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1년 전의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가운데 보건당국은 최근 10년 사이 가장 심했던 수준으로 독감이 유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질병관리청은 의원급 의료기관 표본감시 결과, 올해 43주차(10월 19∼25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천명당 13.6명으로, 1년 전(3.9명)의 3.5배 수준이라고 4일 밝혔다.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38도 이상의 발열과 함께 기침, 인후통 등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뜻한다. 의원급 감시에서 연령별 의사환자 분율은 7∼12세(31.6명), 1∼6세(25.8명), 0세(16.4명), 13∼18세(15.8명), 19∼49세(11.8명) 순으로 높았다. 의원급 환자의 호흡기 검체에서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은 43주차에 11.6%로, 직전 주보다 4.3%포인트 올랐다. 주로 유행 중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형(H3N2)으로 치료제 내성에 영향을 주는 변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급 의료기관 221곳의 인플루엔자 입원환자 감시 결과, 43주차 입원환자는 98명으로, 지난 절기 같은 기간(13명)의 7.5배다. 질병청은 작년 10월보다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점과 남반구에서의 발
뇌 안에서 알츠하이머병 병리 현상이 시작됐지만 인지 저하 증상은 없는 고령층의 경우 하루 5천보 정도를 걷는 신체활동으로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크게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의대·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브리검(MGB)의 재스미어 찻왈 교수팀은 4일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서 인지기능이 정상인 고령층 290여명을 대상으로 신체활동 수준과 알츠하이머병 핵심 생체표지자 간 관계를 장기간 추적해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신체 활동량을 늘리는 게 알츠하이머병 증상 시작 전 단계에서 타우 단백질 병리와 인지 저하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를 토대로 노인층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활동 목표를 제시하고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병 사례의 거의 절반은 예방 가능한 위험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신체활동 부족은 대표적인 알츠하이머병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동물 연구에서는 운동이 알츠하이머병 관련 병리 현상을 줄일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지만 인간에게서는 신체활동이 알츠하이머병 생체표지자에 미치는 영향이나 적절한 신체 활동량 등은 명확하지 않은
국민 5명 중 1명은 응급의료기관 수용이 불가해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응급실 뺑뺑이'를 겪어봤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의원실이 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24일부터 3일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이 같은 결과를 공개했다. 응답자들은 정부가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보건의료 분야 정책 과제(복수 응답)로 '응급의료체계 개편'(51.7%)을 꼽았다. '건강보험 재정 낭비 해결'(43.2%), '지역 간 필수의료 격차 해소'(36.1%)가 뒤를 이었다. 응급의료와 관련한 설문에서 '응급실 뺑뺑이'를 경험해 본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19.1%('여러 번' 3.6%·'한두 번' 15.5%)였다. '직접 경험은 없지만 주변인의 경험을 들은 적이 있다'는 비율도 59.7%에 달해 총 78.8%가 직·간접적으로 응급실 뺑뺑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간접 경험자의 비율은 부산·울산·경남(81.9%), 인천·경기(80.9%), 강원·제주(80.5%) 순으로 높았다. 응급실 뺑뺑이 문제 해결 방안으로는 '응급실 중증환자 즉시 수용 의무 규정 강화'(29.5%)가 가장 많이 나왔다. '응급
"자살은 의학적 관점에서 예방할 수 있는 죽음입니다." 윤형준 조선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적절한 치료와 꾸준한 관심으로 자살 문제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고 30일 진단했다. 윤 교수는 "항우울제 복용이나 인지행동치료만으로도 자살 감소에 효과가 있으며 리튬 복용은 양극성 장애 환자에서 자살 위험을 약 60% 감소시켰다는 보고가 있다"며 "전화 통화나 방문으로 자살 시도 환자를 6개월에서 1년간 정기적으로 관리하면 재시도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에서는 우울 및 불안장애 환자 약 20%의 자살 사고가 보고된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고립감 증가 등으로 자살 관련 지표가 전반적으로 악화했다. 윤 교수가 활동 중인 광주의 경우 경제적 문제로 인해 자살하는 사례가 두드러지는 지역적 특성이 나타난다. 지역 내 자살자 수가 2022년 358명, 2023년 388명, 지난해 411명 등 완만한 증가세인 데 반해 경제문제로 인한 자살 비율은 같은 기간 12.5%에서 31.6%로 급증했다. 특히 40∼59세 중장년층이 전체의 약 4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오랜기간 OECD(경제
고등학생인 박모(18) 군은 최근 몇 주째 아침마다 허리가 녹슨 듯 굳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엔 운동 후 근육통이라고 생각했지만, 점점 엉덩이 통증이 심해지고 눈이 충혈되면서 피부에 붉은 비늘 모양의 발진까지 생겼다. 여러 병원을 전전한 끝에 류마티스내과에서 '강직성 척추염'으로 진단받았다.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와 관절에 만성 염증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에 따르면 국내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약 5만5천명에 이르며,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많다. 주로 1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층에서 발병한다. 하지만 박군처럼 근육통이나 디스크 등의 단순 허리질환으로 오인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학회 조사에서는 정확한 진단까지 평균 40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러해지자 학회는 매년 11월 1일을 '강직성 척추염의 날'로 정해 질환 인식도를 높이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강직성 척추염의 초기 증상은 대부분 '조조강직'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허리와 엉덩이가 뻣뻣하고 통증이 심하다가 몸을 움직이면 증상이 점차 호전된다. 반면에 휴식이나 잠을 잘 때는 오히려 통증이 심해진다. 일반적인 근육통이나 디스크 통증이 휴식할
바이어(Bayer)라는 독일의 종합화학회사가 1900년대 초 미국 신문 '뉴욕타임즈'에 광고를 냈다. 이 회사는 19세기 말 아스피린을 개발하며 의약품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는데, 광고를 살펴보면 가장 주요한 상품으로 내세웠던 아스피린뿐 아니라 헤로인도 찾아볼 수 있다. 광고 사진에서 보듯이 헤로인에 대한 설명으로 기침 진정제(the sedative for coughs)라고 쓰여 있다. 이렇게 한때 마약이 약으로 취급되며 대놓고 팔리기도 했다. 지금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가면 이런 여러 가지 종류의 향정신성 마약류를 구입할 수 있다. 네덜란드와 같은 일부 국가는 이런 약물을 합법화했기 때문이다. ◇ 20세기 아스피린과 헤로인 광고 아편의 주성분으로 헤로인을 만들기 때문에 아편과 헤로인의 성분은 아주 유사하다. 아편 문제는 1840년 청나라와 영국 사이 전쟁의 원인이 될 정도로 세계사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19세기, 아편으로 골머리를 앓던 나라는 아편전쟁으로 화를 입은 청나라뿐만이 아니었다. 당시 영국 런던에도 '아편 카페'가 있었는데,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듯 손쉽게 아편을 구매할 수 있었다. 그때 풍경을 그린 그림을 보면 사람들이 기분 좋은 표정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주당 최소 150분 이상의 중등도 신체활동을 지킬 경우 얻을 수 있는 관상동맥심장질환(CHD)으로 인한 사망 예방 효과가 남성보다 여성에서 3배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샤먼대 왕옌 교수팀은 의학 저널 네이처 심혈관 연구(Nature Cardiovascular Research)에서 8만5천여명의 활동량을 손목 착용 가속도계로 측정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를 이용해 신체활동과 CHD 간 관계를 분석, 이런 성별 차이를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신체활동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지만 이 결과는 여성이 운동으로 더 큰 건강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성별 맞춤형 신체활동 권장 지침이 CHD 예방과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상동맥심장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주요 질병·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WHO와 미국심장협회(AHA), 유럽심장학회(ESC)는 심혈관질환 예방 등 건강을 위해 모든 성인에게 주당 최소 150분의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MVPA)을 할 것을 권장한다. 연구팀은 그러나 운동 능력에 '성별 격차'가 있다는 증거가 있음에도 현 권장
임신 중 코로나19(COVID-19)에 감염된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기들은 만 3세가 될 때까지 언어 발달 지연이나 자폐스펙트럼장애 같은 신경 발달장애 진단을 받을 위험이 더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브리검(MGB) 앤드리아 에들로 박사팀은 미국 산부인과학회(ACOG) 학술지 산부인과학(Obstetrics & Gynecology)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이 병원에서 출산한 산모와 아기 1만8천여쌍의 데이터를 분석,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에들로 박사는 "이 결과는 코로나19가 임신 중 감염되는 다른 여러 질환처럼 산모뿐 아니라 태아 뇌 발달에도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임신 중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전에도 임신부가 다른 질환에 걸리면 아동기 자녀의 신경 발달장애 위험이 증가한다고 보고된 바 있으며 동물실험에서도 임신 중 면역 활성화가 새끼의 정상적 뇌 발달과 이후 행동 발달을 방해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인 2020년 3월~2021년 5월 이 병원에서 출산한 산모와 아기
담배 유해 성분 검사와 정보 공개가 의무화돼 식품의약품안전처 홈페이지 등에 내년 하반기 공개된다. 식약처와 보건복지부는 담배에 포함된 유해 성분의 분석 및 정보공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이 1일 시행됐다고 밝혔다. 이 법은 담배의 유해성에 관한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담배의 위해(危害)로부터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담배에 포함된 유해 성분의 검사·공개 방법 등 유해성 관리 사항 전반을 규정하고 있다. 법 시행으로 담배 제조업자 및 수입판매업자는 2년마다 당해 6월 말까지 제품 품목별로 유해 성분 검사를 담배 유해성 검사기관에 의뢰하고 검사결과서를 15일 이내에 식약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현재 판매 중인 담배는 3개월 이내에 검사를 의뢰해야 하며, 법 시행 이후 판매를 개시한 담배의 경우 판매개시일 다음 연도 6월 말까지 검사를 의뢰해야 한다. 유해 성분 검사를 의뢰하지 않거나 검사결과서 등을 제출하지 않는 제조자 등은 시정명령을 받고, 기한 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해당 담배 제품이 회수 및 폐기될 수 있다. 식약처장은 제조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검사결과서 등을 토대로 담배의 유해 성분 정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