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1∼2년인데도 피부 주름이 많고 키가 자라지 않으며, 뼈와 혈관이 급속도로 노화하는 '조로증'. 약 800만명 중 1명에게 발생하는 희귀 난치성 유전질환인 허친슨-길포드 조로증 증후군(HGPS)으로, 평균 기대수명이 14.5년에 불과한데도 아직 완치 치료법이 없다.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이 승인한 유일한 치료제인 '로나파닙'(조킨비)은 1회 투여 비용이 14억원에 달하지만 수명을 2.5년 정도 연장하는 데 그칠 뿐 아니라 다른 치료제 병용이 필요하고 부작용 위험도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미래형동물자원센터 김선욱 박사 연구팀이 차세대 유전자 조절 기술을 활용, 조로증의 원인을 정밀하게 억제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RNA)를 정확히 잘라내고 정상 기능은 그대로 유지해 안전성을 높이는 조로증 치료 가능성을 열었다고 생명공학연구원은 설명했다. 조로증은 'LMNA 유전자'에 생긴 단 하나의 돌연변이로 발생한다. 이 돌연변이는 세포 안에서 '프로제린'(progerin)이라는 비정상적 단백질을 만드는데, 이 단백질이 세포의 핵 구조를 망가뜨리고, 세포를 빠르게 노화시켜 노인처럼 뼈가 약해지고
임신 초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정기로 평가되는 중기에도 임산부들을 긴장하게 하는 검사가 있다. 임신성 당뇨 검사다. 임신하면 태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등에 의해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진다. 이를 보상하기 위해 추가로 인슐린이 분비돼야 하는데 충분하지 않으면 혈액 내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게 된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당뇨를 임신성 당뇨라고 부른다. 임신 중에 처음 발생했거나 발견됐다는 점에서 임신 전 당뇨와는 구별된다. 보통 임신 24∼28주 사이에 검사하는데, 임신성 당뇨로 진단되면 식단 등을 엄격히 관리해야 해서 임산부들이 두려워하는 관문 중 하나다.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임신 중에 생긴 당뇨병(질병코드 O244)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심사 연도 기준으로 지난해 2만9천40명이었다. 절대 규모로만 보면 10년 전인 2014년(3만7천372명)에 비해 22.3% 감소한 수준이다. 하지만 출생아 수가 2014년 43만5천435명에서 거의 절반 수준인 2024년 23만8천300명(잠정)으로 45.3%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전체 임산부 중 임신성 당뇨 환자 비율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홍순철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정보는 넘쳐난다. 하지만 막상 암 진단을 받은 이후에도 같은 원칙을 그대로 따라야 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답을 내놓은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동국대 식품영양학과 금나나 교수 연구팀은 대장암 진단 이후 생존율 향상에 도움이 되는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메타분석 연구를 통해 이런 내용의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대장암은 전 세계 암 발생률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유병률이 높은 질환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전체 암 중 대장암 발생 비중은 11.8%로 갑상선암(12.0%)에 이어 2위에 해당했다 대장암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약 70∼90%가 환경적 요인, 10∼30%가 유전적 요인으로 추정한다. 이중 환경적 요인으로는 적색육 및 가공식품의 지나친 섭취, 음주, 흡연,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 이 지목된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관련 연구 논문을 전수 분석해 대장암 환자의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폈다. 이 결과 대장암 진단 이후 생존율을 높이는 데 가장
현대인들이 건강 관리를 위해 하루 1만보 걷기를 목표로 세우는 경우가 많지만, 각종 질병을 예방하려면 7천보만 걸어도 충분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BBC방송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 학술지 랜싯 퍼블릭 헬스에 최근 호주, 스페인, 영국 대학 연구진들이 발표한 논문을 보면 이들은 전 세계 16만명 이상 성인들의 신체활동과 건강 간 과거 연구를 분석해 이러한 결론을 냈다. 구체적으로 연구진들은 하루 7천보를 걷는 사람들은 2천보 걷는 사람들과 비교해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25% 낮았으며 암, 치매, 우울증은 각각 6%, 38%, 22% 감소한다고 말했다. 특히 연구진들은 1만보 걷기가 근거에 기반한 수치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1만보 걷기는 일본의 한 소형 스포츠 기기 업체가 1964년 도쿄 올림픽이 끝난 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을 때 '만보계'라는 이름의 걸음 계측기 브랜드를 만든 후부터 사람들에게 신념처럼 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논문 교신저자인 호주 시드니대학교 딩딩 교수는 만보계 출시 후 이제는 많은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이 권장하는 등 1만보가 비공식 지침이 됐다고 말했다. 연구진들은 단순한 걸음 수보다 신체활동에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은 28일부터 '나의 건강기록'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어린이와 어르신을 위한 예방접종 일정 조회 서비스를 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도 예방접종 이력은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으나 이날부터는 기능을 개선해 향후 접종 일정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린이의 경우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된 필수 예방접종 항목과 기간 등을 확인할 수 있고, 65세 이상 어르신 대상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정보도 볼 수 있다. 또 기존 앱에서는 부모가 14세 미만 자녀의 의료 정보만 열람할 수 있었으나 이번 기능 개선으로 미성년 자녀 전체로 열람 대상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부모는 주민등록상 동일한 거주지에 있는 19세 미만 자녀를 앱에 등록하면 자녀의 의료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신현두 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장은 "부모님들은 법정 대리인으로서 따로 자녀들의 동의가 없더라도 건강 정보를 볼 수 있다"며 "14세 이상 청소년은 스마트폰이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자녀 건강 관리를 위해 전체 미성년자로 열람 범위를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웰빙 트렌드 영향으로 잡곡 소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2022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범농협 통합 멤버십(NH멤버스) 회원의 하나로마트 소비 데이터 4억2천만건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흐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즉석밥 구매 금액을 100이라고 했을 때 2023년 104, 2024년 111 등으로 액수 자체가 증가했다. 이 중 잡곡밥 비중은 2023년 15.6%에서 2024년 18.0%, 2025년 20.2% 등으로 꾸준히 확대됐다. 2022년 대비 지난해 백미 즉석밥 구매 금액은 9.1%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잡곡 즉석밥 구매 금액은 두 배가 넘는 22.1% 늘어났다. 특히 연령별로 보면, 이 기간 30대 이하와 40대의 잡곡 즉석밥 구매 금액 증가율이 각각 39%, 30%에 달해, 50대(22%), 60대(18%), 70대 이상(10%) 등보다 월등히 높았다. NH농협은행은 "잡곡밥 중에서는 흑미, 현미, 잡곡, 오곡 순으로 인기가 많았다"며 "간편한 즉석밥에 잡곡으로 영양까지 챙기려는 트렌드가 젊은 층에 더 빨리 전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NH멤버스 회원의 지난해 양곡별 구매 금액 비중은 쌀이 83%로 가
국내 희귀질환 환자가 약국에서 조기 치료를 위한 적절한 조언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가톨릭대학교 약학대학 임상약학 연구실 임성실 교수 등은 한국임상약학회지 최근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만 19세 이상 대한민국 약사 면허를 소지한 약사 중 서울, 경기도, 경상도, 충청도 등 지역 약국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자 75명을 대상으로 희귀질환에 대한 인식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희귀질환이 의심되는 환자를 3차 병원으로 안내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약사는 8%에 불과했다. 희귀질환의 법적 정의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비율은 약 33%에 그쳤다. 한국에서 희귀질환은 유병인구가 2만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인구를 알 수 없는 질환으로 보건복지부령 절차와 기준에 따라 정한 질환으로 정의된다. 희귀질환 관련 지원 제도에 대한 인지도도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희귀질환자 등록 절차와 지원 수급을 위한 조건 및 신청 방법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답한 약사는 없었다. '전혀 아는 바가 없다'는 응답은 약 53%였다. 희귀질환과 관련한 약사 역할에 대해서도 소극적인 입장을 보인 응답자가 적지 않았다. 약사 약 27
국내 대표적인 숲푸드인 산양삼 추출물이 근력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최근 특별관리 임산물인 산양삼에 대한 기능성 평가 연구를 수행한 결과 산양삼 추출물이 근력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산양삼 추출물을 활용해 근위축증과 근감소증 등 다양한 근육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천연물 식의약 소재로서의 잠재적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해 수행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산양삼 추출물의 처리농도가 높아짐에 따라 근육세포 생성을 촉진하고, 근위축증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양삼은 철저한 생산관리를 통해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이 금지되며, 품질검사를 통과해 합격증을 받은 제품만 유통이 가능하다. 엄격한 관리 기준 덕분에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어 우리나라 대표 숲푸드로 주목받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약용자원연구소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특허를 출원했다. 앞으로 기술이전을 통해 산양삼 추출물의 산업화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희문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약용자원연구소장은 "그린 바이오산업 육성과 더불어 산양삼의 다양한 약리 효능을 밝혀 산업계와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모유 수유가 아기와 산모 건강 증진에 중요하다는 것은 많은 연구에서 확인됐다. 하지만 산모가 만성 또는 임신성 고혈압, 자간전증, 자간증 같은 임신성 고혈압 질환(HDP)이 있을 경우 모유 수유를 시작하거나 지속할 확률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예일대 의대 디애나 나르델라 박사팀은 21일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다양한 사회경제적, 인종적, 민족적 배경을 가진 산모 20여만 명에 대한 연구에서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HDP가 있는 산모는 모유 수유를 시작할 확률이 11% 낮고, 중간에 중단할 확률은 17% 높았다며 이들이 모유 수유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돕는다면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장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신성 고혈압 질환은 2017~2019년 미국 전체 임신부의 16%에게 발생, 산모와 아기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연구팀은 HDP는 장기적으로 산모의 심장병, 신장 질환, 뇌졸중 위험도 증가시킬 수 있다며 모유 수유를 통해 이런 장기적 건강 위험을 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다양한 원인으로 모유 수유가 제대로 이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