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은 식물에서 추출한 '시트로넬롤'(Citronellol)이 과다 노출될 경우 뇌 신경계에 독성을 유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시트로넬롤은 장미, 제라늄, 시트로넬라 등에서 추출한 천연 향료 성분이다. 화장품·세제 등 생활용품에 은은한 꽃향기를 내기 위해 사용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안전한 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아로마 효과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독성 연구는 거의 없다. 화학연 배명애 박사와 고려대 박해철·김수현 교수 공동 연구팀은 종간 교차 동물실험 연구와 신경계 대사체(뇌와 신경세포에서 생성되는 모든 대사산물) 분석기술을 통해 시트로넬롤에 고농도로 노출될 경우 독성으로 인한 신경·행동학적 장애를 유발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우선 제브라피시(사람과 유전체 구조가 비슷한 열대어)와 쥐를 이용, 향기 성분이 체내로 흡수된 뒤 뇌로 전달되는지 여부와 그로 인한 뇌세포 손상 여부를 관찰했다. 실험 결과 시트로넬롤이 혈액-뇌 장벽(BBB·유해물질이 혈액에서 뇌로 이동하는 것을 막는 보호막)을 통과해 뇌에 도달한 뒤 암과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종(ROS)을 생성하고 염증 신호를
이미 손상된 시력도 회복할 수 있는 망막 재생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김진우 교수 연구팀이 망막 신경 재생을 통해 치료제가 전무했던 퇴행성 망막 질환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망막 질환을 앓고 있는 인구는 3억명 이상에 이른다. 병증 진행을 억제하는 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이미 손상된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치료제는 현재까지 없다. 어류는 망막이 손상돼도 망막 내 '뮬러글리아'라는 세포가 신경전구세포로 역분화한 뒤 새로운 신경세포를 생성할 수 있는데, 인간과 같은 포유류는 이 기능이 사라져 망막이 한번 손상되면 회복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포유류에서 뮬러글리아 세포의 역분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프록스원'(PROX1)이라는 단백질을 발견했다. 프록스원 단백질은 어류 망막의 뮬러글리아에는 쌓이지 않지만, 생쥐 망막 내 뮬러글리아에는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손상된 망막의 신경세포에서 분비된 프록스원 단백질이 뮬러글리아로 이동해 신경 재생을 억제함을 확인했다. 이에 프록스원과 결합하는 항체를 이용해 프록스원이 뮬러글리아에 도달하기 전에 세포 밖에서 제거하는 데 성공
뇌진탕 등 외상성 뇌손상을 경험한 50세 미만 청장년층은 같은 나이대 일반인보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약 1.9배 높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자호 교수·최윤정 연구교수팀은 29일 전국 50세 미만 외상성 뇌손상 환자와 일반인 등 104만명의 뇌졸중 발생 위험을 비교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외상성 뇌손상은 교통사고와 낙상 등 외부 충격으로 인해 뇌에 발생하는 손상이다. 경미한 뇌진탕부터 뇌부종, 지속적 혼수, 뇌출혈, 두개골 골절 등을 모두 포함한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18∼49세 인구 104만명을 외상성 뇌손상 환자군, 이들과 연령·성별이 일대일로 매칭되는 대조군으로 분류한 뒤 뇌졸중(뇌경색·뇌출혈·지주막하출혈) 발생 위험을 7년 이상 추적했다. 그 결과 외상성 뇌손상 환자군은 대조군보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1.89배 높았다. 뇌졸중 유형별로 보면 뇌출혈 발생 위험이 2.63배, 지주막하출혈이 1.94배, 뇌경색이 1.60배 증가했다. 외상성 뇌손상을 겪은 후 1년이 지나도 뇌졸중 위험은 여전히 지속했다. 외상성 뇌손상 발생 후 1년이 지난 환자만 별도 분석한 결과 전체 뇌졸중 위험이 대조군 대비 1.09배
음식을 통해 소금(나트륨)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적게 섭취하는 사람에 비해 일반 비만 및 복부 비만이 될 위험이 3~6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럽 비만 연구 협회(EASO)는 28일 핀란드 헬싱키 보건복지연구소(FIHW) 애니카 산탈라티 박사팀이 남녀 5천여명의 식단 섭취 나트륨양 및 소변 나트륨 수치와 일반·복부 비만 간 관계를 분석, 이런 연관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5월 11~14일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리는 EASO 유럽 비만학회(ECO 2025)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일반 비만은 키의 제곱(㎡)으로 몸무게(㎏)를 나눈 체질량지수(BMI)로 측정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BMI 30㎏/㎡ 이상을 비만으로 분류한다. 복부 비만은 복부 및 내부 장기에 지방이 축적돼 허리둘레가 정상보다 커진 상태로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핀란드 성인 대상의 '국가 건강 연구'(National FinHealth 2017 Study) 데이터를 이용해 남성 2천222명과 여성 2천792명의 식단을 통한 나트륨 섭취량, 소변 나트륨 농도, 일반 및 복부 비만 간 관계를 살펴봤다. 나트륨 섭취량과 소변 나트륨
흔히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불리는 '대상이상 지방간질환'이 지속되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57%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승업 교수와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이호규·이혁희 교수,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이한아 교수 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약 730만명의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유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등을 12년간 추적 관찰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대사이상 지방간은 음주와 큰 관련이 없는 지방간으로, 지방간 환자 중 대사증후군 위험인자 다섯 가지(과체중 또는 복부비만·혈당 장애·고혈압·높은 중성지방·낮은 HDL 콜레스테롤) 중 한 가지 이상을 가진 경우를 칭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대사증후군 위험인자 다섯 가지를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로도 분류한 뒤 지방간 유무와 심혈관 위험인자 보유 여부 등을 파악해 분석했다. 그 결과 대사이상 지방간이 지속하거나 새로 발생하면 질병이 계속 없는 사람보다 심혈관질환이 생길 위험이 각각 57%와 28% 높았다. 대사이상 지방간이 개선될 경우에는 질병이 지속되는 경우에 비해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16% 감소했다. 또 대사이상 지방간 환자가 보
최근 4년 사이 국내 집단시설 내에서의 결핵 발생이 꾸준히 줄고 있지만, 요양원 같은 사회복지시설에서만 유독 15% 가까이 결핵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결핵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된 집단시설 역학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집단시설 내 결핵 환자 발생 보고는 2019년 8천45건에서 2023년 6천205건으로 줄었다. 연평균 6.3%씩 감소한 셈이다. 국가결핵관리지침에 따른 집단시설은 학교, 사회복지시설, 의료기관, 군부대·경찰, 교정 시설, 사업장, 그 밖의 시설 등으로 나뉜다. 시설별로 보면 군부대·경찰 시설에서의 결핵 발생 건수는 2009년 130건에서 2023년 49건으로 62.3% 급감했다. 학교에서의 발생 건수도 935건에서 409건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환자들이 모여 있는 의료기관에서도 1천160건에서 913건으로 21.3% 감소했다. 이런 추이는 다른 집단시설에서도 마찬가지였으나 유일하게 사회복지시설에서는 결핵 발생 건수가 1천254건에서 1천442건으로 15.0% 늘었다. 이에 따라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역학 조사도 925건에서 1천38건으로 12.2% 증가했다. 사회복지시설 내 결핵 환자의 접촉자 수는 202
난임시술 건수가 매년 증가해 2022년 기준 연 20만 건을 넘어섰다. 난임시술로 임신에 성공할 확률은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낮아져 40대 중반 이후엔 급격히 떨어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7일 난임시술 건수와 난임 원인, 임신율 등 난임시술 관련 세부내용을 담은 '통계로 보는 난임시술' 책자를 처음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난임시술을 시행한 기관은 201곳, 시술 건수는 20만7건이었다. 난임시술 건수는 매년 꾸준히 늘어 2019년(14만6천354건)과 비교하면 3년 만에 36.7% 증가했다. 결혼 연령이 높아지는 데다 난임시술에 대한 정부 지원이 확대되는 추세여서 2023년 이후에도 난임시술은 계속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난임 원인별로 보면 여성만 난임인 경우가 64.2%, 남성만 난임인 경우 15.0%, 남녀 모두 난임인 경우가 20.8%였다. 20만 건 중 체외수정시술이 16만6천870건(83.4%), 인공수정시술은 3만3천137건(16.6%)으로, 인공수정은 줄고 체외수정은 늘어나는 추세다. 인공수정은 여성의 자궁 내로 운동성 높은 정자를 직접 주입하는 시술이며, 체외수정은 난자와 정자를 채취해 체외에서 배양·수정한 후 이를 자궁
천연 또는 합성 고분자를 이용해 만드는 껌을 씹을 때 한 개에 수백~수천 개의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이 떨어져 나와 침과 섞여 섭취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샌제이 모한티 교수팀은 26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화학회 춘계학술대회(ACS Spring 2025)에서 천연 및 합성 껌을 씹을 때 얼마나 많은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예비 연구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껌을 씹을 때 미세 플라스틱을 직접 섭취하게 돼 잠재적으로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모한티 교수는 "이 연구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과학자들은 미세플라스틱의 안전 여부는 모르지만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에 노출돼 있다는 것은 안다"며 "그것이 우리가 조사하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식품, 음료, 각종 포장, 코팅 등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은 물론 플라스틱 생산 과정 등에서 배출되는 1㎚~5㎜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을 사람들이 매년 수만 개씩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최근 영국의 32세 남성이 직장에서 급성 심정지로 쓰러진 후 사망한 사연이 외신을 통해 공개됐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이 남성은 이날도 평소처럼 출근해 동료들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작스럽게 쓰러졌고, 이후 동료들이 즉각적으로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AED) 등의 응급 구호 조치를 했지만 끝내 사망했다. 사인은 급성 심정지였다. 급성 심정지는 선행 질환과 상관없이 심장이 갑자기 멈추는 현상을 말한다. 심장이 멈춰 혈액이 온몸으로 순환하지 못하면서 뇌가 빠르게 손상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젊은 남성의 사망이 중장년층에서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급성 심정지와는 다를 수 있다고 추정한다. 중장년층의 경우 평소 앓고 있던 관상동맥질환, 심근병증, 대동맥 박리 등에 따른 심장마비가 급성 심정지의 위험 요인으로 거론되는 것과 달리 20∼30대 젊은층에서 발생하는 급성 심정지는 원인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연구에서는 20∼30대 젊은 층이라도 소변에서 단백뇨가 발견되면 급성 심정지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가 제시됐다. 단백뇨는 소변에서 과도한 양의 단백질이 검출되는 상태를 말한다. 정상적인 경우 신장은 대부분의 단백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