수월성 측면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검사는 인지 기능 저하 징후가 나타나 전문 치료 센터에 입원한 환자들에게 시행할 수 있으며, 의사는 그 결과를 환자의 다른 임상 정보와 함께 해석한 후 알츠하이머병 여부를 진단해야 한다. 혈액검사이니만큼 기존 검사법에 비해 비용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개발사인 일본 HU 그룹 산하 후지레비오진단은 정확한 검사 비용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이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 등으로 치매 환자 증가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 푸단대 연구진이 최근 과학저널 플로스원(Plos One)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1990∼2021년 전세계 204개 국가·지역의 알츠하이머병 및 다른 형태의 치매 환자 수 추이를 분석한 결과 중국의 치매 질병 부담 증가세가 세계적 수준과 비교해 월등히 가팔랐다. 전 세계 치매 환자 수는 1990년 약 2천200만명에서 2021년 5천700만명이 됐는데, 중국 치매 환자는 같은 기간 400만명에서 1천700만명으로 늘었다. 치매 환자가 세계적으로 두배 이상으로 증가하는 동안 중국의 경우 4배가 넘는 수준으로 급증한 것이다. 치매 사망자 수 증가 속도도 차이가 났다. 중국에서는 1990년 12만명이던 치매 사망자가 2021년 49만명으로 4배 이상으로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전 세계적으로는 치매 사망자가 66만명에서 195만명으로 약 3배로 늘었다. 연구진은 치매 질병 부담 증가 추세가 중국에서 더 두드러지는 이유를 어느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인구 증가와 고
지난 10여 년 사이 뇌졸중에 대한 국민의 인식 수준이 향상됐으나 위험요인 등에 대한 심층적 이해도는 오히려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근화 교수와 이응준 공공임상교수 연구팀은 한국갤럽에 의뢰해 2009년과 2023년에 각각 성인 1천 명, 1천12명을 대상으로 뇌졸중 인식 수준을 조사한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노인인구 증가로 늘고 있는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파열돼 급성 뇌 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빠른 초기대응이 중요한 만큼 위험인자나 경고 증상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조사 결과 부분 마비, 언어 장애, 의식 저하, 어지럼증 등 뇌졸중 경고 증상을 하나 이상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2009년 61.5%에서 2023년 77.4%로 늘었다. 뇌졸중 위험인자에 대한 질문에서 고혈압, 과음, 흡연, 고지혈증, 비만, 당뇨, 가족력 등 가운데 한 개 이상을 답한 응답자도 2009년 56.1%에서 2023년 62.8%로 증가했다. 다만 위험인자를 2개 이상 맞힌 응답자는 2009년 조사 당시 51.4%에서 2023년 40.2%로 10%포인트 이상 줄었다. 뇌졸중 치료 방법인 정맥 내 혈전용해술 인지도는 같은 기간 30.4%에서 55.6
대사 이상 지방간을 악화시키는 유전물질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최장현 교수팀은 부산대 약학대 윤화영 교수팀, 울산대병원 박능화 교수팀과 함께 간에서 발현되는 마이크로RNA-93(miR-93)이 대사 이상 지방간의 발병과 악화를 유도하는 유전물질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들 연구진에 따르면 대사 이상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는 질환으로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 이상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과거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불렸지만, 최근 국제 간학회를 중심으로 대사 질환과의 연관성을 보다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명칭이 변경됐다. 유전물질 miR-93은 간세포에서 발현되는 특수 RNA로 다른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지방간을 앓고 있는 환자와 동물 실험 모델에서 miR-93의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았는데, miR-93이 간세포에서 지방 대사와 연관된 SIRT1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방식의 분자 기전을 통해 지방 축적과 염증 반응, 섬유화 등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유전자 편집을 통해 miR-93 생성 기능을 제거한 실험 쥐는 간 내 지방 축적이 눈에 띄게 감소
미국에서 '살 빼는 약'이 인기를 끌면서 육류업체 등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육류 공급업체인 JBS의 지우베르투 토마조니 최고경영자(CEO)는 뉴욕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GLP-1 계열 약을 쓰는 사람들이 식단에 단백질을 더 많이 추가해 닭고기와 소고기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만·당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으로는 위고비, 오젬픽, 마운자로 등이 있다. 토마조니 CEO는 GLP-1 계열 치료제를 쓰는 소비자들이 근육량을 잃지 않으려고 단백질 섭취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진 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이러한 치료제를 처방받은 소비자들이 식료품 지출을 줄이면서 식품·음료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도 있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일부 식음료 부문은 뜻밖의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봤다. 다논은 비만 치료 열풍으로 인해 미국에서 고단백 저칼로리 요거트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JBS를 포함한 육류업체들은 닭고기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수익이
한국한의학연구원 최수산나·김태수 박사 연구팀은 동물모델과 세포실험을 통해 인삼 사포닌의 주요 성분인 '진세노사이드 Rb1'의 천식 증상 완화 효과를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인삼 사포닌은 인삼의 약효를 내는 핵심 물질로, 진세노사이드 Rb1, Rg1, Rg3 등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진세노사이드 Rb1은 가장 풍부하고 대표적인 성분으로 항염증, 면역조절, 염증 질환 완화 등 다양한 생리활성 기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식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 호흡기 질환으로, 매년 환자 수가 증가 추세를 보인다. 과도한 면역 활성을 억제해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조절T세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까지 조절T세포를 타깃으로 한 천식 특화 치료제는 없다. 연구팀은 250종의 천연물 라이브러리를 분석, 인삼 속 진세노사이드 Rb1 성분이 조절T세포를 활성화하고 염증성 면역세포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천식 동물모델에 진세노사이드 Rb1을 투여한 결과 조절T세포가 46% 가량 증가한 모습이 관찰됐다. 또 염증을 유발하는 T세포인 'Th17세포'가 약 80%까지 감소했으며, 염증성 사이토카인(신체 면역 체계를 제
국내 연구팀이 여러 종류 박쥐의 기관지, 폐, 신장, 소장 등 장기를 실험실에서 정밀하게 모사한 유사장기(오가노이드)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고위험 인수공통바이러스의 자연 숙주로 알려진 박쥐 생체모델로는 최대 규모로, 신·변종 바이러스와 미래 팬데믹에 파수꾼 역할을 할 연구 플랫폼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최영기 소장과 유전체교정연구단 구본경 단장 공동 연구팀이 한국에 서식하는 박쥐들에서 유래한 장기 오가노이드를 통해 바이러스 감염 및 면역 반응을 연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사이언스'에 이날 발표됐다. 인류가 겪는 감염병 중 75%는 동물에게서 유래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이 중에서도 박쥐는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메르스바이러스, 에볼라, 니파 등 고위험 인수공통바이러스의 자연 숙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미래 감염병을 막기 위해서는 박쥐 유래 바이러스의 증식 및 전파 특성을 미리 밝히고 선제 대응하는 연구가 필수지만, 이를 위한 생체 모델은 일반 세포를 쓰거나 열대 과일박쥐의 단일 장기 오가노이드
서울아산병원이 단일 의료기관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간 이식 수술 시행 9천건을 달성했다. 16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지난달 30일 수술방 4곳을 열고 11시간에 걸쳐 8천999번째와 9천번째 간 이식 수술을 동시에 진행했다. 두 건 모두 살아있는 사람의 간을 이식하는 '생체 이식'이었다. 이 중 9천번째 수술은 알코올성 간경화를 앓아 온 윤모(43)씨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기증자인 조카(20)와 수혜자의 혈액형이 달라 거부 반응이 발생할 위험이 컸지만 환자에게 항체 형성 억제제를 투여하고 혈장에 존재하는 질병 유발 항체를 제거하는 혈장교환술 등을 실시해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이로써 서울아산병원은 1992년 뇌사자 간 이식 수술 이후 32년만 8개월 만에 '간 이식 9천례 실시'를 기록했다. 이 중 생체 간 이식은 7천502건이며 뇌사자 간 이식은 1천498건이다. 병원 측은 "생체 이식은 뇌사자 이식에 비해 수술이 까다롭고 합병증 발생 위험도 더 크다"며 "서 울아산병원 간 이식술의 85%는 생체 이식인데 전체 이식의 1년 생존율은 98%, 3년 생존율은 90%, 10년 생존율은 89%로 간 이식 역사가 긴 해외 의료기관과 비교해도 더
우울증 등 정신장애에 영향을 주는 유전변이의 상당수가 행복도와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유전변이에 주목하면 정신장애를 보다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원홍희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명우재 교수 등 연구팀은 주관적 행복도와 정신장애 사이의 유전적 관계를 규명한 연구 논문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 최신호에 발표했다. 주관적 행복도는 스스로 느끼는 행복과 삶 만족도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40%가량이 유전적 요인으로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행복과 정신장애의 유전적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유럽인 65만 명과 한국인 11만 명의 유전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신장애로 분류되는 14개 질환과 주관적 행복도 사이의 유전적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우울증, 양극성 장애 1형, 조현병, 거식증,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대마초 사용 장애,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 7개 질환이 주관적 행복도와 유전변이를 공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우울증 관련 유전변이 중엔 93%가 주관적 행복도와도 관련이 있었다. 이는 이들 장애를 겪는 환자들이 약물 등으로 증상을 조절하고 치료하더라
'여긴 우리 집이 아니야' 같은 말을 반복하는 '중복 장소 망상'(reduplicative paramnesia)이 치매 환자에게 나타나는 여러 망상과 깊게 연결돼 있어 전체 망상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용인효자병원 곽용태 박사와 순천향대 천안병원 양영순 교수팀은 16일 미국정신의학회 학술지 미국 노인 정신의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Geriatric Psychiatry)에서 치매 환자 102명에 대한 망상 네트워크 분석에서 이런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치매 환자는 '이 집은 내가 살던 집이 아니다', '누가 내 물건을 훔쳐 갔다', '배우자가 외도한다' 같은 말을 반복하는 망상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가족들은 이런 망상을 혼란이나 나이 탓으로 여기기 쉽다며 하지만 이런 망상이 어떤 식으로 나타나고, 서로 어떤 연관성을 가지며, 어떤 망상이 중심 역할을 하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양전자 단층촬영(PET)에서 알츠하이머병 핵심 병리인 베타아밀로이드(βA) 침착이 확인되고 약물 치료를 받지 않은 초·중기 치매 환자 102명이 보이는 다양한 망상 유형을
한국재료연구원(KIMS, 재료연)은 바이오·헬스재료연구본부 정호상 박사 연구팀이 혈액에 존재하는 극소량의 암세포 DNA를 고감도로 검출해 암 조기진단을 가능하게 하는 광학 기반 바이오센서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암세포가 발생할 때는 혈액 속 DNA 표면에 작은 화학적 변화가 생긴다. 이를 메틸화(Methylation) 정도가 변화한다고 표현한다. 초기 암 단계에서 메틸화된 DNA의 농도는 매우 낮아 기존 바이오센서로는 고감도로 검출해내기 어렵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메틸화된 DNA를 고감도의 광학 신호와 인공지능(AI) 분석으로 검출하는 바이오센서 소재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고감도 광학 신호와 인공지능 분석법을 플라즈모닉 소재에 접목했다. 이 소재는 빛에 반응해 DNA 분자의 광학 신호를 1억배 이상 증폭시킬 수 있어 매우 적은 양의 DNA도 검출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암 발생 초기 메틸화된 DNA를 25fg/mL(펨토그램 퍼 밀리리터) 수준까지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5fg/mL는 한 방울의 물에 설탕 1천분의 25 알갱이를 넣은 농도로 비유할 수 있다. 이는 기존 바이오센서에 비해 1천배 세밀한 고감도 수준이다. 연구팀이 개
주당 52시간이 넘는 장기 근무는 건강에 좋지 않을뿐만 아니라 뇌 구조를 바꿔 문제 해결 능력과 기억력, 감정 처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와 중앙대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내용의 예비 연구 결과를 지난 1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직업 및 환경 의학' 저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의료 분야 종사자 110명의 뇌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분석했다. 이 중 32명은 주당 최소 52시간 일하는 과로 그룹이었고, 78명은 주당 40시간 정도로 표준 근무 시간을 유지하는 이들이었다. 분석 결과 장시간 근무하는 이들은 뇌의 전두엽의 중앙 전두회 부위의 회백질 용량이 평균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위는 주의 집중, 작업 기억, 언어 관련 처리 등 복합적인 인지 기능에 관여한다. 또 주의, 계획, 의사 결정을 담당하는 상전두회, 감각·운동 기능 통합, 감정 처리, 자기 인식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섬엽 등 17개 부위의 부피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과로한 사람들은 실행 기능 및 감정 조절과 관련한 뇌 영역에서 상당한 변화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연구 결과는 장시간 근무와 뇌의 구조적 변화를 연결하는
제주대학교 학내 바이오 벤처기업인 미래셀바이오는 '동종배아줄기세포 유래 중간엽줄기세포'(MMSC: Multipotent Mesenchymal Stem Cell)가 혈관성 치매(Vascular Dementia)로 인한 인지 및 행동 장애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최근 밝혔다. 제주대 바이오메티컬정보학과 박세필 교수와 건국대 줄기세포재생공학과 이만열 교수,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신경외과 오재상 교수의 이 같은 공동 연구 결과는 세포·분자생물학 분야의 국제적 권위 학술지인 셀즈(Cells)에 게재됐다. 일반적으로 만성퇴행성 뇌질환인 치매는 알츠하이머질환(69%)과 혈관성 치매(21%)로 구분된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만성 뇌 허혈성 손상을 유도한 혈관성 치매 쥐의 뇌실에 MMSC를 주입한 결과 뇌혈관 손상에 의한 행동 및 인지 기능 저하가 정상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됐다. 또 뇌혈관의 안정성과 혈관-뇌 장벽(BBB)의 형성을 촉진하는 등의 유의미한 개선 효과도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기존 치료 방법인 도네페질 치료와 골수 유래 중간엽줄기세포(BMSC) 치료보다 효과가 뛰어난 것이다. 특히 MMSC는 혈관성 치매를 유발하는 신호전달 관련 유전자인 록
질병관리청은 일찍 찾아온 여름 더위에 작년보다 닷새 이른 15일부터 오는 9월30일까지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적시에 적절히 조치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질병청은 온열질환으로 인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여름철마다 응급실을 운영하는 전국 500여개 의료기관과 관할 보건소 및 시도와 협력해 일일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여름이 길어지면서 감시체계 운영 기간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감시체계가 시작된 2011년만 해도 운영 기간은 7월 1일∼9월 3일이었다. 올해는 5월 15일∼9월 30일로, 역대 가장 빨리 시작해 가장 오랫동안 감시체계를 가동한다. 긴 더위에 온열질환으로 인한 피해도 늘고 있다. 작년 감시체계로 파악된 온열질환자는 총 3천704명으로 전년(2천818명) 대비 31.4% 증가했다. 이는 '최악의 더위'로 기록된 2018년(4천526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온열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자는 34명이었다. 추정 사인은 주로
심혈관질환 환자 중엔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우려에 운동을 꺼리는 경우가 있지만, 오히려 꾸준한 운동이 재발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은 이 병원 권준교 교수팀이 이런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에 최근 게재했다고 14일 밝혔다. 권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10∼2017년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을 진단받고 관상동맥중재술이나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20세 이상 환자 3만여 명의 운동량 변화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6.7년간 추적 관찰했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혈관 내에 급성으로 생긴 크고 작은 혈전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혈관이 폐쇄되거나, 혈전에서 분비된 혈관 수축성 물질로 인해 심장에 혈류 공급이 부족해지는 질환이다. 심근경색, 불안정 협심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 결과 급성관상동맥증후군 진단을 받기 전과 후에 주 1회 30분 이상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가볍게 뛰기 등의 '중강도 이상 운동'을 한 그룹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그룹보다 13% 낮았다. 진단받은 후에 새롭게 운동을 시작하더라도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지난해 경기도민의 '건강생활실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건강생활실천율은 금연, 절주, 걷기를 모두 실천한 도민의 분율을 말한다. 14일 경기도 내 48개 보건소가 작년 5~7월 31개 시군의 19세 이상 4만3천6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강생활실천율이 40.7%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중앙값 36.2%보다 4.5%포인트 높은 것으로 지역사회건강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시군별로는 과천시가 57.9%가 최고였고 이어 성남시 분당구(56.5%), 용인시 수지구(54.7%) 등의 순이었다. 반면 가평군(22.9%), 광주시(25.2%), 화성시 서부(26.8%) 등은 건강생활실천율이 과천시·성남시 분당구·용인시 수지구의 절반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자 현재흡연율'의 경우 32.0%로 전국 중앙값 34.0%보다 2.0%포인트 낮았고, '현재흡연자의 1개월 내 금연계획률'은 5.4%로 전국 중앙값 4.7%에 비해 0.7%포인트 높았다. '연간 음주자의 고위험음주율'은 15.7%로 전국 중앙값(16.6%)보다 0.9%포인트 낮았다. 정신건강 지표 가운데 '우울감 경험률은' 전년(7.
질병관리청은 5월 17일 세계 고혈압의 날을 앞두고 대한고혈압학회와 함께 임신부를 중심으로 이달 중 혈압측정 캠페인을 벌인다. 고혈압은 심뇌혈관계질환의 가장 흔하고 강력한 위험인자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관상동맥질환, 허혈성·출혈성 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규정한다. 고혈압은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그 심각성과 관리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기도 하다. 2023년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심장질환이 2위, 뇌혈관질환이 4위, 고혈압성 질환이 8위에 오를 정도로 고혈압, 심뇌혈관계질환은 위험하다. 특히 임신 중 겪는 고혈압은 산모에게 자간전증(임신중독증), 뇌졸중, 장기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산모가 위험해지는 만큼 저체중아, 조산, 태반조기박리 등 태아의 건강과 생명에도 영향을 준다. 이에 따라 질병청은 올해 캠페인의 중점 홍보 대상을 임신부로 삼고 임신부 대상 혈압 측정, 건강 상담 등 현장 캠페인을 한다. 질병청에 따르면 임신 중 정상 혈압은 수축기 140mmHg·이완기 90mmHg 미만이다. 이를 넘으면 임신성 고혈압으로 진단받는다. 일반적인 고혈압 기준은 수축기 120mmHg·이완기 80mmHg이다. 임신 중 고혈압의 원인
10대 말이나 20대에 비만이 되면 일찍 죽을 확률이 거의 2배로 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유럽비만학회 총회에서 스웨덴인 남성 25만8천269명과 여성 36만1천784명의 체중 변화를 추적하고 사망률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 기간에 남성 중 8만6천673명, 여성 중 2만9천76명이 사망했다. 연구 대상자 중 남성과 여성의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각각 23년, 12년이었다. 연구 대상자들은 나이가 들면서 체중이 느는 경향이 있었으나, 청년기에 체중이 늘면 중년기에 느는 경우보다 사망률이 훨씬 더 높았다. 17세에서 29세 사이가 '핵심적 생애 단계'이며, 이 기간에 암, 제2형 당뇨병, 심장병 등 향후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날씬함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 30세가 되기 전에 비만이 됐던 남성과 여성은 연구 기간 동안 사망할 확률이 젊을 때 건강 체중을 유지했던 이들보다 각각 79%, 84% 높았다. 전반적으로, 성인 초기에 체중이 1파운드(0.4536㎏) 증가하면 조기 사망 위험이 20% 넘게 증가했다. 스웨덴 룬드 대학교의 역학 부교수이며
국내 연구진이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줄어드는 원인이 뇌에 있음을 확인, 맞춤형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경북대 김상룡·이준영 교수, 남영표·김세환 박사와 한국뇌연구원 김재광 박사 연구팀이 뇌의 흑질-선조체 도파민 신경계의 기능 저하가 노화에 따른 근육량 감소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이며, 신경계의 항노화 유도를 통해 근감소증을 억제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14일 밝혔다. 흑질-선조체 도파민 신경계는 뇌의 흑질에 분포하는 신경세포가 선조체 부위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전달하는 신경회로이다. 이 신경계의 퇴행이 노년기 운동기능 약화와 퇴행성 뇌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에 대한 연구는 주로 파킨슨병 등 특정 질병 모델에 제한돼 있었다. 연구팀은 동물 모델을 통해 일반적인 노화 과정에서 흑질-선조체 도파민 신경계의 기능 저하가 운동 능력 약화와 근감소증에 직접적으로 기여함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노령 생쥐 모델의 뇌 흑질에서 항노화 인자 중 하나인 '시르투인3'(SIRT3·포유류에서 발견되는 단백질 중 하나로 노화 지연, 에너지 대사과정 조절 역할을 함)의 발현이 노화에 따라 감소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시트루인3의 발현을 높이는 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