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아파도 병원가기 꺼린다...의사소통 어려워"

 이주민들이 아픈 데도 병원 진료를 꺼리는 가장 큰 요인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주영 이민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온드림 희망진료센터 주최로 20일 종로구 중앙대 평동 캠퍼스에서 열린 '이주민 대상 공공보건의료 현황과 문제점' 심포지엄 발표자로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장 위원은 법무부·통계청의 2018 이민자 체류실태·고용조사 자료를 인용해 "이주민 가운데 7.1%는 아픈데 병원을 못 간 경험이 있으며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한 이주민의 25.3%는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어서 갈 수 없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장 위원은 "이들이 병원을 꺼리는 이유는 이들의 국적, 체류 자격에 따라 달라진다"며 "상대적으로 한국말이 능숙한 한국계 중국인은 '치료비 부담'을 장애 요인으로 꼽는 경우가 많았지만 중국,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출신 이주민은 의사소통 문제를 가장 힘들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출신 이주민은 의사소통 다음으로 '시간 부족' 문제를 많이 언급했는데 이들이 단순 노동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고 주말이 아니면 병원에 갈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사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장 위원은 현재 이주민 의료서비스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의료서비스 제공자 41명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내용도 공개했다.

 그는 "이민정책 연구자인 나도 다 외우기 어려울 정도로 국내 체류 자격이 다양하고 복잡하다"며 "체류 자격이 신설·변경돼도 관련 홍보가 부족해 이들에게 어떤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현장에서 정보를 하나하나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장 위원은 이주민 대상 의료 제공 분야에 민간 단체·의료 기관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주민 진료를 위해 의료서비스 제공자에게 다국어로 번역된 자료를 제공하고 이주민 의료 정보 플랫폼도 필요하다"며 "이주민을 대상으로 건강보험 교육, 질병 예방 교육, 성교육 등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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